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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주 큐레이션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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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의 PI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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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에는 언제나 인간과 다른 존재가 등장하고, 그 존재들이 거울처럼 우리를 비추죠. 그때 알게 되는 것은 인간의 무능함, 쓸모
없음이거든요. 근데 오히려 그게 인간의 고유성 아닌가 싶어요. 우리는 AI처럼 지식을 복제할 수 없고, 연결될 수 없어요. 각자
자신의 몸에 갇혀 살기 때문에 내가 경험하는 빨간색이 남의 빨간색과 같은지조차 말하지 못한 채 평생 1인칭 관점으로 이 삶을
체험하다가 죽어요. 그런데 인간처럼 개인 개체에 갇혀 있는 경험을 AI는 못하죠. 그렇다면 그 한계, 1인칭 관점으로 평생 살다가
결국 이것만 체험하고 죽는 것이 인간의 고유성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창작을 할 때도 그렇거든요. 뭔가 제약이 있다면,
이 제약 안에서 나의 최대를 펼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독특한 게 나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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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의 큐레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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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지만 선명한] 희망을 그리는 가망서사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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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망’의 사전적 뜻은 ‘가능한 희망’입니다. 가능한 희망을 그려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저 멀리 웅장하고 이글이글한 풍경이
아니라 손안의 단단하고 은근한 것이 떠오르시지 않나요. 그런 것을 쥐고 우리는 살아갑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소중한 것, 만져지는
것. 그렇기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을 것. 세계의 미래가 막막한 와중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또 제 몫의 하루를 살게 하는 이야기는
바로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긴긴 길을 끝내 동행하는 십리사탕 같은 이야기. 가망서사는 그런 이야기를, 절망과 희망 사이
가망 있는 삶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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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유 작가의 책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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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고통』이라는 제목을 여러 번 읽었다.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게 기쁨이나 자산이 아니고 고통이라니. 그럴
수가 있나. 그런 사람도 있다. 일본의 약물 의존증 권위자인 저자가 자해, 자살, 약물 의존증에 관한 25년 임상 경험을
들려준다. 사람에게 의존하지 못하는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 고통을 택한다는 것. 사람 공부 시켜주는 책이다. 읽고 나니 제목의 숨은
뜻이 보인다.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연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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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희곡을 읽는 일 - 『가스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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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은 ‘가스라이팅’의 교과서답게, 순수악 잭 매닝엄이 아내 벨라 매닝엄을 심리적으로 지배하기 위해 갖가지 술수를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이 두 인물의 길항을 체험하기만 해도 제법 계몽적이다. 아마 소설이었다면, 온갖 사연과 사정과
내력 등으로 인해 어렴풋하게 다가왔을 위기가, 마치 사건 현장의 요점만을 정리한 조서처럼 훅 파고드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망신
줘서 자존감 짓밟기, 기억 왜곡하기, 소통할 수 있는 모든 관계를 끊어 놓기, 그리하여 단 한 사람에게만 의지하게 하기. 이런
사악한 마수(魔手)가 뻗치는 과정을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에서, 육성으로 들으니, 누구든 자기 삶을 저절로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유상훈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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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하고 아름다운 책] 이름 없는 작가 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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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작이 아닌 작품 역시 누군가에게 읽히고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는 걸 보면, 이야기의 핵심은 (애초에 잘 쓰여진 작품이
무엇이냐는 각자의 기준과 별개로) ‘잘’ 쓰여지는 것보다 어떤 독자를 만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 독자가 작가의 이야기 안에서
무엇을 발견하는지, 자신이 가진 이야기를 그 안에 어떻게 삽입하여 해석할 것인지가 좋은 책을 판가름 짓는 결정적인 요소인
것이다. 좋은 글은 괴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쓰여진 것보다 쓰이지 않은 것에 의해 결정된다. ('들불' 구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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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의 인기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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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의 신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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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투자의 기쁨 |
| 후지모토 시게루 저/오정화 역 | 다산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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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89세 현역 트레이더 후지모토 시게루의 첫 책. 평생 시장과 함께하며 축적해온 그의 투자 철학은
놀라울 만큼 단순하고 명료하지만 그 원칙이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투자의 본질과
지속 가능성을 깊이 있게 다룬 책. (오다은 경제경영 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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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의에 대하여 |
| 문형배 저 | 김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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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헌법재판관 문형배의 에세이. 그간 써온 글 중 120편을 선별해 담았다. 일상과 나무, 독서, 사회, 법 등 보통의 삶을
위해 배우고 성찰한 시간 속에서, 그가 발견한 단어는 ‘호의’였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 조금 더 나은 길에 대한
상상과 아름다운 이들에 대한 진심을 담은 책. (이주은 에세이 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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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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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모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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