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스미레의 육아에세이] 육아의 속도

열흘 조금 넘는 짬을 내어 유럽에 다녀왔다. 바쁘다, 바쁘다 종종대며 제자리만 멤돌다 궤도를 이탈해 버린 것이다. 별 준비도 없이, 일정 담당자인 남편에게 한 가지 부탁만 한 채로 여행길에 올랐다. - ‘빨리 걷지 않을 것.’ 도시는 저마다에 어울리는 속도를 갖는다. 화가 데이빗 호크니는 L.A의 건물과 표지판이 시속 48.3km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했다. 로마는 3.2km. 서울은 아마 200km 쯤 될 것이다. 이번에 다녀온 도시들의 속도는 ‘매우 느림’이었다. 밀도가 낮은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걷거나 뛰는 대신 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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