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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락편지 136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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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 데뷔 30주년을 대표하는 3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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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30년 동안 이어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박노해 시인이 ‘30년을 해야 나만의 삶의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듯, 그 시간은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스며든 깊이이기도 합니다. 1995년 데뷔 이후 2025년까지,
김영하 작가는 그 30년을 전복적 상상력으로 채워 넣으며 자신의 세계를 묵묵히 쌓아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그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김영하 30/3 에디션』이 마침내 독자 앞에 도래했습니다.
이번 에디션은 지난 30년간 발표된 방대한 작품 가운데, 김영하 작가가 직접 검토하고 골라낸 작품만을 담은 ‘진짜 김영하’의 정수입니다. 『단편선』은 최근작인 「오직 두 사람」부터 등단작인 「거울에 대한 명상」까지 총 16편의 대표작을 발표 역순으로 수록했습니다. 작가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읽는 재미와 함께, 그의 특유의 맑고 날카로운 감각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빛의 제국』은 작가가 꼽은 ‘가장 자신다운’ 장편입니다. 그리스 비극의 문법을 빌려 한국 현대사의 실존을 더듬어가는 이 작품은, 김영하라는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축이 되어줍니다. 그리고 『산문선』은 소설가 이전의, 한 인간으로서의 김영하를 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에세이집입니다.
“독자가 부끄러워하지 않을 작가”로 살아가고 싶다는 그의 다짐처럼, 이번 에디션은 오래도록 김영하
작가를 읽어온 독자들에게 보내는 하나의 헌사이자, 소장할 만한 기록이 될 것입니다. 한국 문단의 경계를 꾸준히 확장해온 그의
독보적인 세계를, 이제 한 세트로 고스란히 소장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유리 (소설/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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