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박준, 아름다운 호수의 물은 마르지 않아요

떠돌이 0 91
YES24 5월 2주 큐레이션 레터
이주의 PICK
박준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마중도 배웅도 없이』로 돌아왔습니다. 시집으로는 7년 만입니다. 『마중도 배웅도 없이』는 제목 그대로 어떤 준비도 없이 맞닥뜨리게 된 삶의 사건들이 지나간 빈자리 앞에서 내려쓴 시들로 빼곡한 시집입니다. 박준 시인은 “특별히 아끼는 사람들의 죽음을 겪으며 많이 슬퍼하면서 이 시집을 썼다”고 말합니다. 혹 슬픔으로 가득한 시집이 될까 봐 시집의 마지막 자리에 산문을 배치했고요. 그것은 “실없는 농담으로 대화를 마친 기분을 느끼게 함”으로써 무거운 대화의 자국이 남지 않도록 배려한 시인의 진심입니다. 삶의 여러 순간을 아름다운 시로 맺는 시인은, 점점 더 고자극을 추구하는 콘텐츠 시대에서도 느리고 고요한 문학의 세계를 향해 성큼성큼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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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큐레이션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은 일을 어떻게 알 수 있죠?
『디스옥타비아』의 배경은 2059년이다. ‘모’는 처음부터 저자보다 사십여 년을 더 겪은 노인으로 태어났다. 그러니까 저자가 당면해야 하는 불확실한 미래가 ‘모’의 시점을 거치면 이미 확정된 과거로 변한다. 저자는 화자의 손을 빌려 미래의 일기를 미리 쓰는 중이다. 『디스옥타비아』에 손을 뻗었을 때 마침 나는 수필을 찾던 중이었다. 한창 글이 고파서 몇몇 이름을 추천받았다. 추천이 무색하게 결국 소설로 길을 틀었지만, 아주 틀린 선택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다. 게다가 제목의 ‘옥타비아’가 옥타비아 버틀러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버틀러가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확인해야만 했다. (심완선 SF평론가)
저기서부터 여기까지 몽땅
나한테 방아쇠를 당긴 일을 굳이 꼽자면, 고양이다운 호기심 가득한 말간 얼굴로 내게 다가와 뺨으로 내 발목을 건드린 그 희고 통통하고 건강한 고양이의 있음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지친 나머지 내가 세상 모든 걸 미워하는 사람으로 변한 걸 모르고 있었으나, 흰 고양이는 내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고양이가 내게 총을 겨눈 셈이다. 골골 목을 울리며 방아쇠를 당긴다. 강력하게 부정적인 감정들이 솟구친다. 모든 걸 단숨에 끝내 버리는 그런 슬픔이 아니라 사실은 이 모든 게 농담이었다는 듯이, 결정적인 순간 총구에서 총알 대신 쏘아져 나온 컨페티가 쏟아져 눈앞을 온통 반짝거리게 만들고, 아무리 주워내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옷장 밑에, 책장 사이에, 겨울 코트에 붙어 있다가 발견되어 또다시 떠올리게 될 아주 더러운 기분이다. (송섬별 작가)
론 뮤익 개론서
론 뮤익은 작품을 제작할 때 점토로 원형을 만들고, 섬유유리로 몰드를 제작한 후, 실리콘이나 레진을 부어 최종 작품을 만든다. 마지막 단계에서 피부의 주름, 핏줄은 물론 점, 솜털, 머리카락, 수염까지 섬세하게 재현하여 고밀도의 사실성을 추구한다. 이러한 극도의 실재성에도 불구하고 뮤익의 인물은 언제나 실제보다 너무 크거나 다소 작아 명백한 비현실성을 전달한다. 이와 같은 충돌은 관람자의 인식과 감각을 뒤흔들고 감정의 동요를 일으킨다. 이러한 환영의 충격과 유희는 인간 존재의 가장 근본적인 부분에 가 닿아 심도 깊은 사유로 나아가게 한다. (안동선 미술 전문기자)
심리학의 깊이가 보여주는 인간의 근원
분석심리학에서는 자아와 자기를 구별해서 설명한다. 자아는 우리가 익히 들어온 에고(ego)다. ‘나’라고 하는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며, 자존감, 자부심, 자기 사랑 등 일반적인 심리학 용어로 자신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자아가 의식의 중심이라면, 자기(Self)는 의식과 무의식을 모두 포함하는 전체정신의 중심이다. ‘자기’는 분석심리학과 내면가족체계치료(IFS) 정도에서 쓰이는 용어이지 범용되는 심리학 개념은 아니다. 그런데 중년 이후의 삶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기와 지기실현』은 한국을 대표하는 분석심리학자 이부영의 책으로, 분석심리학에서 가장 강조하는 ‘자기실현’이 과연 무엇인지 매우 상세하게 설명한다. (변지영 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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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신간
나쁘게 눈부시기
서윤후 저 | 문학과지성사
올봄, 당신의 마음에 깊이 각인될 서윤후 시인의 신작 시집. 총 51편의 시에는 과거의 나, 지금의 나, 그리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수많은 내가 기억하고, 재생하고, 나아가게 만드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시인이 어둠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써 내려간 끝에, 비로소 마주한 어둠과 빛의 기록들. (김유리 소설/시 PD)
부서지는 아이들
애비게일 슈라이어 저/이수경 역 | 웅진지식하우스
아이들에게 세상은 점점 더 안전해졌다. 부모만이 아니라 학교와 사회 그리고 병원에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는 보호와 공감이다. 그런데 이런 양육 방식이 어쩌면 아이들을 연약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다정한 육아 방식을 향해 이 책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손민규 인문 PD)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었을까요?
빛과 실
한강 저 | 문학과지성사
생명으로 나아가는, 생명을 말하는 시와 산문들
필리아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저 | 다산책방
흐르는 강물처럼
백지답안
소설 보다 : 봄 2025
강보라 외 2명 | 문학과지성사
소설 보다 봄 2025 - 강보라 외
키드만
고독한 용의자
찬호께이 저 | 위즈덤하우스
고독한 용의자 - 찬호 께이
나난
서평단 모집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 : 입문편
이화규 저/이세원 사진 | 나무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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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죽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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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글/경혜원 그림 | 천개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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