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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비축기지’ 산 속 영화관에서 만난 감동의 베토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문화비축기지에서 문화영화가 상영됐다. 어버이날부터 3일간 5월 8일~10일 ‘문화탱크 산속영화 : 자동차 극장‘을 문화비축기지에서 운영한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안전하게 온 가족이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였다.
DMZ국제 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선별된 세 편의 영화가 선정되었다. 평화, 소통, 생명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이다. 이중 필자는 첫째 날 상영작인 ’댄싱 베토벤(Dancing Beethoven)’을 관람했다.

자동차 극장 안내 카탈로그의 앞면과 뒷면 모습

자동차 극장 안내 카탈로그의 앞면과 뒷면 모습 ⓒ조시승

보고 싶은 영화를 미리 예약한 후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차를 타고 식구들과 문화비축기지로 떠났다. 베토벤 영화를 보러 간가고 하니 8살 손녀도 따라나서 차 안이 가득 찼다. 출발 전 음료와 간식 등 주전부리를 미리 준비했다. 손녀는 차 속에서 연신 피아노와 베토벤을 이야기한다. 이미 영화관이 시작된 분위기다. 도착한 곳은 산속영화관 이름에 걸맞게 삼면이 매봉산, 하늘공원 등 친환경 동산에 둘러싸여 아늑했다.

차량이 자동차극장으로 안내받으며 진입하고 있다.

담당자의 안내를 받아 자동차극장으로 진입하고 있다 ⓒ조시승

문화비축기지에 도착하니, 바람의 냄새도 하늘의 온도도 다르다. 안내를 받아 영화관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차량이 별로 없어 촬영하기 좋은 위치에 주차했다. 영화 시작 전까지 문화비축기지 내력과 관람 시 유의사항이 스크린에 비쳤다. 안내받은 대로 주파수를 FM99.7MHz로 맞추니 화면과 일치하는 사운드가 들렸다. 7시가 되자 정확히 영화가 상영되었다. LED 화면이라 화려하고 역동적인 발레를 더욱 밝고,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아이들도 보기 좋아하는 대형 화면에 더빙과 자막이 함께 준비되어, 귀가 어둡거나 눈이 침침한 사람에게 좋았다.

자동차극장에 입장한 차량들이 질서정연하게 주차되어 있다

자동차극장에 입장한 차량들이 질서정연하게 주차되어 있다 ⓒ조시승

‘댄싱 베토벤’은 악성(樂聖)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을 발레로 표현하는 전 과정을 그린 기록 영화이다. 귀로 듣는 베토벤 9번 교향곡과 온몸으로 느껴지는 모던 발레… 어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전설적 발레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는 천재 베토벤의 음악을 형상화하여 눈으로 보는 발레로 재탄생시켰다. 정상급 무용수들의 화려한 군무와 역동성, 오케스트라의 장엄하고 웅장한 연주와 합창은 퀄리티를 더욱 높였다.

차 안에서 주파수를 99.7MHz로 설정 후 스크린을 보며 영화관람하는 부부의 모습

차 안에서 주파수를 99.7MHz로 설정 후 스크린을 보며 영화관람하는 부부의 모습 ⓒ조시승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은 베토벤 최후의 교향곡이자 인류 최고의 유산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되어 있을 만큼 뛰어난 교향곡으로 인정받고 있는 작품이다. 24세 때 청년 베토벤은 시인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보고 감동했다. “오 벗들이여! 좀 더 즐겁고 환희에 찬 노래를 부르지 않겠는가? 환희여, 아름다운 신의 광채여, 낙원의 딸들이여… 그대의 다정한 날개가 깃들이는 곳,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의 공연 모습. 환희와 인류애를 뜻하고 인류는 하나됨을 보이고 있다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의 공연 모습. 환희와 인류애를 뜻하고 인류는 하나됨을 보이고 있다 ⓒ조시승

감동한 베토벤은 거기에 곡을 붙이려고 했다. 사정이 여의치 않아 스케치북에 몇 개의 메모만을 남긴 채 덮어두고 말았다. 이후 최대의 걸작인 이 곡이 54살에 완성되기까지 30년 세월이 걸렸다. 그가 메모한 ‘환희의 송가’는 교향곡 9번 ‘합창’의 하이라이트로 모든 인류의 우애를 노래한다. 클래식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찬양하라 노래하라 창조주의 영광을…” 인간의 목소리를 사용한 최초의 교향곡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베토벤 교향곡

베토벤 교향곡 ‘합창’의 한 장면으로 하나 된 예술혼을 느낄 수 있다 ⓒ조시승

베토벤이 이 교향곡을 발표하였을 당시는 청력을 다 잃고, 눈병과 위장병까지 괴롭혔다. 힘든 가정문제, 유럽을 휩쓴 경제공황으로 수입도 어려워 고통과 좌절에 빠져 있던 상황이었다. 오죽하면 자살까지 생각했었을까? 그가 54살이 되던 해 5월 빈에서 그의 지휘로 최초 공연이 열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미 청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베토벤이 열광적인 박수갈채와 환호를 듣지 못하고 악보만 바라보고 있을 때 합창단원이었던 웅가르여사가 그의 소매를 잡아 관중들을 바라보게 했다. 그가 돌아보고 답례했을 때 청중들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더욱 열렬한 갈채를 보냈다. 

‘댄싱 베토벤’의 한 장면. 통일된 일체감의 절대미를 보여주고 있다 ⓒ조시승

그 후 140년 만인 1964년 베토벤 음악을 경외하는 전설적 발레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에 의해 그의 음악은 보는 예술 ‘합창’으로 재탄생했다. 베토벤이 듣지 못하였기에 볼 수 있도록 한 배려였을까? 2007년 사망한 ‘모리스 베자르’를 기리기 위해 ‘질 로망’과 ‘모리스 베자르’의 딸이 주인공의 시선으로 내레이션을 하며 등장한다. ‘질 로망’은 스위스 로잔의 ‘베자르 발레단’의 예술감독이다. 스승 ‘모리스 베자르’의 전설적 발레 안무작 ‘합창’ 탄생 50주년 (2014)을 기념하기 위해 다시 이 작품을 기획한 것이다. 감독은 ‘아란차 아기레’. 다시 함께 할 파트너를 찾았다. ‘도쿄발레단’ 주빈 메타의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스위스 로잔의 베자르 발레단이 파트너로 선정되었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베토벤이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베토벤이 ‘합창’에서 더 나은 미래를 소망하고 있다 ⓒ조시승

영화에는 인종과 대륙을 뛰어넘는 350여 명의 아티스트들이 함께 9개월 동안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다양성과 화합으로 공존의 무대를 보여준다. 공연을 준비하는 아티스트들의 열정. 그리고 안무가, 감독, 지휘자, 연주자와 무용가들의 의도와 고뇌, 땀으로 얼룩진 끝없는 연습 등 그들의 삶을 가감 없이 담은 기록이다. 이전 발레에서 대부분 남자 무용수들은 보조 역할을 했지만, 그런 관습에서 벗어나 남자 무용수들을 전면에 내세워 힘차고 강한 역동감을 부여하기도 했다. 고야의 판화 ‘전쟁의 참화’를 보여주고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참화를 언급했다. 예술 추구에 대한 답으로 ‘모든 인류는 형제’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이 세상의 모든 존재가 기쁨을 마시도다.“

개별적 아름다움을 넘어서, 통일감의 절대미를 보여주는

개별적 아름다움을 넘어서, 통일감의 절대미를 보여주는 ‘댄싱 베토벤’ ⓒ조시승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름다움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이 될까요?”
차 안에서 영화를 보는 85분 내내 위안과 영감을 안겨 준다. 시작 후 종료 시까지 주차한 차량 문은 열리지 않고, 영화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아이들도 주목하고 눈을 떼지 못했다. 제목 그대로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다. 아마도 들리지 않는 귀로 합창을 작곡한 베토벤이 이 ‘댄싱 베토벤’을 보았다면 본인이 작곡한 곡을 ‘사람의 눈으로 보는’ 즉 ‘신체의 역동과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느낌’이지 않았을까? 아티스트들과 온몸으로 느끼고 전율하며 위로와 기쁨을 선사하는 감동의 영화로 기억되었다. 하나의 작품을 공연할 때 수많은 공연 준비과정과 힘든 무대 뒤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기록 영화다. 

이 영화는 이름 그대로 베토벤의 클래식 음악과 함께 현대 무용을 합쳐 놓은 그만의 예술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면서 예술과 아름다움에 존재하는 현란한 춤과 음악 그리고 스토리로 베토벤을 재해석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발레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삶의 힘찬 심장박동소리도 들려준다.

문화비축기지 시민문회기획팀 이태원주무관은 “안전하고 쾌적한 자동차극장 운영을 위해 손소독제와 체온계를 비치하고 화장실 이용 시 거리를 두도록 했다. 관람객들의 감염 위험에 대한 안전을 최우선 역점을 두고 사람들이 밀집할 수 있는 매점 운영은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남길순 서부공원녹지사업소 소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에게 위로와 격려을 전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편성해 가족, 연인, 친구 등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변화하고 있는 시민들의 여가생활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도시공원이 앞장서서 새로운 시도를 모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 문화비축기지 
○ 위치 : 서울특별시 마포구 증산로 87 
○ 운영시간 : 공원 24시간, 전시관 10:00 ~ 18:00
○ 휴무일 : T0 문화마당 연중무휴, T1~T6 매주 월요일 정기휴관
○ 홈페이지 : http://parks.seoul.go.kr/culturetank 
○ 문의 : 02-376-8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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