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뷰] ‘물의 도시’ 항저우 ⑧ 가족 여행에 최적 난쉰고진 호텔, 항저우의 감성 B&B,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이번 여행은 급하게 숙소를 예약하느라 후기들을 제대로 볼 새가 없었다. 원하는 위치에는 예약가능한 객실이 없는 경우가 많아 위치와 가격을 중심으로 우선 예약을 하는데 급급했었다.
난쉰고진의 난쉰가든그랜드호텔은 운하 바로 옆이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난쉰고진’과 약 3km 정도 거리였다. 그리고 항저우의 유시아커 커낼호텔 항저우는 서호와는 약 5km 정도 거리에 있지만 운하 바로 옆인데다 가격도 적정했다. 유시아커 커낼호텔 항저우의 경우는 독특한 컨셉의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천도호 호텔의 경우는 국내의 3~4성급 모텔 수준인데 극성수기라 가격만 비쌌기에 리뷰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하룻밤을 지낸 항저우의 게스트하우스는 위치도 좋은데 오픈한지 오래되지 않았는지 상당히 깔끔했다.
1. 난쉰가든그랜드 호텔 (Nanxun Garden Grand Hotel/南浔花园名都大酒店)
평점 : ★★★★★
항저우에 도착한 첫날 묵은 난쉰가든그랜드호텔은 기대 이상이었다.
명칭에 ‘가든’이 들어가 있는데, 사진만 봐서는 ‘가든’의 규모까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택시가 호텔 입구로 들어선 후에도 짧은 숲길 같은 곳을 지나야 호텔의 정문이 나타난다. 숲 속 리조트 같은 느낌이랄까?
호텔 예약 포털의 메인 사진에서는 건물 앞 분수대 정도만 봤었는데, 뒤편으로는 잉어가 뛰노는 작은 연못이 있고, 널찍한 야외 정원에서는 여러 가족들이 피크닉도 할 수 있다. 이 정원은 수변 산책로와 연결돼 있어 운하를 따라 산책하기 좋다.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려다 문득 최근 후기 중 어느 외국인이 남긴 리뷰가 떠올랐다. ‘시설 등은 좋은데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없어 애를 먹었다. 현지인들에게만 최고의 호텔인 것 같다.’ 점수를 후하게 주지 않은 이유가 언어 소통 문제였다.
그래서 나도 체크인을 하면서 중국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했다. 당황한 프론트의 직원이 영어가 가능한 직원을 급히 호출했다. 해당 직원의 영어가 유창한 수준은 아닌데, 질문하는 내용들에 대해 단어들을 조합해 최대한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었다.
영어로 답변하기 위해 애를 먹는 호텔 직원을 보며 친구가 내게 한 마디 던진다.
“저 분 좀 그만 괴롭히고, 그냥 중국어로 얘기해~”
“아, 괴롭히려는 건 아니고, 어느 외국인이 남긴 후기를 하나 봤는데, 영어 소통이 안 된다길래 한 번 확인해보려고.”
“중국에 왔으면 중국어를 하는 게 당연하지! 그 손님이 문제 아냐?”
“여긴 5성급 호텔이잖아. 그 이하급이라면 네 말이 맞지만 5성급 호텔이라면 그에 걸맞은 서비스도 갖춰야지. 언어도 거기에 포함되고.”
여튼 그 직원은 우리가 떠날 때까지 세심하게 이것저것 신경을 써주었다.
<객실>
호텔 자체가 높이는 낮은데 와이드한 구조여서 객실도 넓게 퍼져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한참을 빙글빙글 돌아가야 우리 방이 나왔다. 퀸 사이즈 침대 2개, 욕실에는 욕조도 구비돼 있다. 앙증맞은 입욕제까지. 생수 4병이 놓여 있고, 옷장을 열어보니 다리미도 구비돼 있다. 비누, 샴푸, 린스, 실내화 등 다른 어메니티도 모두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창 밖을 보니 작은 연못이다.
<조식>
조식 시간은 6:30~10:00까지로 꽤 긴 편인 데다 메뉴가 종류별로 다양하다. 하나씩 다 맛보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가짓수가 너무 많다. 죽 종류와 훈툰(완탕), 계란도 두 종류, 짜장면, 볶음밥, 각종 야채와 만두, 튀김요리, 즉석 요리, 후식까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음식은 만두피에 찰밥이 들어간 누오미샤오마이(糯米烧卖)와 고구마 스프링롤, 연잎밥처럼 생긴 티엔쫑(甜粽)이다.
조식 쿠폰을 따로 구매할 경우 성인 기준 88위안이다.
내겐 행복한 한 끼였는데, 아침식사로 토스트와 커피를 즐기는 친구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중국에도 최근 들어 커피전문점이 많아지고는 있는데 그래도 여전히 차 문화가 강세라 커피의 맛은 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부대시설>
호텔 1층에 유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 시설(탁구장, 수영장 포함)이 있고, 로비에는 간단히 주류를 즐길 수 있는 바가 있다.
바비큐가 가능한 야외 가든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꼬치구이 등과 함께 맥주를 팔고 있다. 호텔 건물 바깥쪽에도 피처 맥주를 테이크아웃하거나 마실 수 있는 바가 운영되고 있다.
이 호텔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널찍한 정원이었다. 이른 아침 산책하는 사람들도 간간히 보이고, 나 역시 호텔에서부터 이어지는 수변산책로를 따라 아침 산책을 즐겼다.
체크아웃을 한 날 오후에는 시간 여유가 있어 정원 의자에 앉아 배달시킨 점심식사를 즐겼다.
<요금>
우리가 결제한 금액은 극성수기라 13500원이었는데, 지금 보니 85000원 정도다.
2. 유시아커 커낼호텔 항저우(Youxiake Canal Hotel Hangzhou/游侠客民宿)
평점 : ★★★★☆
유시아커 커낼호텔 항저우는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감성 숙소를 표방하는 제주도의 B&B가 떠올랐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는 저녁 8시 경이어서 호텔 앞 골목에 진을 친 매대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어 시끄럽지는 않을까 살짝 우려가 됐었다. 다음날 보니 이 호텔이 위치한 곳은 요즘 젊은 층 사이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대두로역사문화거리였다.
사전에 정보를 찾아봤다면 호텔 근처에 음식점과 카페가 많다는 걸 알았을 텐데, 체크인을 하고 나니 더 이상 돌아다니기가 귀찮아서 검색을 하느라 30분이나 낭비하고 말았다.
바에서 다시 3층으로 올라가면 저녁 시간 라이브 공연을 하는 루프탑이다.
이 호텔은 객실이 10개 정도인데, 객실마다 조금씩 다른 컨셉으로 인테리어를 했다. 객실은 건물 가운데 정원을 중심으로 1층에 자리하고 있고, 2층에는 간단한 음식과 술을 파는 바가 운영되고 있다.
원래 이 호텔은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태여서 바로 옆의 다른 호텔을 예약했었는데, 며칠간 예약 상황을 체크하다보니 트윈룸이 다시 나왔길래 곧바로 예약을 한 것이다.
호텔 건물 자체가 비교적 큰 편인데, 정문이 아니라 골목길에서 들어가게 되면 전통의상 대여점을 지나 체크인 카운터로 향하게 된다. 숙박업, 전통의상 대여점, 음식점을 모두 운영하는 모양이다.
<객실>
우리가 묵은 방은 정원 전망의 스탠더드 트윈룸이다. 안내에 따라 객실로 가니 문 자체가 통유리다. 물론 안쪽에 커튼이 있으니 누가 들여다볼까 하는 염려는 내려놔도 된다.
큼지막한 싱글 침대 2개가 놓여 있고, 오른쪽 벽면으로 화장실, 세면대, 샤워 부스가 배치돼 있다. 어메니티는 목욕타월과 작은 타월 각각 2개, 실내용 슬리퍼, 생수 2병, 헤어드라이어 등 모두 갖춰져 있는데, 칫솔과 치약은 없었던 것 같다. 칫솔 치약은 늘 갖고 다니니 상관없지만 말이다.
처음 봤을 땐 그저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샤워실과 화장실이 좀 불편할 것 같다. 모두 통유리로 돼있고, 가운데 부분만 불투명 처리돼 있다.
가령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 온갖 소리도 날 수 있고, 냄새가 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통유리로 공간만 분리돼 있어 유리의 윗부분은 침실과 그대로 이어진 듯한데, ‘환기를 어떻게 하지?’ 하는 궁금증이 인다.
우리가 묵은 방의 창문을 열면 곧바로 불야성을 이루던 골목인데, 방음은 꽤 잘되는 듯하다. 새벽 1시까지도 3층에선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문을 닫으니 소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조식>
아침 식사는 죽과 커피만 기본 세팅돼 있고, 직원들이 직접 준비한 음식을 내왔다.
우리 맞은편에는 유럽에서 온 가족이 있었는데, 샐러드와 햄 종류 위주의 조식을 제공하더니 우리에겐 고구마, 만두, 옥수수, 찐 계란, 요우티엔(튀긴 꽈배기), 오렌지 1/4쪽을 내왔다. 왜 다른지 물으니 나름 게스트의 취향을 감안한 거란다. 호주인과 한국인에겐 이 조식이 적당하다 생각했나보다.
<요금>
우리가 결제한 금액은 극성수기라 438위안(약 85000원)이었는데, 평상시 가격은 304위안(약 58000원) 정도다.
3. 레몬호텔 항저우(Lemon Hotel - Hangzhou West Lake Fengqi Road / 一只柠萌酒店-湖滨步行街凤起路地铁站店)
평점 : ★★★★★
사실 이 게스트하우스는 마지막날 혼자 있을 거라 저렴한 곳을 찾다 선택한 거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괜찮았다.
게스트하우스인지라 다인실을 할까 싱글룸을 할까 고민하다 싱글룸을 선택했는데, 창문이 없는 방이었다. 하룻밤이지만 그래도 창문이 없으면 갑갑할 듯해 체크인할 때 물으니 ‘창문 있는 방’으로 바꿔줄 수 있다 한다. 추가 요금(35위안)을 지불하고 안내된 방에 가보니 더블침대가 놓인 커플룸이다. 건물 맨 끝에 위치해 있어 창문이 통창이고, 바로 옆 방은 그날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던 보드게임룸이라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게스트하우스 내 싱글룸은 모두 창문이 없는 듯하다.
어메니티로는 1회용 수건(바디용, 얼굴용)과 귀마개, 실내용 슬리퍼 정도가 제공된다. 욕실용품과 헤어 드라이어는 공용 샤워 부스 안에 갖춰져 있다.
펑치로에 위치해 있어 서호까지 걸어갈 수 있고(400여미터), 바로 옆이 무림야시장이다. 지하철에서도 가깝다. 게스트하우스 단독 건물이 아니라 큰 상가 건물의 2층을 게스트하우스로 운영 중이다. 객실 수만 200여개가 넘는다 한다.
욕실과 화장실은 공용 공간을 사용하는데, 욕실의 경우 옷을 벗어 놓아둘 수 있는 공간과 샤워 공간이 분리돼 있어 편리했다. 지금은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 붐이 한창일 때 운영되던 게스트하우스들은 공용 샤워실에 샤워 부스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상당히 불편했었다.
프론트 옆에는 야외 공간도 있어 커피를 마시거나 쉴 수 있다. 늦은 밤 서호를 보며 즐겼던 맥주 한 캔이 지금도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