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리뷰] 시원하게 산책하며 역사 공부도 할 수 있는 서오릉

더운 여름 걷기 좋은 곳 가운데 조선 왕릉이 있습니다. 구리 동구릉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곳이 고양 서오릉입니다. 서오릉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서쪽에 5개의 왕릉이 있다는 뜻이죠. 동구릉이 동쪽에 아홉개의 릉이 있다는 뜻으로 지은 것과 대비됩니다. 

세조 3년에 세조의 첫째 아들 의경세자의 의묘인 경릉이 처음 만들어졌고, 그 후 예종의 창릉을 비롯한 왕릉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순회세자의 순창원(順昌園), 인경왕후의 익릉(翼陵), 그리고 서오릉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숙종의 명릉(明陵), 정성왕후의 홍릉( 弘陵)이 차례로 조성되어 조선시대에는 5기의 능과 1기의 원이 조성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곳에 비교적 최근인 1969년에 영빈 이씨의 수경원(綏慶園)과 옥산부대빈 장씨의 대빈묘(大嬪墓)가 옮겨져 지금의 서오릉이 되었다고 합니다. 옥산부대빈 장씨는 그 유명한 장희빈입니다. 한 편의 역사 대하드라마가 펼쳐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다만 편하기 편한 숲길인데 막혀 있는 곳이 많아 아쉬웠습니다. 한 두 시간 정도면 충분히 산책할 수 있는 곳입니다. 주차를 하고 표를 산 다음 걷기 시작합니다. 폭염으로 숲길이 임시 폐쇄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폭설이나 폭우도 아니고 더워서 숲길을 막았다는 건 이해는 잘 안됩니다. 아마 동네 분들이 산책하시다가 사고날까 걱정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동구릉과 비슷하게 길은 아주 잘 꾸며두었습니다.

서오릉에서 가장 유명한 왕릉이라 할 수 있는 명릉이 바로 나옵니다. 숙종과 계비인 인헌왕후, 그리고 인원왕후의 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나중에 살펴볼 장희빈묘까지 하면 부인이 몇 명인겁니까? 숙종은 묘에서도 조용하지 못하실 것 같습니다.

재실과 재실 앞의 엄청 큰 은행나무가 압권입니다.

맹꽁이 서식지라고 하는데 소나무숲이 정말 압권입니다.

순창원은 왕릉이 아니라 아담합니다.

세조의 첫째 아들인 의경세자의 가짜묘인 경릉입니다. 묘 규모가 상당하네요. 

이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이 숲에서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는 대빈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장희빈의 묘지요. 경기도 광주에 있던 것을 1969년에 이곳으로 옮겼다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습니다. 아무튼 사랑했던 남편과는 제법 먼 거리에 있어 안타깝기도 하네요. 장희빈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역사의 주인공이죠.

창릉과 홍릉도 있는데 폭염으로 막아 두었습니다. 아쉽지만 여기서 원점 회귀합니다. 집 근처에 훨씬 규모가 큰 동구릉이 있어 다시 올 것 같지는 않는데, 그래도 근처라면 운동삼아 와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오실때 장희빈에 대해서 알아오시면 훨씬 감정이입도 되고 공부도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