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리뷰] 지오갯팃길을 따라 떠난 백령도/대청 지질학 여행 ① 대청도 편
지오갯팃길이라는 용어는 저도 이번 여행에서 처음 접해 보았기에 지오갯팃길이란 뜻에 대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오(Geo)는 지질학적 유산이란 뜻이고 갯팃길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터'라는 뜻의 인천 방언입니다. 썰물때 섬 둘레에 자연적으로 드러나 형성된 갯벌 길을 의미하니, 지오갯팃길의 뜻은 '지질학적 가치가 있는 갯벌길' 정도가 되겠군요.
선캄브리아기(8억~10억 년 전)에 퇴적한 지층으로 매우 중요한 지질학적 가치를 지니기에 지질학의 보고라고 불리는 곳인 백령도 일대를 순례길학교에서 주최하고 '인천 섬 연구소' 김기룡 소장님과 함께 한 기록을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하철 동인천역에서 내려 동인천역에 도착한 회원 두 명과 함께 택시를 타고 인천 연안 부두로 향했습니다.
연안 부두 터미널에 속속 집결해, 인사를 나누고 티켓과 김기룡 소장님이 쓰신
'백령, 대청 국가 지질공원
지오갯팃길 따라 함께 떠나는
백령, 대청 소청도 여행'이라고 제목이 붙여진 책자를 전달받았습니다.
일정 내내 공부할 주요한 내용들이 담겨 있는 소중한 책입니다.
순례길 학교에서 오래전부터 준비해 야심 차게 진행한 이 투어는 평일을 낀 2박 3일간의 다소 부담스러운 일정에도 불구하고 서른 명 정도의 많은 인원이 참석하였습니다.
연안부두 여객 터미널에 다 함께 모여 대청도로 향하는 페리에 탑승을 합니다.
인천인은 1,500원 비인천인은 75,000원의 편도 요금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백령 대청은 여행사 없이 단체 여행을 할 수 없다고 해서 순례길 학교도 여행사를 끼고 투어를 진행하게 되는데, 네 끼의 식사가 포함되고, 두 끼는 자유식으로 진행되는 이 투어를 비인천인으로 48만 원을 지불했던, 금액적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여행이었으나 돌이켜 생각해 보니 결코 여행비가 아깝지 않게 느껴졌던 알찬 여행이었습니다.
백령도/대청도의 인기를 실감하듯 금요일 오전에 출발한 배는 거의 만석으로 손님들을 가득 싣고 출발합니다.
시속 70킬로 쾌속으로 달리는 배는 갑판에 나갈 수 없는 구조라 다소 답답했습니다.
데이터도 끊겼다 연결되었다 하며 애간장을 태우는 와중에, 3시간 반 정도의 지리한 시간을 견디기 힘들었던 회원들은 복도를 서성이기도 하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지루함을 견뎠네요.
다들 거의 처음 가본다는 대청도와 백령도 가는 길은 쉽지 않은 길이었습니다.
섬이 보이길래 도착했나 싶었는데, 소청도였네요.
일정상 소청도는 패스하고 10여 분을 더 달려 대청도에서 하선했습니다.
준비된 버스에 탑승해 김기룡 소장님의 인사말과 함께 대청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투어를 시작합니다.
맨 뒤편에 자리 잡았다가, '머릿수 세기'임무를 받아 따라 앞자리로 옮겨, 그 이후 제가 애정하는 가이드 자리에서 펼쳐지는 절경을 원 없이 즐기며 투어 할 수 있었습니다.
대청도에서는 엘림 여행사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차량과 숙소 제공, 그리고 아침과 점심 식사도 이곳에서 하게 됩니다.
방이 준비되지 않았다 하여, 도착 후 먼저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일행이 머무는 펜션에서 운행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기대를 품고 갔던 여행지에서 처음 먹는 식사가 대학 학식 수준의 부실한 찬으로 구성되어 다소 당황스러웠습니다.
생각해 보니 수많은 먹거리를 배로 날라야 하는 상황이라 이곳의 물가가 비쌀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대청도와 백령도에서는 까나리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반찬으로 멸치처럼 생긴 까나리 볶음이 나와 다들 신기해하며 맛봤습니다.
액젓이 아닌 말린 까나리를 접한 것은 처음인데, 멸치보다 좀 비린 편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멸치볶음에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식당 입구에 핀 석류 열매가 사랑스럽네요.
섬인심 믿고 함부로 따 먹으면 철컹철컹 합니다.
(섬인심 그리 좋지도 않..)
대청도의 첫 번째 투어지는 갯팃길의 진수라 불리는 농여해안과 미아동해안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농여해안에서 바라본 옥죽산의 모습인데, V자 형태로 대칭을 이루는 산의 모습은 두개의 지층이 각기 다른 지각 변동을 받아 뒤집어진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변과 갯벌 사이에 작게 솟아 있는 바위는 해안가에 오똑선 바위 시스텍인데, 시스텍, 시케이브, 시아치 등은 일정 내내 질리도록 보고 듣게 되는 바다의 지질작용으로 인해 만들어진 절경입니다.
농여해안에서의 최고의 절경이자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로 꼽힌다는 나이테 바위가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농여해안에는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이는 바위가 우뚝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나이테 바위입니다.
이 바위는 수평으로 쌓인 퇴적층이 강한 지각 변동을 받아 수직으로 세워졌고, 붉은색을 띤 점토로 구성된 암석의 위쪽 부분에 구멍이 나서 이런 특이한 모양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농여해안은 나이테 바위뿐 아니라, 곳곳에 해안에 서 있는 시스텍조차도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렇게 완전히 수직으로 지층이 세워져 있으면 어느 쪽이 먼저 쌓였는지 의문이 들 텐데요..
나이테 바위 오른쪽에는 퇴적 당시 퇴적물의 공급 방향과 상하 판단을 알게 해주는 사층리가 있는데 이를 통해 바다 쪽의 암석이 먼저 퇴적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바다 쪽 지층이 먼저 쌓였다는 정황을 확실하게 파악하기 위해 뒤쪽으로 돌아서 확인해 봅니다.
뒤편의 물결치는듯한 지층의 무늬로 볼 때 강한 횡와 압력을 받았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옥죽산과 나이테바위가 한 번에 잡히는 배경은 사진 남기기 좋은 포토 스팟이라 이곳에서 기념사진 남기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합니다.
농여해안에서 미아해변으로 가는 중
인천 섬투어는 물이 빠지는 간조 시간을 확인하며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에 맞춘 체계적인 일정 계획이 중요합니다.
각종 시스텍과 세로로 세워진 지층들이 즐비한 곳
인근 백령도를 포함, 대청도에서 얼마나 강한 지각 변동이 있었는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보물들이 널려 있는 농여해안은 지질학의 보고가 밀집한 장소입니다.
마지막 사진에서 이곳이 바다였음을 알 수 있는 물결무늬가 그대로 잡힌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청도의 귀한 식물 대청부채의 꽃 핀 모습입니다.
대청부채라는 이름은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잎이 부챗살처럼 넓게 퍼져 있는데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멸종 위기종이라 귀하게 관리되고 있는 붓꽃과의 식물입니다.
귀한 대청부채니 만큼 꽃 핀 모습을 접하는 것도 천운이라고 할 정도로 꽃을 피운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고 하는데, 운 좋은 우리 팀은 대청부채의 꽃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행운을 잡게 되었습니다.
해안 사구에 자라는 식물들은 연약한 사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뿌리가 길고 깊숙이 박고 자라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군요.
생명의 신비라는 것이 알면 알수록 신비롭게만 다가옵니다.
저 멀리 옥죽산과 나이테 바위에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첫 번째 투어를 마무리합니다.
다음 관광지로 이동하는 중 매바위 전망대에 잠시 들렀습니다.
예로부터 대청도는 송골매의 일종인 '해동청'의 채집지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대청도에 살았던 해동청은 다른 지역의 매보다 날쌔고 사냥을 잘하여 그 명성이 원나라까지 알려져서 몽골군의 통신 수단과 매사냥에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대청동 서내동에는 매막골이라는 지명이 지금도 남아 있어 매를 기르고 훈련시킨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장님의 설명이 이어지는 중,
'엇~ 저기 마침 매가 날아가고 있네요'
한 마리도 아니고 무려 세 마리가 우리일행의 대청도 방문을 축하해 주듯 우리의 머리 위를 힘차게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모래울해안으로 가는 길에 잠시 화장실에 들렀는데, 화장실 외벽에 대청도의 상징과도 같은 대청부채꽃이 그려져 있습니다.
소장님 말씀으로는 잘못 그려진 그림이며, 저것은 그냥 붓꽃이라 하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대청부채꽃의 사진과 동일해서 뭐가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청부채가 붓꽃의 일종이라 별 차이가 없긴 합니다.
모래울해안의 사구 방풍림을 걷는 중
대청도에서 해신으로 모시는 '임경업 장군'의 초상을 그려놓은 신당을 지나갑니다.
거친 바다와 싸워야 하는 섬 주민들의 안식처가 되었을 곳입니다.
저 멀리 작은 섬
소청도를 바라보며 모래울해안의 사구 방풍림을 걸어 모래울해안으로 향합니다.
사구 방풍림이란 해안가의 모래가 날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 인공적으로 조성한 소나무 숲인데, 대청도에는 몇 군데의 사구 방풍림이 있으며, 그중 유명한 곳 중 하나가 모래울해안의 사구 방풍림입니다.
사구 방풍림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 모래울 해안으로 향하는 길
조개껍데기는 일도 없는 고운 모래로 구성된 지두리 해안은 안전하게 맨발 걷기를 할 수 있는 곳이라 하여 다들 신발을 벗어들고 해안 길을 따라 맨발걷기를 합니다.
지두리해안이 맨발 걷기를 하기 좋은 것이, 맨발 걷기를 마치는 곳에 담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깨끗한 물에 발을 닦고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맨발로 보드라운 모래가 덮인 해변가를 걸으며 살방살방 바닷물을 맞는 느낌이 정말 황홀했습니다.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길이었지만 다들 아쉬워하며 마무리했습니다.
다음으로 지두리해안의 해식절벽에서 지질학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경도 사투리로 여닫이문을 연결하는 'ㄷ'자 모양의 경첩을 지두라고 하는데, 이곳 해안을 지두리해안이라고 부른 것은 해안의 모양이 지두를 닮아서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아래층에는 수평인 지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위층은 암석이 휘어진 습곡을 볼 수 있는데, 지층이 쌓여 지각변동을 받아 습곡이 형성되고, 그 위에 수평 지층이 쌓인 후 지각 변동을 받아 완전히 뒤집혀 버린 독특한 지질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지두리해안에서 발견된 사채는 돌고래의 일종인 상괭이라고 하네요.
어쩌다 대청도 해안가에서 사체로 뒹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바닷가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든든한 먹이가 되어 주고 있었습니다.
대청도에서의 첫날 마지막 코스로 해넘이 전망대를 방문했습니다.
전망대 왼쪽으로는 해안가에 노출된 밝은 암석과 검푸른 노성이 어우러진 풍경이 절경을 이루는 기름아가리가 자리 잡고 있는데, 기름아가리란 뜻은 기름을 얻을 수 있는 식물이 자라는 곳이라 해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기름아가리 오른쪽에 위치한 섬은 독바위라 불리는데, 삼각김밥 오양을 하고 있어 일명 삼각김밥 바위로 불리기도 합니다.
해넘이 전망대라는 명칭답게 해가 넘어가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에 도착해서 즐겼습니다.
완벽한 시간 계획을 잡아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준 소장님의 안목에 감탄을 보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석식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가는 길
빨간 지붕의 어촌 풍경이 이국적으로 다가오는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저녁은 자유식으로 홍어 정식으로 예약했습니다.
대청도에서는 다양한 물고기가 잡히지만, 그중 홍어가 대표적입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국내 최대 홍어 어획지는 흑산도가 아닌 대청도로 밝혀졌습니다.
신선한 홍어가 많이 잡히는 만큼 대청도는 생홍어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죠.
생홍어회는 처음 먹어봤던지라 거센 뼈를 씹는 느낌에 다소 당황스러웠고, 왜 홍어를 삭히는지의 이유를 알 수 있을듯했습니다.
핑크핑크해 사랑스러운 색감을 지닌 이 음식의 정체는 공포의 홍어애입니다.
치즈 맛이 난다는 일행의 후기에 힘입어 기름장 팍 찍어 한 입 먹었더니, 정말 고소한 맛이었다마는 다시는 젓가락이 가지 않을 오묘한 맛이더군요.
아쉽게도 생홍어 정식은 그 지역의 특산물을 맛봤다는데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출발했던 백령도/대청도 여행의 첫날을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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