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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전봇대가 사라졌다!

길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걷다가 전봇대에 부딪혀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전선이나 통신선을 잇기 위해 세워진?‘전봇대’는 아직도 일상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시설이다. 전봇대마다?고유번호를 지니고 있어 긴급한 상황에는?번호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전봇대 도입 초기에는 나무 재질이었다가 후에 콘크리트·철 재질로 바뀌었다.?80년대 이후 신도시의 지중화사업을 통해 그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높이면 각 가정으로 연결된 엉킨 전선들이 위태롭게 보였고, 도시의 미관상 보기에 좋지 않았다. 더구나 주택가 골목에 있는 전봇대 주위에는 쓰레기와 불쾌한 냄새가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주택가 좁은 골목의 통행이나 주차에 방해가 되거나,?지반이 약한 전봇대에서 작업을 하다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태풍 등 자연재해로 무너지거나 흔들리면서?사고도 발생한다.

?서울특별시 동부병원 앞에 어지럽게 엉켜 있는 전선들
서울시 동부병원 앞에 어지럽게 엉켜 있는 전선들?ⓒ박은영

이에 서울시는 쾌적하고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보도 위 걸림돌로 전략한 전봇대를 땅에 묻거나 설치하는 지중화사업을 지난 15년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의 가공배전선로 평균 지중화율은 2005년 48.7%에서 2019년 59.75%까지 개선됐다.

특히 올해 실시하는 전봇대 지중화사업으로?전역의 지중화율을 60.3%로 높일 계획이다. 대상 지역은 강북구 도봉로, 종로구 지봉로, 성북구 고려대로 등 총 40곳, 29.32km 구간으로 작년 12곳 7.87km 보다 4배 가까이 확대된 규모다.

2019년 기준, 권역별 지중화율 평균은 동북권 46.59%, 서남권 52.24%, 서북권 65.78%, 동남권 73.48%, 도심권 77.86%로 대부분 신규 개발지에서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이뤄진 강북지역의 지중화율이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길거리에 뒤엉켜 있는 전선들이 어지럽게 느껴진다
길거리에 뒤엉켜 있는 전선들이 어지럽게 느껴진다 ⓒ박은영

이에 서울시는 기존 자치구 신청을 받아 추진했던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작년 5월 수립한 ‘가공배전선로 지중화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지중화사업을 서울시 주도로 추진, 지역 균형, 보행환경 개선, 도심경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는 물론 역세권, 관광특구 등 유동인구가 많아 개선이 시급한 곳들로 우선순위를 정했다.

올해 대상지의 70%를 지중화율이 낮은 동북권 20곳과 서남권 8곳으로 선정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역 간 지중화율 편차 완화에 역점을 두고 대상지를 선정했으며, 특히 종로구 지봉로 0.79㎞는 숭인·창신 주거환경개선지구와 인접한 간선도로변을 우선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강북구 도봉로 1.37㎞는 강북의 대표 거리로 기존 완료지역인 수유역 일대와 연계해 지중화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가곡초등학교 주변인 공항대로36길 주변 0.4㎞를 정비해 안전한 통학로 제공 및 마곡지구 주변 도시미관을 향상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보행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전봇대가 늘어서 위태로워 보이는 거리 풍경
전봇대가 늘어서 있어 위태로워 보이는 거리 풍경 ⓒ박은영

올해 사업까지 완료되면 서울 전역 지중화율은 60.03%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중화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서울시와 자치구, 한국전력공사 공동 추진 사업인 만큼 25:25:50 비율로 각각 분담하며.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예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유관 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봇대는 각 도로와 골목에 위치해 있지만 지중화사업이 이루어지는 곳은 골목길 즉 이면도로가 아닌 간선도로다. 도로 폭이 4m 이상으로 넓은 데다 각종 건축물이 없는 간선도로와 달리 좁고 복잡한 이면도로는 지중화 공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강북구 도봉로 지중화 정비 전(좌)과 후(우)
강북구 도봉로 지중화 정비 전(좌)과 후(우) ⓒ서울시

서울시는 올해 사업구간이 조기에 완료될 수 있도록 속도를 높이고, 시민 안전 상 긴급한 구간은 별도로 협의하고 합동 조사해 추진한다. 올해 서울시 지중화사업에 본격적인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은, 대대적으로 ‘걷기 좋은 거리 조성’ ‘관광도시 육성’에 나서면서 거미줄 전선을 없애야 할 이유가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지중화사업을 통해 서울 전역의 지중화율을 높인다면 구도심 지역의 도시 미관 개선은 물론 안전 확보와 태풍과 폭우로 전선이 끊어져 발생하는 감전사고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복잡한 전선이 없는?단정하고 정갈한 서울의 하늘을 상상해 본다. 서울시의 야심찬 정책으로 지역 균형 발전과 보행안전 확보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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