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피지컬 AI의 끝판왕, 현대차 '아틀라스' 로봇
로봇 아틀라스가 누운 자세로 등장해 스스로 몸을 일으키더니, 사람과 다를 바 없는 보폭으로 무대 중앙까지 걸어 나왔다. 이어 어깨와 팔, 허리, 목을 360도로 회전시키며 관절 가동 범위를 과시하자, 사람인지 로봇인지 경계가 허물어진 듯한 인상을 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6일(현지시각)부터 9일까지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CES 2026 테마를 ‘Partnering Human Progress’로 잡고, 아틀라스를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업 파트너로 규정했다. 고위험·고강도·고반복 업무를 로봇이 맡고, 사람은 공정 감독과 품질 판단, 창의적 설계와 같은 역할에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청사진이다.
아틀라스는 관절을 비틀고 몸을 꺾어도 다시 일어나 사람처럼 걷고 일하는, 공장 현장 투입을 전제로 한 ‘슈퍼 휴먼’형 로봇이다. 연구실 데모를 넘어 실제 생산라인에 들어갈 ‘개발형’ 모델이 처음 실물 공개되면서 인간·로봇 공존 시대를 앞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대 시연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아틀라스가 보인 균형 감각과 유연성이다. 관절을 깊게 꺾어도 곧바로 자세를 복원하는가 하면, 협소한 공간에서도 인파를 피해 이동하는 동작을 부드럽게 이어가 ‘공장형 휴머노이드’의 성숙도를 드러냈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은 전신에 56개 자유도(Degrees of Freedom)를 구현해 대부분 관절이 완전 회전이 가능하며, 사람 키와 비슷한 체구에 인간형 손을 달았다. 손가락과 손바닥에 장착된 촉감 센서는 부품의 미끄러짐, 마찰, 눌림 정도를 읽어 낸다. 사람에 가까운 정밀 조작이 가능하다.
시연 영상 속 아틀라스는 상자와 금속 부품을 집어 올리고 쌓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무게 중심이 달라져도 손끝 힘을 조절해 안정적으로 파지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제조 현장에서 반복되는 피킹·패킹·적재 공정을 로봇이 떠맡게 될 경우, 인간 작업자는 보다 고부가가치 공정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번에 공개된 아틀라스는 연구용 ‘프로토타입’과 산업현장 투입을 겨냥한 ‘개발형’ 두 버전으로 나뉜다. 연구형은 극단적인 동작과 새로운 움직임을 실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개발형은 실제 공정에서 검증된 동작과 안전 프로토콜을 담는 실전형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에 탑재한 AI를 통해 주변 환경과 사람의 움직임을 실시간 인지하고, 작업 동선을 스스로 학습하는 ‘피지컬 AI’ 역량을 강조한다. 일정 수준 이상 숙련되면 로봇이 충전 스테이션을 찾아가 배터리를 교체하고 다시 투입 지점으로 복귀하는 ‘완전 자율’ 운영도 목표로 잡았다.
아틀라스는 2025년 미국 조지아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개념 검증(PoC)을 마쳤다. 2026년 그룹 내 일부 생산·물류 거점에 시범 도입하고, 2028년부터 미국 공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양산 공정에 투입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연간 3만대 규모 양산을 목표로, 그룹 전체 제조 현장과 물류센터에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확대 배치한다. 2030년까지 980만대 판매 체제를 겨냥해 추진 중인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전략의 핵심 축에 아틀라스가 자리 잡게 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