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영화 리뷰] 40년 전 개봉한 영화 《마지막 황제》 속 감춰진 역사적 진실과 왜곡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지난 주말, 정말 우연치 않게 청나라 마지막 황제인 푸이의 일대기를다룬 영화 <마지막 황제>를 관람했다. 이 영화가 개봉한 건 지금으로부터 무려 40년 전(정확히는 38년 전)이다. 언제인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개봉 당시에는 못 봤고 2000년초반에 비디오 테이프 혹은 DVD로 이 영화를 보지 않았나 싶다. 그때는지루한 영화정도로 기억됐는데 지금에 와서 다시 보니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있다. 다만, 화려한 영상미속에 역사적 진실이 조금씩 왜곡되어 표현된 부분이 눈길을 끈다.

 

1987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이탈리아 감독이 연출한 영화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는 청나라의마지막 황제 푸이(愛新覺羅 溥儀)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9관왕이라는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서양인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보니 중국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하는 점이 이채롭고 서양인의 시각에서 중국의 역사를기술했다.

 

어려서부터 죽을 때까지 꼭두각시였던 마지막 황제 푸이

 

 

자금성의 장엄함과 제국의 몰락, 그리고 한 인간의 정체성 혼란을 서사적으로풀어낸 이 영화는영화적인 진실역사적 사실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 안에는 몇 가지 중요한 역사적 왜곡도 존재한다.

 

영화는 세 살 소년 푸이가 자금성으로 들어가 서태후의 결정으로 황제로 즉위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는 역사적 사실에 부합한다. 1908, 광서제의 뒤를 이어 푸이는 실제로 만 세 살의 나이에 선통제로 즉위했다. 너무어린 푸이는 실질적인 정치는 전혀 불가능했고 섭정들이 국정을 운영했다. 어려서부터 실질적 권력이 없는허울뿐인 황제였다.

 

이때부터 청나라의 실권은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으며, 1912년 신해혁명으로인해 청나라는 공식적으로 멸망하고 푸이는 퇴위하게 된다. 퇴위했음에도 자금성 안에서 그는 여전히 황제대우를 받으며 산다. 영화는 푸이가 자금성에 고립되어 '황제이지만실질적인 권력은 없는 상태'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는 실제역사와도 대체로 일치한다.

 

영화는 푸이의 성장 과정 속에서 서양의 가정교사 레지날드 존스턴(EdwardBehrens)이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존스턴은 푸이에게 영어와 서양식 예절을 가르치는장면들을 통해 동서양 문명의 충돌을 보여준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사실이다. 존스턴은 영국 외교관 출신으로, 1919년부터 푸이의 가정교사로활동하며 푸이에게 서양 문명을 접하게 한 실제 인물이다. 자금성 황혼이라는 그의 저서 속 내용이 영화에많이 담겼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존스턴이 푸이에게 거의 유일한 조언자로 묘사되며, 그의영향력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 실제로 푸이 주변에는 여전히 전통적 신하들과 후궁들이 있었고, 그의 세계관은 단기간에 서구식으로 바뀌지 않았다.

 

영화의 중반 이후, 일본 망명을 택한 푸이가 일본의 지원으로만주국 황제에 오르는 장면은 정치적 비극의 핵심이다. 영화는 그를 일본 제국주의의 꼭두각시로 묘사하며, 푸이 스스로가점차 이를 인식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에 집중한다. 이는 대체로 역사적 사실에 부합한다. 1932년 일본은 만주사변 이후 푸이를 황제로 옹립해 만주국을 세웠고, 푸이는명목상의 통치자로 존재했다. 만주국의 황제지만 실질 권력은 일본 관료들이 행사했고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영화는 푸이를 지나치게피해자로묘사하며, 그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선 비판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푸이는 중국 근현대사의 몰락과 궤를 같이 한다.

 

 

영화는 1945년 일본 패망 이후 만주국도 붕괴된다. 일본으로 도망치려다 공항에서 소련군에 포로로 붙잡힌 푸이는 중화인민공화국으로 송환되어 '재교육'을 받고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역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1950년 푸이는 전범으로 기소되어중국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10년간 수감되었고, 이후개조를 인정받아 석방 후 평범한 정원사로 살아간다. 영화는 이 과정을자기 정체성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서사화하지만, 중국(당시중공) 정권의 강압적 정치적개조라는 면을 상대적으로 축소했다는 비판도 있다.

 

<마지막 황제>는역사적 인물의 생애를 바탕으로 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극적 구성을 위해 인물의 감정선과 선택을 각색했다. 이는예술적 허용이자 서사적 필요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역사교육적 기능까지 기대되는 대중 콘텐츠인만큼, 푸이를 지나치게 순진한 희생양으로 그리거나 일본 제국주의의 잔혹성을 애매하게 표현한 점은 비판의여지를 남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권력의 덧없음과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변할 수 있는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영화가 지닌 미장센, 배우들의열연, 황제라는 인간의 내면을 다룬 시도는 여전히 유효하며, 동서양의문화 충돌과 제국의 몰락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는 데 있어 매혹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40년만에 꺼내 본 영화 <마지막황제>는 단순한 역사 영화라기보다, 제국의 마지막 주인공이자피지배자였던 한 남자의 정체성 혼란을 탐색하는 서사극이다. 황제에서 전범으로, 그리고 평범한 시민으로 전락한 푸이의 인생사는 거대했던 나라 청나라의 몰락과 맞닿아 있다. 영화가 제공하는 화려한 시각적 경험 너머의중국 근현대사의 서글픈역사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작품의 진짜 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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