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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저자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안타까운 청년의 사진을 접하고 《우리는 칼레드 사이드》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게 되는데, 이 인터넷 페이지를 중심으로 이집트 젊은이들이 하나로 결집하여 광장으로 모이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게 된다. 이 책은 한 평범한 직장인의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의 삶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수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만들어내고, 어떻게 ‘아랍의 자각’과 혁명으로 비약하는가를 생생하게 펼쳐보인다.
작가정보
저자(글) 와엘 고님
저자 와엘 고님은 이집트가 고향인 와엘 고님은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MBA 과정을 수료한 후 2008년 구글에 입사하여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마케팅 책임자이자 한 가족의 아버지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2010년 6월, 그는 경찰의 폭행으로 숨진 이집트 청년 칼레드 사이드의 사진을 보고 <우리는 칼레드 사이드>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든다. 이 사이트는 순식간에 이집트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고님은 이를 주동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 2011년 1월 27일 실종되었다가 2월 7일 이집트 당국에 의해 석방되는 과정에서 이집트 혁명의 기폭제가 되었다. 이 과정을 기록한 책이 바로 『레볼루션 2.0』이다.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는 공개석상에서 “그가 자랑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으며, <타임>은 ‘2011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의 첫머리에 그의 이름을 올렸고, 존 F. 케네디 재단으로부터 ‘용기 있는 인물’ 상을 받았고, 2011년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로 회자되는 등 세계적인 인사가 되었다. 이 책은 낡고 고리타분하게만 느껴지던 ‘혁명’이라는 개념을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해가고 있는지 생동감 넘치게 보여준다. 30년 동안이나 독재 체제로 집권한 무바라크 정권을 종식시킨 ‘이집트 혁명’이 이 책의 배경이다. 소심한 직장인이자 정치엔 문외한이었던 저자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이끌어가면서 희망 없던 이집트의 현실에 서서히 눈 뜨기까지 평범했던 시민이 그 큰 사건의 중심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자기고백적 육성으로 속도감 있게 들려준다.와엘은 현재 구글로부터 장기 안식 휴가를 받아 이집트에서 과학기술을 통해 빈곤 퇴치 및 교육 발전을 도모하는 시민단체 설립을 준비 중이다.
역자 이경식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희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나에게 오라」, 연극 「춤추는 시간 여행」, 텔레비전 드라마 「선감도」 등의 각본을 썼다. 옮긴 책으로 『유전자 인류학』『안데르센 자서전』『의학사의 이단자들』『오바마 자서전』『욕망하는 식물』『투자 전쟁』『나무 공화국』『문 앞의 야만인들』등 다수가 있으며, 산문집으로 『나는 아버지다』등이 있다.
목차
- 프롤로그
1장. 공포의 독재정권
2장. 구세주를 찾아서
3장. “쿨레나 칼레드 사이드” -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다.
4장. 온라인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5장. 혁명 전야
6장. 2011년 1월 25일
7장. 내 이름은‘41번’
8장. 지하 감옥
9장. 파라오, 추락하다
에필로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나를 둘러싼 세상이 점점 까매졌다. 그러다 마침내 칠흑처럼 새까매졌다. 운전자는 샛길로 요리조리 좌회전과 우회전을 수도 없이 반복했다. 잡혀가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가 어디로 끌려가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게 하려는 수법임이 분명했다. 나를 납치한 자동차는 그렇게 한밤의 카이로 거리를 달렸다.
내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고, 국가보안국State Security 소속 요원 두 명이 나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아서 내 팔을 꽉 잡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었다. 그들을 자극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요원들은 내 셔츠를 위로 끌어올려서 머리를 덮고 목 부분을 허리띠로 묶었다.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나는 머리를 자동차 바닥을 향해 처박아야 했고, 요원 한 명이 억센 손으로 내 뒤통수를 눌렀다. 나를 연행하는 모습을 행인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소지품은 이미 모두 압수당한 뒤였다.
(중략)
나는 그들이 무엇을 알고 있을지 짐작하려고 애썼다. 그들은 과연 어떤 이유로 나를 잡아다가 여기로 끌고 왔을까? 그 와중에도 주먹질과 발길질 그리고 욕질은 계속되었고, 내 안의 공포는 점점 커져갔다. 공포가 커진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원하는 것임을 나는 알고 있었다. 심문을 하기 전에 나를 심리적으로 무력하게 만들겠다는 속셈이었다. 그래서 나는 어차피 나가야 할 진도라면 빨리 지나가게 할 요량으로 무서워 덜덜 떠는 척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정말 무시무시한 공포가 스멀스멀 나를 휘감기 시작했다.
구타를 당하는 동안 나는, 두바이에 있는 내 친구 나지브가 제발 페이스북 계정의 비밀번호를 변경하도록 신께서 계시해 주기를 기도했다. 심문이 혹독해지면 내가 기어이 비밀번호를 불고 말 텐데, 그전에 나지브가 제발 그 비밀번호를 바꾸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보안국 요원들이 내가 한 일을 몰라야 했다.
그리고 내 아이들, 이스라와 아담이 보고 싶었다. (프롤로그 전문)
◆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두바이의 집에 있었다. 작은 서재에서 나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내가 무슨 일인가 하고 들어왔다. 칼레드 사이드의 사진을 보여주자 아내는 기겁을 하고 물러섰다. 나더러 그 사진을 보지 말라고 했다. 아내는 방에서 나갔지만 나는 계속해서 울었다. 우리 조국의 참혹한 상황과 폭정이 낳은 비극적인 현실 앞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칼레드 사이드의 참혹한 죽음은 이집트가 처한 끔찍한 현실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이런 상식 밖의 불의에 침묵할 수는 없었다. 내가 가진 모든 기량과 경험을 동원해서 칼레드 사이드의 죽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정의를 요구하리라 결심했다. 독재 정권의 사악한 오른팔인 내무부의 부패한 모습을 만천하에 당장 알려야 했다. (3장 "쿨레나 칼레드 사이드" p.108)
◆ 오늘 그들이 칼레드를 죽였습니다. 만일 내가 그를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면, 내일 그들은 나를 죽일 것입니다. (좋아요 49 댓글 33)
2분이 지나자 페이지의 회원이 300명으로 늘어났다.
사람들이여, 우리는 2분 만에 300명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10만 명이 되고자 합니다. 우리는 압제자에 맞서서 뭉쳐야 합니다. (좋아요 64 댓글 44)
나는 이 페이지에 첫 번째 기사 “인간성을 상실한 너희들, 우리는 칼레드 사이드를 위해 정의를 이룰 것이다.”를 썼다. 이 글은 감정적이고 즉흥적이었다. 나는 칼레드 사이드를 살해한 범인들이 처벌을 받기 전까지는 결코 칼레드를 위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했다.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고, 한 시간 만에 회원 수는 3천 명으로 늘어났다.
이집트인이여, 내 정의는 그대들의 손에 달렸다. (좋아요 50 댓글 39)
나는 이 페이지에서 마치 내가 칼레드 사이드인 것처럼 일인칭 시점으로 글을 썼다. 나를 이렇게 밀어붙인 것은 무엇보다도 내가 그를 대신해서 말할 수 있다는 생각, 단 한 사람의 희생자라도 스스로를 방어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세상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칼레드의 목소리를 빌려 말함으로써, 엘바라데이의 공식적인, 더 정확하게 말하면 공식적임을 가장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자유를 나는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또한 이런 설정은 페이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큰 충격을 주었다. 마치 칼레드 사이드가 부활해서 자기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을 테니까……. (3장 "쿨레나 칼레드 사이드" p.110)
◆ 내가 우리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쓸 때 늘 그렇듯이 이 글을 쓸 때도 나는 따로 초안을 잡지 않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썼다. 머리보다 가슴으로 더 가깝게 받아들일 수 있는 언어로 썼다. 이 글에 대한 반향은 컸다. 내 글은 인터넷 공간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내 주변의 많은 친구들도 내가
출판사 서평
2010년 6월, 이집트 카이로 시내에서 칼레드 사이드라는 청년이 경찰의 폭행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컴퓨터공학 및 MBA를 수료한 후 구글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마케팅 책임자로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이 책의 저자 와엘 고님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안타까운 청년의 사진을 접하고 <우리는 칼레드 사이드>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게 되는데, 이 인터넷 페이지를 중심으로 이집트 젊은이들이 하나로 결집하여 광장으로 모이는 대규모 시위를 만들어내게 된다. 무바라크 정권의 30년 장기독재 체제를 무너뜨려 세상을 놀라게 했던 2011년의 ‘이집트 혁명’은 이렇게 인터넷의 소셜네트워크로 하나가 된 대중의 아이디어와 열정, 그리고 한 개인의 감동적이면서도 놀라운 투지가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저자 와엘 고님은 인터넷 사업 경험을 잘 되살려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들의 힘을 모아 목표를 이루는 쾌거이자 감동의 시나리오를 쓴 장본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와 트위터에서 그가 보여준 진심어린 행동들을 생동감 있는 필체로 엮어낸 이 책은, 대중의 생각이 어떻게 자라나고, 스스로 보완하고 상승, 발전하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세계를 놀라게 한 중동 ㆍ 북아프리카 지역 사람들의 자유를 향한 대장정, ‘아랍의 봄’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중동지역들 중에서도 미디어 환경이 가장 열악했던 사우디에서 ‘트위터(twitter)’가 사회적 장벽을 뛰어넘어 모든 민감한 현안들이 실시간으로 논의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사용자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놀라운 사실인데 게다가 과거엔 상상할 수 없었던 사우디 왕가에 대한 공공연한 비판이 트위터를 통해 쏟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인들 중 290만 명이 트위터에 가입했는데, 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검색어가 ‘사우디 부패’, ‘정치범’ 같은 단어들이라고 한다. ‘아랍의 봄’을 비켜간 사우디에서도 최근 이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을 두고 세계는 소셜미디어의 잠재력에 매순간 놀라워하고 있다. (2012년 10월 21일자 <연합뉴스>에서 인용)
그렇다면 ‘아랍의 봄’은 어떤 사건이었던 것일까? 일명 ‘아랍의 봄Arab Spring’ 또는 ‘아랍의 자각Arab Awakening'이라고 부르는, 아랍 지역 민중의 반정부 시위들에 대해 위키피디아는 현재 아래와 같이 설명해준다.
“전례가 없는 시위운동 및 혁명의 물결로, 2010년 12월 이래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들이다. 알제리, 바레인, 이집트, 이란, 요르단, 리비아, 모로코, 튀니지, 예멘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 모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으며, 이라크, 쿠웨이트, 모리타니,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에서도 규모가 작은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였다. 이 반정부 시위에서는 파업 참여 운동의 지속, 데모, 행진과 대집회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조직, 의사소통, 인식 확대를 통해 광범한 시민의 저항 운동이 일어났다. 여러 반정부 시위 가운데, 튀니지와 이집트에서의 반정부 시위는 정권 교체로 이어졌으며, 이는 혁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혁명이라는 말이 과거의 전유물처럼 퇴색되어 가는 시점에서, ‘아랍의 봄’은 21세기 최신의 기술혁명이 가져다 준 특혜를 평범한 사람들 스스로가 정치적 이슈에 접목시켜 승리로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움직임이었다. 그 중심에 이집트 국민과 이 책의 저자 와엘 고님이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아 30년 장기 독재 체제를 무너트린 역사적 대사건 ‘이집트 혁명’이 있다.
경찰들이 마리화나 피우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인터넷에 올린 칼레드 사이드라는 청년은 경찰의 폭행으로 숨을 거두고, 이 청년의 사진을 누군가가 인터넷에 올려놓는다. 와엘은 인터넷에서 이 사진을 발견하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낀다. 그의 행동은 다소 즉흥적인 것이었다. 더 많은 누리꾼들에게 이 부당한 사건의 전말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페이스북 페이지 하나를 즉흥적으로 개설한다. 그런데, 그 이미지가 전달한 비극적 현실은 와엘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의 방문을 이끌어냈다. 그렇게 일은 시작되었고, 모두가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으로 모여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독재의 종식을 이끌어낸다. 이 책은 바로 그 드라마틱한 혁명의 과정 모두를 중심적 인물이 직접 육성고백으로 들려주는 보기 드문 정치적 혁명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이집트 혁명 1주기인 2012년 1월에 출간되어 주요 언론을 통해 소개되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느 소심한 컴퓨터광의 자기반성적 고백이자
가치를 상실한 채 개인화된 동시대인들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
페이스북을 매개로 삼아 2011년 혁명을 이끌어낸 그는, 그러나 혁명의 영웅이라고 불리기를 한사코 거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혁명의 상징으로 우뚝 선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이 특이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터넷 가상세계에 푹 빠져서 살던 바람에, 대학교에 입학해서는 인터넷 통신에 들어가는 전화비를 감당하느라 학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돈을 벌어야 했고 엉겁결에 경제적인 독립을 했다. 또한 이 인터넷 경험을 살려 정보통신 분야에 진출해서 전문가로 성장했다. 2008년에는 전 세계 청년들의 선망의 일터인 구글에 입사했으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마케팅 책임자로 일하게 된다. 그의 나이 채 서른 살도 되지 않을 때였다.
다른 이집트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부모 세대로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고 성장했고 또 그렇게 살아왔지만, 주변에서 친구들이 일상적으로 독재정권의 사찰과 체포와 고문에 희생되는 걸 보면서 서서히 정치에 눈을 떴다. 그리고 역시 다른 이집트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이집트를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새기게 된다.
시작은 미미했다. 칼레드 사이드라는 청년이 경찰에게 구타당해서 참혹하게 숨졌지만, 살인자들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일이 일어났고, 이에 분개한 고님은 ‘쿨레나 칼레드 사이드(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서 정의를 외치자고 목소리를 냈다. 처음 이 페이스북 페이지의 영향력은 미미했지만 시민의 양심과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며 한 단계씩 투쟁의 수위를 높여가자, 어느 사이에 이 페이지의 회원은 수십 만 명으로 불어났고, 또한 익명으로 그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던 고님도 어느 사이엔가 혁명의 물결 속으로 깊이 들어가 있었다.
2011년 <타임>이 선정한‘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중 첫 번째 인물,
존 F. 케네디 재단이 ‘용감한 시민상’수여, 노벨평화상 노미네이트!
그렇게 혁명은 그리고 와엘 고님과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역진(逆進)이 방지된 톱니바퀴처럼 앞으로 계속 나아갔다. 마침내 2011년 2월 11일 혁명은 목표를 달성했고 고님은 꿈을 이루었다. 트위터는, 와엘 고님이 2월 12일 올린 ‘이집트여,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는 트윗을 2011년 최고의 트윗으로 선정했다. 또한 <타임>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첫머리에 와엘의 이름을 올렸고, 케네디 재단이 수여하는 ‘용감한 시민상(’
그는 이집트의 젊은 대중과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집단 지성의 힘을 서서히 키워냈다. 그 과정이 이 책에 모두 담겨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수십만 명의 대중들이 쏟아내는 아이디어와 충돌과 연대의 잠재성을 현실감 있게 인용, 묘사한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그가 그 과정에서 감정만이 아닌, 이성의 힘을 균형감 있게 누리꾼들에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한 정치인이나 종파를 위해서 벌인 행동이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정의로운 세상, 올바르고 정정당당한 세상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논리적으로 사태를 분석한 후, 정돈된 언어와 행동을 바탕으로 누가 보아도 공감할만한, 극적 스토리텔링의 화법을 적극 시도하며 대중의 심리를 이끌어 간다.
“나는 그 페이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나 역시 그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이집트 청년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 ‘나’라는 대명사를 쓰는 것도 중요했다. 이것은 이 페이지를 운영하는 주체가 어떤 단체나 정당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이 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사람은 칼레드 사이드에 가해진 야수적인 만행에 치를 떠는 평범한 이집트인이며, 이 페이지를 만든 목적도 정의를 찾기 위해서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야 했다.”
이집트의 혁명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지도자가 혁명의 전 과정을 이끌어간 게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매개로 한 집단지성이 혁명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과거의 여러 시민혁명과 기본적으로 다르다. 이런 점에서 저자 와엘 고님은 이집트 혁명을 과거의 시민혁명과 구분해서 ‘버전 2’의 혁명, 즉 ‘혁명 2.0’으로 부른다.
르포 문학의 백미를 보여주는 보기 드문 걸작!
‘혁명’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지은이의 인간적 고뇌와 매력이 살아 숨 쉬는 책!
이 책의 한국어판 번역을 맡은 이경식 번역가는 ‘이 책을 만난 걸 행운’이라고 말한다. 출판사의 의뢰를 받아서 출판사에서 선정한 책의 번역을 의뢰받는 시스템인데, 그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다음 내용이 궁금해질 만큼 술술 잘 넘어갔다고 말한다. 작업하는 기간 내내 재미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책의 번역작업이 재미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혁명’이라는 거대한 사건을 다루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죽음, 눈물, 분노, 정의, 용기 혹은 비겁함, 갈등, 체포, 투옥, 심문, 반격, 음모, 의심, 전투, 희생, 영광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혁명에 다채로운 수를 놓는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그 안에서 와엘 고님이라는 매력적인 인물이 숨을 고르고 내쉬는 순간까지 이 책은 담아낸다. 『레볼루션 2.0』은 회고록 형식의 르포 문학이지만, 어떻게 보면 성장소설과 같은 구성을 보인다. 어린 시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면서 고국인 이집트를 그리워한 이야기며, ‘꼴통’들의 집합소인 공립고등학교에서의 황당한 경험들, 그리고 나중에 그들과 정서적으로 하나로 녹아들면서 사회적인 존재로서의 개인적인 각성을 겪는 과정들, 또 갓 스무 살에 미국에 가서 미국 여자와 결혼을 해야만 했던 존재론적인 절박함 등은, 비록 이집트 혁명 과정과는 직접적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지만,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이집트 혁명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이집트 청년 개개인의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와엘 고님이라는 개인을 이해함으로써 이집트 혁명을 보다 생생하게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 유기적인 구성과 전개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한마디, “나는 또 침묵할 것인가”
우리네 정치상황과도 일맥상통하는 현실성을 반추한다
이 책은 이집트 혁명이 시작된 2011년 1월 25일로부터 딱 1년 뒤인 1주년 기념일에 맞춰서 출간되었다. 하지만 이집트의 현실이 갑자기 천국으로 바뀔 리 없다. 여전히 정부의 부패와 권력을 원하는 여러 세력들의 분쟁이 이집트를 혼란하게 만들고 있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이렇게 썼다.
혁명은 과정이지 사건이 아니다. 그리고 이 혁명 이야기의 다음 장이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혁명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여론이 엉뚱한 곳으로 향하기도 하고 불확실성이 소용돌이치기도 했다.
그랬다. 무바라크를 쫓아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불확실성이 소용돌이쳤다. 이 책이 출간된 이후에 그 소용돌이는 더욱 거세졌다. 무바라크가 물러나면 독재정권이 끝날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무바라크는 한 명의 개인일 뿐이었고, 무바라크 독재정권의 실제 주인인 군부가 이집트의 민주화를 가로막고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이집트 청년들이 고함을 질렀다.
“이집트가 어디로 가고 있나. 우리는 혁명을 도둑맞았다. 혁명을 잃었다. 우린 속았다. 과거의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집트는 지금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과정이 2011년 1월 그때처럼 시위대와 진압대 사이에 유혈 충돌로 전개되고 있다. 그 끝이 어떻게 끝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과정’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게다가 반무슬림 혐오주의에 바탕을 둔 이슬람 모독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 전체 중동 국가에서 민주-반민주의 전선을 덮어버리고 이슬람-반이슬람의 전선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무르시 대통령의 방조 아래에서 이집트의 민주화 혁명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와엘 고님은 2011년 12월에 미국의 한 일간지 기고문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낙관주의는 우리의 행동을 통해 현실화될 것이다. 단지 시위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지금의 분노와 두려움을 진정한 행동으로 승화시킬 때 우리의 혁명은 성공할 것이다. 국민이여, 미래를 긍정하자. 우리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비현실적 구호로만 알고 있었던 ‘집단지성은 혁명도 가능케 한다’라는 개념을
단숨에 현실로 만들어버린 역사적 사건, ‘이집트 혁명’의 모든 것!
수년 전, 인터넷을 통한 기술혁명의 미래를 논할 때, 실현성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바로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이었다. 하지만 점점 더 기술적인 발전은 가속화될 것이다. 이 책이 설명해주는 일화들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거대한 변화 앞에 서 있는지 깨달을 수 있다. 와엘과 이집트 시민들이 겪었던 무력과 부정의함을 읽어가다 보면 과거 군사독재로 힘들게 거쳐 왔던 과거 우리네 경험과도 일치되며 멀게만 보이던 그들의 실정이 눈앞에 그려지고 그들의 진정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다. 과거이자 현재인 자유를 향한 갈망은 이렇게 다른 듯 같은 모습으로 일어나고 있다.
무명의 평범한 직장인이 어느 날 갑자기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의 진정성과 그가 성공한 일련의 행적들은 세계사에 남을 만한 이야기들이며,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휴머니즘의 결정체로 길이 남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자유를 갈망하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기꺼이 일어났던 이집트 시민들처럼 우리가 나서야 할 자리는 어디에 마련되어 있을까? 과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성이 맞는다면 어떻게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고 감행할 것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추천사
이 책의 제목은 ‘혁명’이지만 결코 혁명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 평범한 직장인의 감동적인 삶의 이야기이다. 그러면서도 그의 삶이 페이스북과 트위터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수많은 사람과 공감대를 만들어내고, 어떻게 ‘아랍의 자각’과 혁명으로 비약하는가를 생생하게 펼쳐보인다. 어김없는 ‘혁명 2.0’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 혁명의 세기는 끝났다는 역사의 조로증이 초라해진다. <촛불>의 감동이 되살아난다. 아랍혁명이 앞으로 어떠한 경로를 밟아갈 것인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의 진정성을 순식간에 결집하는 인터넷의 엄청난 넓이와 속도는 그것이 발 딛고 있는 ‘변방의 창조성’으로, 그리고 그것이 묶어내는 ‘집단의 지성’을 이정표로 삼아 아랍혁명을 넘어 혁명의 새로운 전형을 끊임없이 만들어갈 것임에 틀림없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웹 전문가, 미디어 전문가, 정치학자, 홍보 전문가, 시민단체 활동가, 무정부주의자, 사기꾼, 비밀경찰, 독재자 그리고 기업의 전략 담당자들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텔레그라프>
“술술 읽히며 곧바로 빠져들게 만드는, 정치적 각성을 주제로 한 회고록이다. 소셜미디어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그동안 수많은 글과 책이 나름대로 분석을 한다고 했지만, 고님의 이 회고록만큼 이 주제를 명쾌하고 설득력 있게 다룬 글이나 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무척 반갑다. 이 책은, 자기는 소셜미디어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소셜미디어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일러준다. 아울러 이 책은, 기업이든 혹은 정치 체제이든 간에 부패한 권력에 지속적으로 대항할 운명인 디지털 운동의 전선을 끝없이 확대·강화하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 그가 밝히는 개인사가 독자에게 주는 감동은 두 가지 측면에서 비롯된다. 우선, 그의 삶은 디지털 시대에서 성장한 중동의 청년 세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또, 구글이라는 세계적인 기업의 이사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었으며, 따라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그리고 정치에 무관심하던 사람이 저명한 혁명 활동가로 변모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뉴욕타임스>
“페이스북과 ‘아랍의 봄’을 연구하게 될 미래의 역사가들이 인용할 만한 놀랍도록 생생한 증언이다.” <커커스 리뷰>
“와엘은 디지털 혁명과 관련된 국제적 감각과 지식을, 혁명의 새로운 모습이 매혹적으로 묘사된 이 책에 절묘하게 담아냈다.”<북리스트>
기본정보
ISBN | 9788925548487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11월 02일 | ||
쪽수 | 490쪽 | ||
크기 |
153 * 224
* 30
mm
/ 67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Revolution 2.0/Ghonim, Wael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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