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잊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자꾸 떠오르는 날이 있습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 차마 하지
못했던 말, 돌이킬 수 없었던 아쉬운 선택들이 마치 먼지가 쌓인 오래된 상자처럼 불쑥 열려버리곤 하지요. 이미 끝난 일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속에선 자꾸만 되풀이되고 잊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선명해져 문득 괴로워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잘 사는
것’보다 ‘잘 잊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당히 잊으며 살아간다』는
94세 현직 의사인 후지이 히데코 씨가 삶의 복잡한 마음을 다독이며 전하는 71가지 인생 처방전을 담은 책입니다. 일곱 아이를
키운 워킹맘이자 오랜 시간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만나온 저자는 과거에 얽매여 현재를 놓치지 말고 미래에 대한 불안에 갇히지
말라는 단순하지만 깊은 조언을 전합니다. 잔소리도 억지도 아닌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묵직한 공감과 진심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곱씹게 만듭니다.
무언가를 완전히 잊는 일은 어려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적당히’ 흘려보내는 연습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오래 붙잡아 온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이 조용히 그 손을 놓을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