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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지하에 이런 곳이? 조선시대 유적의 재발견

서울시민청 군기시 유적전시실

서울시민청 군기시 유적전시실

정명섭의 서울 재발견 (51) 서울시민청 군기시 유적전시실

그야말로 등잔 밑이 어두웠다. 서울에 있는 수많은 역사적인 장소를 돌아보면서 정작 서울시민청에 있는 군기시 유적을 소개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서울시청 지하에 있는 시민청은 갤러리와 공정무역 상점, 책방 등이 있는 곳으로 시민들에게 안락한 휴식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런 시민청 한쪽 구석에는 군기시 유적전시실이 있다.

군기시는 조선시대 무기를 제조하던 관청으로서 조선의 건국과 함께 세워진 곳이다. 조선 전기에는 화약 무기의 개발과 제조에 많은 공을 들였는데 군기시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신청사를 짓던 중에 발견된 이곳에서는 각종 유물들은 쏟아져 나왔는데 특히 불랑기포의 경우 보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곳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들려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출입문 옆에 있는 불랑기포의 대형 모형과 톱니바퀴 등으로 간단한 동작을 보여주는 오토마타로 된 인형들이다. 특히 오토마타로 된 인형들은 군기시 소속의 장인들이 무기를 만들고 검사하는 과정을 한 눈에 보여준다. 그 옆에는 군기시 건물의 모형들도 볼 수 있다. 갈 때 마다 뭔가 하나씩 추가되는 것 같아서 근처에 오면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오게 된다.

군기시 내부는 나무와 강화유리로 된 통로를 따라 이동할 수 있다. 기둥 사이로 신청사 건립 당시 발견된 군기시의 건물터와 초석을 재현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비록 돌더미들에 불과하지만 이곳에 어떤 건물이 어떤 형태로 세워져있는지 상상해보기에 부족하지 않다.

통로 중간 중간에는 발굴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깨진 도자기 조각과 각종 도구들은 물론 승자총통을 비롯한 각종 화포류들도 전시되어 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수천 개의 화살촉들이 열과 압력에 엉켜 붙은 화살촉 더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살촉의 모양이 조금씩 다른 걸 눈치 챌 수 있는데 수백 년의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세상에 나왔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그 밖에 총통에서 쏘는 대형 화살인 대장군전의 촉과 날개 부분도 함께 나왔다. 이 전시물들 근처에는 모니터로 불랑기포를 조립해서 발사하는 영상을 직접 조작할 수 있다. 사실 군기시 유적 전시실은 그다지 큰 편이 아니다. 몇 몇 유물들을 제외하면 돌무더기와 파헤친 구덩이만 덩그러니 놓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이 어떤 역사를 거쳐 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서울을 재발견하는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손안에 서울’에서는 매주 월요일(발행일 기준) ‘서울 재발견’이란 제목으로 정명섭 소설가가 서울 구석구석 숨어 있거나, 스쳐 지나치기 쉬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보물 같은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정명섭은 왕성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역사를 들여다보며 역사소설과 인문서 등을 쓰고 있으며, 라는 답사 관련 인문서를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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