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세계유산축전 프리뷰➀] 신비의 용암동굴 속으로...만장굴 미공개구간

[리뷰타임스= 라라 리뷰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제주도의 풍경을 만드는 원천은 오름이다.

지상에 368개의 오름이 있다면 제주의 지하에는 약 160여개 용암동굴이 포진해 있다.

무려 160여개(알려진 것만)나 되는 동굴이지만 그 많은 용암동굴 중에서 누구나 들어가볼 수 있는 곳은 만장굴의 2구간 내 약 1km 정도가 전부다. 한림공원 안에 협재굴, 쌍용굴 등도 있지만 규모가 작아 용암동굴의 위용을 제대로 느끼려면 만장굴을 가야 한다.

 

만장굴은 총 연장 약 7.4km, 최대 높이 23m, 최대 폭 18m, 구간에 따라 2층이나 3층 구조가 발달한 곳도 있는,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에 속하는 용암동굴. 땅 밑에 있는 석회암 층이 지하수에 의해 오랜 시간 조금씩 녹으면서 만들어져 아기자기한 구조물이 많은 석회암동굴과 달리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만장굴 미공개 구간


그런데 함부로 들어가볼 수 없는 그 비밀스런 공간이 1년에 딱 며칠간만 일반에 공개된다. 매년 가을 열리는 세계자연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기간이다. 올해는 103일 성산일출봉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4일부터 8일까지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일대에서 불의 숨길 워킹 투어’, ‘세계자연유산마을을 찾아서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 개최될 예정이다.

 

만장굴, 김녕굴, 뱅뒤굴 등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에 분포한 동굴들 중 3곳이 특별 공개되는 것이다. ‘빼어난 경관적 가치독특한 지질학적 환경을 갖춰야 등재가 가능한 세계자연유산 제주의 정식 등재 명칭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Jeju Volcanic Island and Lava Tubes)’.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세 곳이 대상 지역이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거문오름에서 수차례 분출된 많은 양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지표를 따라 해안까지 흘러가면서 형성된 일련의 용암동굴 무리를 말한다.

 

 

제주도 용암동굴 분포도

 

 

이번 축전 기간에 공개되는 만장굴의 범위도 2km 정도가 조금 못되지만, 공개 구간에선 만나기 어려운 용암동굴의 독특한 지형이 곳곳에 포진해 있고, 1946년 만장굴을 처음 발견한 부종휴 선생님과 30명 꼬마탐험대의 그 길을 함께 따라가볼 수 있다.

 

세계유산축전에 앞서 신비스럽게 감춰져 있던 만장굴 미공개 구간 속으로 미리 들어가 봤다.


미공개구간의 시작은 일반 관람객들이 입장하는 입구와 동일하다. 하지만 계단을 내려와서 오른쪽으로 향하는 공개구간과 달리 미공개구간은 계단의 왼쪽 출입금지팻말이 붙은 곳으로 향한다.

 

만장굴을 갈 때마다 저 뒤편의 동굴 풍경은 어떨까? 실제로 박쥐가 살고 있을까?’ 하며 늘 궁금해하던 그곳이다.

 

만장굴의 미공개 구간은 아직 위험하다.

 

용암 덩어리들이 떨어져 내린 초입의 낙반 지역은 살짝 험난하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대비해 안전모를 썼지만 발 아래를 신경쓰지 않으면 미끄러지거나 머리를 부딪칠 수도 있을 것 같다. 비교적 평평한 바닥의 공개구간과 달리 돌투성이 바닥을 지나면 비스듬한 경사의 밧줄 구조가 선명한 비탈길이 이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거친 구간이 그리 긴 건 아니다.

 

용암동굴의 바닥

 

초입의 굴곡진 구간을 조금 지나자 이내 공개구간처럼 평평한 용암동굴의 바닥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히려 공개구간보다 더 평평한 느낌이다. 3개 구간 중 만장굴의 미공개 구간인 제1구간은 상층굴과 하층굴의 2층 구조로 돼있다. 만장굴이 2층 구조로 분리된 건 이미 용암동굴로 형성된 상태인데, 다른 곳에서 화산이 폭발해 또다시 용암이 흐르면서 2층으로 나뉘어지게 된 것이라 한다. 먼저 진입한 제1구간 상층굴의 거리는 약 900m.

 

만장굴의 수직 단면도

 

용암이 흐르다 굳어져 밧줄처럼 형성된 모양새인 밧줄구조가 선명한 초입의 바닥도 인상적이지만 마치 가스관에 시멘트를 발라 덮어놓은 것처럼 굳어진 용암 안에 갇혀 있던 가스가 한꺼번에 분출되며 굳어진 모양도 특이하다. 조명과 사람들의 발길로 인해 박테리아가 살지 않는 만장굴 공개구간과 달리 이곳에는 수많은 박테리아가 벽면에 서식하고 있다. 플래시 조명을 받은 박테리아가 사금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물론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그 빛을 잃어버리니 함부로 만져선 안 된다.

 

벽면이 박테리아로 사금처럼 빛난다.

 

그런데 용암동굴 속으로 늘어진 실낱 같은 줄기 하나. 용암 천정 위, 지상에서부터 생긴 작은 구멍을 통해 나무뿌리가 내려온 거란다. 강인한 생명력으로 버텨낸다면 수십 년 후 이 공간에 제법 큰 나무가 한 그루 자라고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걸어 들어가니 마치 다리처럼 생긴 용암교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공개구간에서는 만날 수 없는 구조다. 더 들어갈 수는 있지만 이번 상층굴 탐험은 용암교에서 마무리했다.

 

미공개 구간의 하층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나와 하층굴로 향했다.

 

하층굴의 입구도 공개구간 입구에서 시작한다. 하층굴은 진입부만 출입금지 팻말로 좁혀져 넘어가기가 어려울 뿐 안으로 들어가니 걷기가 상층부보다 수월한 평평한 바닥이다. 강물이 아래쪽으로 흐르며 바닥이 넓어지는 것처럼 용암도 아래쪽으로 흐르면서 넓고 평평한 바닥이 만들어진 거라 한다

 

하층굴에는 동굴이 완성되고 난 후에 무너진 암석들이 많고, 용암이 주변의 것들을 녹이며 지나간 길에 미처 다 녹지 못한 용암 잔해들이 남아 생기는 용암표석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밧줄 구조가 선명했던 상층굴과 달리 하층굴은 천정과 벽면만 살짝 울퉁불퉁할 뿐 전체적인 모습으로는 인위적으로 파놓은 터널 같은 느낌마저 든다.

 

동굴 속 한줄기 빛


하층굴은 왔던 길을 되돌아나오지 않고, 계속 직진해 동굴 밖으로 나가게 된다. 어두컴컴한 동굴 속을 걷다 갑자기 만난 한줄기 빛, 태양빛이 이렇게나 반가운 적이 또 있었을까?

 

동굴이 무너져 내려 입구가 생긴 것이라 입구 바깥쪽으로는 구실잣밤나무 등 온대림이 무성하다. 돌계단을 따라 한 발짝씩 발을 내딛다보니 온도가 금세 올라가는 게 온몸으로 느껴진다. 더운 줄 몰랐던 동굴 안과 달리 바깥은 아직도 뜨거운 한여름이다.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픈 마음 뿐이다.

 

부종휴 탐험대가 만장굴 탐험을 시작했던 지점


하층굴을 통해 나온 지상은 부종휴 탐험대가 만장굴 탐험을 시작했던 지점이다. 짚신 신은 아이들과 횃불에 의지해 동굴 속을 탐험할 때 탐험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전혀 몰랐던 신비한 뭔가를 발견했다는 생각에 탐험을 할 때마다 들떠 있지는 않았을까?

 

원래 만장굴의 시작 지점


용암동굴 미공개구간은 사전신청을 받았기에 축전 기간이라 하더라도 현장에서 누구나 접해볼 수 있는 공간은 아니지만, ‘불의숨길 워킹투어는 용암이 흘러간 길을 따라 가니 걷다 만나는 동굴에도 잠시잠깐씩 들어가볼 수 있다.

 

 

가을이 완연한 10월 초, 제주 태초의 신비를 보여주는 용암동굴 탐험,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2023세계유산축전_제주 화산섬과 거문오름 용암동굴

일시 : 2023. 10. 3(/ 개막식-성산일출봉) ~ 10.8 ()

장소 : 거문오름 일대, 선흘1, 2, 덕천리, 김녕리, 월정리, 행원리, 성산리 마을 등

홈페이지 : https://worldheritag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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