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나들이 리뷰] 서울에 이런 둘레길 있다? 내시묘가 1천개나 되는 '초안산나들길'

[리뷰타임스=곰돌이아빠 리뷰어]


초안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서울 도봉구와 노원구에 걸쳐 있는 해발 114.1m의 낮은 산입니다. 도봉산의 지맥이 남쪽으로 이어져 형성된 산이라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전형적인 동네 뒷산처럼 아담해 보입니다만, 실제로 안쪽은 제법 울창한 숲과 무엇보다 다양한 등산로가 있어 걷기에 좋습니다. 시내에 있는 산의 특징처럼 곳곳에 공원이 많은 편입니다. 더불어 종합운동장, 캠핑장, 도자기 체험장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초안산은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산입니다. 조선시대 분묘가 무려 1천기 넘게 남아있기 때문이죠. 주로 내시가 많지만, 내시는 물론, 사대부, 서민에 이르기까지 신분을 초월한 1천기의 무덤이 분묘군으로 남아, 현재는 사적 44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상석, 문인석, 비석, 동자상 등 수백여 기의 석물도 함께 남아 있습니다. 다만 아직 정비되거나 완전히 발굴되지 않아 뭔가 어수선하고 무너지고 망가진 석물이 많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참고로 내시묘가 많아 네시네 산이라고도 불렸다고 하네요.


오늘 제가 걸은 초안산 나들길은 초안산을 한 바퀴 도는 약 4.4km의 순환형 숲길 코스입니다. 넉넉잡고 한바퀴 도는데 2시간 정도면 충분합니다. 저는 오늘 꽃 구경을 하느라, 그리고 초행길이라 이른바 알바를 조금 해서 약 6km 이상을 걸었습니다. 시간은 비슷했습니다. 워낙 잘 정비되어 있고, 거의 경사가 없어 운동화로도 충분하고, 심지어 맨발로 걸으시는 분들도 제법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초안산나들길 녹천정



다만 워낙 길이 잘 발달되어 있어, 입구가 중구난방입니다. 그래서 길 잃기도 쉽습니다. 동네 뒷산의 장점이자 단점이죠. 한바퀴 걸으면서 몇 군데 꽃 구경도 하고, 조선시대 무덤과 석물, 잣나무힐링숲, 넓은 인조잔디 축구장, 체육관, 근린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와 화장실을 비롯한 쉴 곳도 많아서 아주 편하게 걸었습니다. 한마디로 초안산과 초안산 나들길은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자연과 역사,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공간입니다. 아닌 만큼 보이는 그런 공간이기도 합니다.


 

수국공원



수국정원에 주차를 하고 정비를 한 다음 걷기를 시작합니다. 화장실도 깨끗한데 주말에는 늦게오면 주차공간이 없을 듯 합니다. 대중교통으로 오신다면 1호선 녹천역에서 시작하시면 아주 편합니다. 아직 수국철이 아니라... 초여름에는 멋진 수국을 만날 수 있을 듯 합니다.

 

 

초안산나들길

 

초안산나들길

 

초안산나들길

 

초안산나들길

 

초안산나들길


 

초안산 분묘군입니다. 약 1천기의 묘가 남아있다고 하는데 내시묘가 대부분입니다. 내시는 주로 양자를 통해 후대를 이었는데 아무래도 양자라 그런지 제대로 후손에 관리가 안되고, 관련된 각급 기관과 단체가 서로 책임을 다하지 않아서 많이 방치된 모습입니다. 역사적 가치도 분명 있을 듯 한데 정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참고로 대부분의 묘가 왕궁이 있는 서쪽방향으로 묘를 썼다고 하니 죽어서도 님을 그리는 마음이랄까요?


망가진 비석도 많습니다. 그래서 뭔가 조사나 발굴이 이뤄져서 이 산에 영면하신 분들의 편안한 안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금은 묘 위로 나무가 있는 곳도 있거든요.

 

초안산나들길

 

초안산나들길

 

 

정상에 가까워지니 길도 넓어지고 곳곳에 산쓰장도 많고 전형적인 동네 뒷산처럼 보이네요.


 

안내판

 


이 초록색로고가 초안산나들길 표시입니다. 안내도는 살짝 부실한 편, 아니 워낙 샛길이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이 부근에 정상이 있는데 따로 정상석 등은 없어서 그냥 지나칩니다. 

 

하늘꽃정원

 

하늘꽃정원

 

 

이곳 하늘꽃정원은 배나무정원이었다가 거의 쓰레기장처럼 버려졌던 곳을 공원으로 꾸몄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배나무가 있더군요. 그밖에도 다양한 꽃과 쉼터가 있어 꽃을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냉정하게는 초안산나들길에 속하는 구간은 아니지만 약간 돌아갈 이유가 충분한 곳입니다. 

 


초안산캠핑장

 


초안산캠핑장을 지납니다. 초안산캠핑장은 흔치 않은 서울시내에 있는 캠핑장으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네요. 


 

스포츠타운


 


생각보다 규모가 아주 커서 놀랐던 스포츠타운. 화장실도 있어 정비하고 가기 좋습니다. 5월1일이라 월초 등록하시러 많은 분들이 오셨더군요.


 

어린이 정원

 


근처 유치원 친구들이 꾸민 어린이 정원이라네요. 


아카시아숲

 


숲길 대부분이 아카시아인 것이 바로 초안산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녹천정은 아주 큰 정자라서 쉬어가기 좋았습니다. 비도 거세져서 여기서 커피 한 잔 하고 쉬어 갑니다. 내시묘는 대부분 파묘되거나 누구의 묘인지 모르는데, 내시임에도 승극철부부묘는 잘 관리되어 지금껏 남아있는 흔치 않은 내시묘라고 합니다. 

 

 

시내구간

 

 

약 1km 정도 숲길이 아닌 동네를 지나는 구간이 있습니다. 고등학교도 하나 나오고요. 어떤 의미에서는 식당이나 편의점 등도 있어 보급을 받을 수도 있어 좋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곳이 초안산 나들길인지 조금 혼돈되기는 합니다. 안내가 약간 부족한 편입니다. 


 

비석골공원

 

비석골공원



이제 다시 숲으로 들어가는 곳에 있는 비석골공원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 부근에 비석이 있었다는 것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초안산 부근의 각종 문인석과 석물을 공원처럼 모아두었습니다.  여기서 다시 산으로 들어가 조금 걸으니 시작했던 능선이 나오네요. 편하게 원점회귀로 걷기를 마칩니다. 비가와도 걷기에 아주 좋은 숲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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