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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마카오③ 마카오의 정감 어린 어촌 마을 '꼴로안'

[리뷰타임스=땡삐 리뷰어] 마카오 여행의 둘째 날이 밝았다. 마카오는 관광할 곳이 많은 지역이 아니라 관광 책자나 여행 블로그도 몇 곳 소개하지 않는다. 그 중에 눈길을 끄는 곳은 한적한 어촌 마을 ‘꼴로안’이다.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꼴로안 마을은 바닷가에 접해있다.


마카오 반도에서 출발한 택시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넘어 한적한 바닷가 마을로 데려간다. 카지노 불빛과 인파가 뒤섞인 세당구나 코타이와는 전혀 다른 공기. 여기에 촉촉하게 비마저 내려주는 날이라 그 고즈넉함이 시곗바늘마저 느리게 돌리는 것 같다. 그 곳에 바로 꼴로안(Coloane)이라는 조용한 어촌 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버스가 승객을 내려주는 마을 입구

  

버스가 내려주는 마을 입구, 로터리에서 보면 “이렇게 작은 마을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을의 규모는 자그마하다, 그렇게 버스는 승객을 내려주고 로터리를 돌아 다시 도심으로 향해 나가버린다. 

 

꼴로안 마을을 묵직하게 지키고 있는 듯한 반얀트리

 

마을 입구에 내리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조용한 골목과 알록달록한 파스텔톤 건물들이다. 마카오의 역사와 맞닿아 있는 느낌, 유럽의 한 켠 포르투갈 어느 마을에 와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 


우리가 갔던 날은 마침 촉촉하게 비가 내리고 있어 마을 풍경을 더 낭만적으로 보여줬다. 

 

마을의 중심을 지키는 강가 앞의 정감있는 상점


마을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꼴로안의 어촌 풍경이 제대로 이어진다. 

어느 어부가 잡아 올렸을 물고기는 잘 말린 생선이 되어 걸려있고, 작은 식당들은 이들의 허기를 음식과 정감으로 채워줄 것 같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 생선은 대구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것으로 ‘바칼라우’라고 하는데, 포르투갈 사람들은 바칼라우가 없이는 밥을 먹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 여기도 그 영향을 받은 듯하다.) 

 

항구 가는 길

 

바칼라우 파는 가게

 

배가 정박하는 작은 부두가 자리잡고 있는데, 여기서 배를 타면 바로 건너편에 있는 중국 본토로 간다고 한다. 


마을 끝자락에는 작은 부도가 자리한다두

 

부두 입구를 뒤로 하고 되돌아 오는 양 옆에 늘어선 가게들은 소박하고 정겹기만 하다. 어부의 안녕과 풍성함을 함께 기원하는 사당 같은 곳도 있었고, 조용하고 아담한 산책길도 이어진다.

 

어부들의 안녕을 빌었을까


그 길로 쭈욱 걸어서 다시 마을 입구를 지나서 걸어가면 노란색 외벽으로 시선을 끄는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Igreja de São Francisco Xavier)’을 만날 수 있다.


이 성당 앞은 마을의 중심광장처럼 느껴졌고, 그 양 옆으로는 작고 정겨운 음식점들이 성당을 감싸듯 마주 보고 늘어서 있다. 한쪽은 해산물 요리와 마카오식 커리로 유명한 로컬 식당, 다른 한쪽은 간단한 샌드위치와 포르투갈식 맥주를 파는 오픈 카페라고 한다.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 성당

  

이곳은 영화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장소다. 바로 영화 <도둑들>에서 김윤석과 김혜수가 마지막으로 재회했던 장면이 바로 이 성당 앞에서 촬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드라마 ‘궁’에서는 윤은혜와 주지훈이 결홈식을 올리는 장면이 촬영되었다고 한다. 

아쉽게 들어가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김대건 신부의 어린 시절 사진을 놓친 것이다)

 

성당 옆 골목길은 소박하다 못해 신비롭기도 하다

 

흐린 날에 더 어울리는 파스텔톤 골목길

 

골목길을 채우는 작은 상점들


성당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마을 골목은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코너에 자리잡은 노란색 도서관을 필두로 넓은 도로보다 작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걷는 것이 훨씬 더 흥미롭다. 돌바닥을 밟으며 걷다 보면 오래된 타일로 장식된 벽과 창문, 그 위에 매달린 작은 화분들, 그리고 각양각색의 작은 소품을 파는 가게와 카페가 눈에 들어온다. 


골목길을 더욱 붉게 물들이는 식당

 

한 가게에서는 손수 만든 마카오 자수 파우치와 엽서를 팔고 있었고, 또 다른 가게에서는 향신료와 고풍스러운 도자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작고 아기지기한 소품 샵도 볼거리가 많다

 

바닷가를 따라 끝까지 걷다 보면 꼴로안을 대표하는 사원, 탐 꿍(Tam Kung) 사원을 만난다. 도자기로 장식된 정교한 높은 지붕이 있는 이 절은 선원의 도교 신인 탐 콩을 숭배하는 곳이다. 

 

탐 꿍을 숭배하는 사원

 

그런데 해안도로의 이름이 ‘十月初五馬路’라니… 나중에 찾아보니 마카오의 중심가에도 ‘10월 5일의 거리’라는 게 있다고 하는데, 이는 1910년 10월 5일의 포르투갈에서 혁명이 일어나 군주제가 종말을 고하고 공화정이 들어선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것인 듯하다. 

 

군주제 도로 표지판

  

버스 정류장 근처에는 마카오의 3대 에그타르트 맛집으로 꼽는 로드 스토우스 본점이 자리하고 있다. 

보통 많이 찾는 에그타르트 맛집은 로드 스토우스인데, 우리는 꼴로안에서 먹어봤다. 베이커리와 카페를 따로 운영하고 있어서 에그타르트를 사고 옆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는데 역시나 커피 값은 비쌌다. 


로드 스토우스 베이커리의 에그타르트


그리고 이 마을의 대표적인 명소, 로드 스토우스 베이커리(Lord Stow’s Bakery). 마카오 에그타르트의 원조이자 성지라 불리는 이곳은 언제나 긴 줄이 늘어서 있다. 기다림 끝에 손에 들어온 에그타르트는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카라멜라이즈된 윗부분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깊은 맛을 더해주었고, 바삭한 페이스트리는 입 안에서 바스라지듯 사라졌다. 그 맛 하나로 이 마을을 찾을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에그타르트를 먹고 바로 옆에 있는 카페(로드 스토우스 가게의 자매점)로 들어갔다. 작은 테이블, 흰 벽, 나무 창문, 그리고 잔잔한 재즈.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창 밖을 바라보는 그 시간이 얼마나 여유롭고 행복했는지.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었다.

 

 

로드 스토우스 카페

 

돌아가는 길은 마을 입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베네시안 호텔로 향했다. 25분쯤 걸린 여정. 택시보다 느리고 덜 편했지만, 창밖으로 스쳐가는 마을 풍경을 바라보며 꼴로안에서의 기억을 곱씹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여운이 오래 가길 바라며, 창에 비친 내 얼굴과 눈빛을 조용히 들여다보았다.


꼴로안은 볼거리로 가득한 관광지는 아니다. 오히려 조용하고 느리며, 구석구석을 직접 발로 걸어야 진가를 알 수 있는 곳이다. 성당, 골목, 바닷가, 소품샵, 에그타르트 가게와 포르투갈 음식점까지. 각각은 작고 소박하지만, 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풍부한 여행을 만들어준다.

느린 걸음으로 만날 수 있는 꼴로안 마을은 여행의 쉼표 같은 곳이다


마카오에서의 화려함이 잠깐 숨을 고를 틈을 주지 않았다면, 꼴로안은 조용히 나에게 쉼을 건넸다. 하루쯤은 이 마을의 시간에 발을 맞춰보길 추천한다.


그것은 하나의 “느림”을 경험하게 해주는 공간이자, 마카오의 본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화려한 야경도, 호화로운 호텔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작고 느린 마을에서 마음을 쉬어가는 것이 진짜 여행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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