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리뷰] 폐 철길이 새로운 도심 숲길로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산을 리뷰하는 곰돌이 등산입니다. 되도록 자세한 코스안내와 주차정보를 포함하고자 합니다. 오늘 걸어볼 길은 폐철도의 아름다운 변신, 바로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입니다. 아직 이름이 낮선 길이죠?
이 길은 원주 도심을 가로지르던 중앙선 폐철도가 시민들의 새로운 힐링 공간으로 거듭난 것입니다. 그래서 치악산 바람길숲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완벽하게 재탄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녀왔습니다. 치악산에서 불어오는 맑은 바람을 따라 걷는다는 이름처럼, 도시 속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이 길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산림청의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어 무려 5년의 긴 사업끝에 완성된 길입니다. 먼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 국내 최장 11.3km 도시숲입니다. 원주 우산동에서 반곡역까지 이어지는 긴 코스입니다. 저는 워낙 걷기를 좋아해서 한 번에 걸었지만, 긴 거리가 부담되는 분들은 취향에 따라 활력의 숲, 일상의 숲, 힐링의 숲 등 테마별로 끊어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즉, 하루 종일 걷는 트레킹 코스로도, 잠깐의 산책 코스로도 활용도가 높은 길입니다.
구 원주역을 비롯해 다양한 시설을 그대로 살려 예전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원주 터널의 감성 포토존도 재법 인상 깊었습니다. 150m 길이로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옛 철도 터널이 보리밭과 은하수 조명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이곳이 단연 최고의 사진 스폿입니다.
경의선 숲길이나 경춘선 숲길이 그런 것처럼 옛 철길도 일부 남겨두었습니다. 그래서 옛 철길의 추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구간이 숲길로 바뀐 것이 아니라, 학성동과 봉산동 일부 구간에는 옛 철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막 만들어지는 길이지만 비교적 다양한 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왕벚나무, 메타세쿼이아, 은행나무 등 총 23만 그루의 나무가 심겨 있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사합니다. 제가 걸었을 때는 제법 단풍이 있어 가을가을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접근성과 편의시설도 좋은 편입니다. 원주 도심을 통과하는 길이라 접근성이 좋고, 중간중간 화장실, 쉼터 등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용하시는 분들 가운데 어르신들도 많았습니다. 다만 근처에 편의점 등도 거의 없으니 꼭 물과 간식은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80년 동안 원주를 가로막던 폐철도가 미세먼지 저감과 도심 열섬현상 완화에 기여하는 이른바 숨 쉬는 길, 살아있는 길로 바뀌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자연과 도시재생의 성공적인 만남이며, 원주 시민뿐 아니라 원주를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인상 깊은 힐링 명소가 될 것 같습니다.
출발지가 잘 알려진 곳이 아닌 한적한 곳이라 들머리를 찾기가 조금 어려웠는데 이는 앞으로 안내가 잘 되었으면 합니다. 조금 걸으니 곧 구 원주역 급수탑이 보입니다. 예전 증기기관차가 다녔던 흔적입니다. 기왕이면 전망대 등으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가을에 걸어서 그런지 길 전체가 붉었습니다. 바로 길 옆에 붉은색 화살나무 덕분입니다. 가을하면 단풍, 은행나무만 알았는데 화살나무도 멋짐을 더하네요.
도심을 지나다보니 바로 옆에 지금도 영업하는 오래된 이발소도 있더군요. 참 신기했습니다.
중간 중간 깨끗한 화장실과 쉼터가 있습니다. 다만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은 부족하고, 편의점, 매점, 커피샵 등은 전혀 없으니 꼭 미리 미리 챙겨서 가시길 바랍니다.
도심을 걷는 길답게 원주천도 기차나 차가 아닌 발로 건넙니다.
마을과 도심을 지나는 숲길이라 바로 옆에도 지금 사람이 사는 집과 공장이 있습니다. 이제 막 개통하다보니,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한 곳도 제법 보이더군요. 특히 이 구간은 길과 오래된 집이 바로 붙어있어 조금 지나면 아마도 많은 편의시설이 들어설 듯 합니다.
원주터널은 이 길의 하이라이트 구간입니다. 보리와 은하수를 조명으로 잘 꾸며 두었습니다. 150미터 짧은 구간이지만 아기지기한 맛이 있어 좋았습니다. 경춘선 자전거길을 걷는 느낌도 들더군요.
한 번 더 터널이 나옵니다. 이 터널은 워낙 짧아서 금방 지나가서인지 별 다른 구조물은 없습니다.
유교역을 앞두고는 예전의 기찻길과 새로운 길을 나란히 걷게 됩니다. 일부러 복원한 이 구간에서 이 길이 예전에는 기찻길이었는데 이제는 도심에 바람을 불어넣는 바람길의 역할로 새롭게 변신하는 느낌입니다.
길을 걷다보니 조금 길에서 떨어진 구간에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말 그대로 천년 느티나무를 만납니다. 당연히 보호수이고 그 크기와 위용에 압도되어 한참을 바라보고 쉬었습니다. 이 나무는 길에서 약간 떨어져 있기에 좀 더 자세한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거의 끝나가는 부근에서 엄청난 단풍을 만났습니다.
다만 날머리이자 종착점 부근이 아직 공사중이라 옆길로 빠지게 됩니다. 공사가 잘 마무리 되어 끝까지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혁신도시부근은 주말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택시를 제법 오래 기다려야했습니다. 식당도 별로 없구요.,
기왕이면 편의점, 식당, 카페 등을 보강하고, 출발지와 종착지를 연결하는 셔틀버스 등을 운영한다면 더욱 사랑받는 도심숲길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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