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삶을 낭비하는게 지겨워진’ 여자가 종교에 빠졌을 때[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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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경. 문학과 지성사 제공 (C)Smeeta Mahanti

인센디어리스

권오경 지음·김지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320쪽 | 1만6000원


권오경은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으로 갔다. 기독교인으로 자라다 신앙을 잃었다. 김지현의 ‘옮긴이 후기’를 보면, 신앙의 상실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더 살아갈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 고통이 소설의 동력이었다고 김지현은 전한다.

한국과 미국 현실 문제도 녹였다. 미국 속 한국은 여전하다. 피비 친구 줄리언 노의 부모는 동성애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게이 자식을 떠안는 것보다 더 모욕적인 것은 자식이 게이이면서 대학 중퇴자이기까지 하는 거”라서 등록금을 댔다. 권오경은 커밍아웃한 바이섹슈얼이다.

가정 폭력과 성폭력, 외국인 노동자 착취, 인종차별 문제를 곳곳에 넣었다. 릴의 대사로 한국 종교에 대한 평도 실었다. “다가올 부흥의 원천이죠. 한국인들보다 영적인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그들은 믿는 걸 넘어서서 헌신적이에요. 순수주의자들의 땅이죠.”

광신 못지않은 남자(켄들)의 여자에 대한 집착과 통제 문제도 읽을 수 있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면, “손가락들이 파문을 일으키며 빨라져 갔다” 같은 구절을 두고 굴드나 우치다 등 여러 피아노 독주가의 연주를 떠올릴 수 있다.

권오경이 10년 동안 써 2018년 발표한 이 소설은 영어권 국가 여러 매체에서 호평받았다. <애프터 양>과 <파친코>의 코고나다가 드라마로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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