정경심 영장 여부 결정 초읽기… 입원증명서에 달렸다

입력
2019.10.17 17:58
수정
2019.10.17 18:4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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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 조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검찰은 정 교수의 뇌경색·뇌종양 진단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등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17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정 교수의 각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는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조서 열람까지 모두 마쳤고, 형식적 절차만 남은 상태”라며 “조사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6번째 소환된 정 교수는 조사와 조서열람을 대부분 마친 뒤 간인을 찍다가 자정을 넘겨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간인은 조서의 연속성 확인 등을 위해 조서의 종잇장 사이마다 걸쳐서 인장을 찍는 절차다. 한차례 더 나와 열람 내용을 최종 확인하고 날인해야 하지만, 사실상 물리적인 행위만 남은 상태라는 게 정 교수 측 설명이다.

검찰은 그간의 수사 내용을 토대로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통상 공범이 구속된 사건이나 증거인멸 관련 혐의가 있는 피의자에겐 구속영장을 청구해 왔다. 정 교수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입건됐고,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구속기소된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와도 공범 관계로 의심받고 있다.

다만 정 교수 측이 제출한 입원증명서가 마지막 변수가 되고 있다. 정 교수 측이 제출한 서류에는 발행 의사 성명이나 소속 의료기관이 기재돼 있지 않고 뇌경색, 뇌종양 등에 대한 병명과 질병코드만 적혀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정 교수가 실제 뇌종양을 앓고 있는지, 증세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확실하게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MRI자료 등도 정 교수 측에 요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제출된 자료만으론 질환 진단에 의심이 남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의 진단서 발급을 둘러싸고는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정 교수가 검찰 소환에 앞서 지난달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정동병원은 이날 공식블로그를 통해 "정 교수의 뇌종양·뇌경색 진단서를 발급한 적이 없다"며 또한 “이와 관련된 어떠한 의혹도 저희 병원과는 관계가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도 "해당 병원은 처음 입원했다가 노출된 병원이고, 이곳에서 MRI를 찍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가 정동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서 관련 서류를 발급받았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 교수 측은 도리어 검찰이 증명서를 공개한 것을 두고 “의도가 의심된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정 교수 측은 “다른 환자들도 있는데 언론이 병원을 알게 될 경우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MRI 자료나, 의사소견서 등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웅동학원의 교사 채용 시험 문제 출제 과정에 일부 관여한 사실을 시인했다. 조 전 장관은 여러 언론과의 접촉에서 "웅동학원 측에서 출제 의뢰가 들어오면 관련 전공 교수에게 의뢰해 시험문제를 보내줬다"며 웅동학원 측으로부터 교사 임용 시험문제 출제를 부탁받아 전공 교수에게 의뢰하는 과정에는 일부 관여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저와 제 처는 교사 채용비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당연히 관여도 하지 않았다"면서 동생 조모(52)씨의 채용비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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