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쓰담쓰담’ 산책도 하고, 쓰레기도 줍고!
얼마 전, 국립공원공단은 ‘쓰담쓰담’ 캠페인을 시작했다. 7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캠페인은 등산하면서 그린백에 쓰레기를 모아 인증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해 응모하는 행사다. 이처럼 운동도 하고 쓰레기도 줍는 자원봉사가 대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연한 요즘에는 비대면으로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서울숲공원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새로운 봉사활동을 마련했다. 지난 6월 18일, 서울숲공원은 새로운 일상과 함께하는 비대면 셀프자원봉사 ‘서울숲 쓰담쓰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11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으로 산책도 하고 쓰레기도 줍고 자원봉사 시간도 받는 일석삼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자원봉사 시간은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1시간을 받는다.
‘서울숲 쓰담쓰담’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서울숲 방문자센터를 방문해서 지정된 QR코드를 찍는다. 짧은 설문조사를 완성한 후 서울숲 쓰담 봉투를 받아 산책하면서 쓰레기를 주어 분리수거해서 버리면 된다. 서울숲 박소영 매니저에게 좀더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았다.
Q. ‘서울숲 쓰담쓰담’을 진행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서울숲공원 관련 프로그램들이 모두 취소됐어요. 자원봉사활동 프로그램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비대면으로 개인이 할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어요.
Q. 서울숲은 전부터 자원봉사활동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여럿 만드는 것 같아요. 코로나가 터졌음에도 고민하는 걸 보면 자원봉사는 서울숲에 필요한 활동인 듯합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나요?
A. 서울숲공원이 매우 넓잖아요. 많은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곳이고요. 자연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손길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해요. 저희 직원들만으로는 한계예요. 그래서 매년 정기적인 자원봉사 프로그램들을 진행했고요. 그런데 지난 3월부터 장기간 봉사활동이 멈춰 있다 보니 운영하는 입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손길이 매우 필요해요. 그래서 이번 ‘서울숲 쓰담쓰담’을 통해 시민의 손길이 하나하나 모아져서 공원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 동참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서울숲 쓰담쓰담’에 참여하려는 시민을 돕는 박소영 매니저 ⓒ김진흥
Q. 관리하는 입장에서 자원봉사활동이 없는 이때에 ‘서울숲 쓰담쓰담’을 통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겠네요. 그런데 왜 자원봉사활동 이름이 ‘서울숲 쓰담쓰담’인가요?
A. 자원봉사를 하는 분이라면 ‘플로깅(Plogging)’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을 거예요. 운동도 하고 쓰레기를 줍는 환경 정화 운동을 뜻하는 단어인데, 이것이 우리말로는 ‘쓰담’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의미와 함께 ‘쓰레기 담기’의 줄임말 또는 쓰레기 줍는 행동으로 환경을 보듬는 의미의 ‘쓰담쓰담하다’ 뜻도 함께 녹아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플로깅(Plogging)은 수 년 전부터 해외에서 시작된 새로운 형태의 자원봉사활동이다. 이 단어는 이삭 등을 줍는다는 의미를 지닌 스웨덴어 ‘플로카 우프(Plocka upp)’와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다. 때로는 달리기 대신 걷기를 하면 조깅 대신 ‘워킹(Walking)’과 합성한 ‘플로킹(Ploking)’으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기업들과 공공기관에서 플로깅 프로그램들이 점점 늘어났다. 플로깅이라는 단어가 많이 쓰이자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9월, 우리말인 ‘쓰담’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했다. 국립국어원은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 행위라는 본뜻을 살릴 수 있고 환경을 보듬고 참여자들을 격려하는 느낌도 함께 담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플로깅 대신 ‘쓰담 달리기’, ‘쓰담 걷기’ 등 쓰담 운동으로 표현되고 있다.
서울숲공원은 친환경 비닐봉지 1,000장을 준비했다. ⓒ김진흥
Q. ‘서울숲 쓰담쓰담’을 하는 시민에게 비닐 봉투를 나눠줍니다. 비닐 봉투를 사용하면 오히려 더 환경에 안 좋을 것 같은데 그러한 이유가 있나요?
A. 아, 이것은 친환경 생분해 봉지예요. 옥수수, 쌀겨 등으로 만든 것인데 6개월 이내에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비닐봉지죠. (일반 비닐 봉지가 완전 분해되려면 100년이 걸린다.) 저희가 생분해 봉지 1,000장을 준비했는데 모두 사용됐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공원 속 쓰레기가 줄어든다는 거니까요.
참고로 7월 3일은 비닐봉지를 안 쓰는 날(Plastic Bag Free Day)이다. 2008년 스페인의 국제 환경단체 ‘가이아’에서 제안된 이 캠페인은 이름처럼 하루만이라도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세계 여러 나라들도 동참해 진행중이다.
Q. 친환경 비닐봉지라니 쓰레기를 줍는 시민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것 같아요.
A. 네, 저희가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했지만 셀프, 비대면 등의 프로그램은 없었어요. 셀프와 비대면이 결합된 프로그램도 이번이 처음이죠. 그렇다 보니 시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궁금하면서 기대되기도 해요.
Q. 하나 염려스러운 건 있어요. 방문자 센터에서 비닐봉지와 봉사시간(1시간) 받은 후 알아서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다 보니 그냥 안하고 가는 사람도 있을까 봐요.
A. 그런 생각은 저희도 물론 했죠.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신청한 시민이라면 공원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분 산책하는 분들인데 겸겸해서 길 위 쓰레기를 줍는 것까지 해주실 거라 믿어요. (웃음)
서울숲 쓰레기통. 주운 쓰레기를 분리수거하면 된다. ⓒ서울숲공원
Q. ‘서울숲 쓰담쓰담’이 이제 수개월간 진행되는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나요?
A. ‘서울숲 쓰담쓰담’이 공원을 즐기는 방법들 중 하나였으면 해요. 서울숲공원에 산책 또는 방문하면서 한 손에 친환경 봉지를 들고 쓰레기를 줍는 게 공원만의 새로운 일상이 되길 바래요. 그리고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셀프자원봉사 개념이 넓게 인식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완전한 비대면이 아니지만 이 문화가 잘 형성되면 미래에는 무인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도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Q. 코로나 19로 인해 서울숲공원 프로그램들이 모두 취소되어 많은 시민들이 아쉬워하고 있어요. 서울숲공원은 요즘 어떤가요?
A. 저희도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아요. 현재로서는 오프라인 활동은 어려울 것 같아 온라인으로 조금이나마 서울숲공원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해요. 서울숲공원 유튜브 채널을 열어서 본격적으로 영상들을 올리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서울숲공원이 유지되려면 시민의 손길이 필요하다. ⓒ김진흥
Q. 얼마 전에 진행된 서울숲 개장 15주년 행사 라이브를 했던 ‘서울숲 컨서번시’ 유튜브로 가면 되나요?
A. 아니요! ‘서울숲공원’ 공식 유튜브 채널이 따로 있어요. 생긴 지 얼마 안돼서 아직 구독자 수가 적지만 이곳에 서울숲공원과 관련된 여러 영상들을 게재하고 있어요. 많이 방문해주시고 시청해주세요!
‘서울숲 쓰담쓰담’은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한 비대면 셀프자원봉사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이전처럼 사람과 대면하는 봉사활동을 꺼려하는 요즘, 쓰담쓰담은 하나의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숲 쓰담쓰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숲공원 홈페이지(https://seoulforest.or.kr) 혹은 서울숲공원(02-460-2915)에 문의하면 된다.
■ ‘서울숲 쓰담쓰담’ 유튜브 영상 (서울숲공원 공식 유튜브): https://youtu.be/s1kvD2BnU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