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석기시대로" 강경 발언에 유가 11% 폭등…뉴욕증시 혼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전적인 대이란 메시지와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감이 정면으로 충돌하며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며 향후 2~3주간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2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0.13% 하락한 4만6504.67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0.18% 상승한 2만1879.18로, S&P 500 지수는 0.11% 오른 6582.69로 각각 마감했다. 소형주 지표인 러셀 2000 지수는 0.70% 올라 2530.04로 마감했다.
당초 시장이 기대했던 유화적인 휴전 메시지 대신 전면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강경 발언이 쏟아지자 아시아 증시가 폭락하고 뉴욕 증시 역시 장 초반 1% 넘는 갭 하락으로 출발하며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다.
호르무즈 통행 프로토콜 협의에 저가 매수세 유입
하지만 장중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항을 위한 프로토콜 초안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해협 봉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S&P 500과 나스닥은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인텔이 4.89% 급등하며 상승을 주도했고, AMD가 3.47%, 넷플릭스가 3.25% 각각 올랐다. 부동산과 IT 섹터가 강세를 보였다.
빅테크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11%, 엔비디아가 0.93% 각각 상승했다. 로블록스는 4.30%, 유니티 소프트웨어는 3.60%, IBM은 2.06%, 웨이스트 매니지먼트는 1.91% 올랐다.
아마존의 글로벌스타 인수 추진설에 힘입어 비아샛이 18.70%, 이리듐이 15.22% 폭등하는 등 위성통신 관련주들이 급등하며 인수합병 테마가 시장의 활기를 더했다.
테슬라 5.42% 급락…1분기 인도량 부진
반면 테슬라가 5.42% 추락하며 하락을 주도했고, 제너럴일렉트릭이 3.94%, 바이오젠이 3.50% 각각 급락했다. 테슬라는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는 소식에 S&P 500 종목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ASML 홀딩(-3.13%), 에스티로더(-2.25%), 메타 플랫폼스(-0.82%), 화이자(-0.81%), 포드(-0.68%)도 약세를 보였다. 임의소비재와 헬스케어 섹터가 하락했다.
유가 11.41% 폭등…4년 만에 최고 수준
국제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중동 긴장 고조의 직격탄을 맞으며 11.41% 폭등한 배럴당 111.54달러로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한때 14% 가까이 치솟으며 배럴당 113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란과 오만의 통항 프로토콜 준비 소식에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의 원유 인프라가 직접적인 타격권에 들어왔다는 트럼프의 경고가 현실화될 경우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 가격은 2.77% 하락한 온스당 4679.70달러를, 구리 가격은 1.12% 내린 파운드당 5.58달러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 우려에 국채금리 전구간 하락
채권시장은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인플레이션보다 경기 둔화 우려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급등했던 국채 금리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긍정적인 보도가 나오자 빠르게 하락 전환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0.6bp(100bp=1%) 하락한 3.799%를, 10년물 금리는 1.3bp 내린 4.307%를, 30년물 금리는 1.9bp 떨어진 4.881%로 각각 마감했다.
시장은 중동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보다 글로벌 성장 저해가 더 큰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됐고, 오히려 경기 방어적인 채권 매수세가 유입되며 금리 상단을 억제했다.
장단기 금리차는 불-플래트닝 양상을 보이며 10년물-2년물 스프레드가 0.7bp 축소된 50.8bp를 기록했다.
달러 100선 돌파…안전자산 수요 확대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가치가 돋보였다. 달러인덱스는 트럼프의 호전적 발언과 유가 상승 압력 속에 0.34% 상승한 99.99를 기록하며 100선을 돌파했다.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G10 통화들은 유가 폭등에 따른 경제적 타격 우려로 달러 대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비록 장중 호르무즈 해협 통항 규약 소식에 달러인덱스가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이란 측이 전쟁 이전 수준의 자유로운 항행은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긴장감을 유지시킨 점이 달러화의 하방 경직성을 지지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43% 하락한 1.15를, 달러/엔 환율은 0.49% 상승한 159.60엔을 나타냈다.
NDF(역외 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9.1원에 호가됐다. 국내 국고채 시장에서는 3년물 금리가 10.7bp 급등한 3.477%를, 10년물 금리는 11.5bp 급등한 3.804%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1.81% 하락한 6만6937.8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