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리뷰] 대한민국 최초 임도를 걷다 《제2회 전국트래킹대회》
임도를 걷는 트래킹대회는 어떨까요? 행사 이름이 무척 긴데 대한민국 최초 임도 (1968) 제2회 전국 트래킹대회라는 행사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임도를 걷는 뜻깊은 행사입니다. 산과 트래킹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행사죠.
게다가 이 며느리고개는 저에게는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군 생활을 홍천에서 했는데 저는 포병 관측병으로 근무해서 이 며느리 고개 일대를 정말 수없이 걷고 또 걸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임도인지도 몰랐죠. 오늘 걸으면서 옛날 생각도 나기도 하고, 임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푸른 산림의 심장부, 강원도 홍천에서 특별한 대회가 열렸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 임도를 걷는 행사입니다. 단순한 걷기 대회를 넘어, 우리나라 산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직접 밟고 온 생생한 경험과,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임도의 중요성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생각보다 가깝고 길이 막히지 않아 아침 일찍 도착했습니다. 근처 식당에서 순대국으로 든든히 아침을 먹고 행사장에 도착. 아무래도 대중교통이 쉽지 않은 곳이라 홍천강변에서 대형 버스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했습니다. 저는 바로 행사장으로 갔고,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라 어렵지 않게 주차를 했습니다.
바로 입구에 며느리고개 안내도와 국내 최초의 임도임을 알리는 큰 안내석이 있어 인상적입니다. 그럼 잠깐 임도란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임도란, 한자로 수풀 임(林) 길 도(道)자를 씁니다. 간단히 말해 임산물의 반출과 산림의 경영, 관리를 위해 산 속에 개설한 도로를 뜻합니다. 누군가는 임시도로라고 하지만 그 역할과 의의는 단순한 길 이상입니다.
임도가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산림 경영과 생산성의 핵심 기반인 까닭입니다. 만약 임도가 없으면 풍부한 산림 자원을 경제적으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벌채한 목재를 효율적으로 운반하여 국산 목재 자급률을 높이고 임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더불어 나무 심기, 숲 가꾸기, 병해충 방제 등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산림 사업에 중장비가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여, 산림의 건강한 성장을 돕습니다. 임도가 꼭 필요한 이유죠.
재난 대응과 산림 보호의 생명선이 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산불이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임도는 산불 발생 시 소방 인력과 장비가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입니다. 또한, 임도 자체가 불길의 확산을 막는 방화선 역할을 하여 초기 진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기도 합니다. 더불어 산사태 등 재해 예방 및 복구에도 임도는 꼭 필요합니다. 집중 호우 시 산림 재해 발생 지역에 접근하여 신속한 복구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기반 시설입니다. 그래서 산림청에서 꾸준히 임도를 가꾸고 관리하는 것이죠.
더불어 임도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힐링 공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행사가 이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군 생활하며 올랐던 것과 직접적 비교는 힘들지만, 임도도 없는 산에 오른 것은 20대였던 군인에게도 정말 힘들고 위험한 일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임도가 있어, 보건·휴양 자원의 제공합니다. 아무래도 숲에 있다보나 작업에 꼭 필요한 차량말고는 일반 차량 통행이 적고 경관이 아름다운 임도는 숲속을 걷는 트레킹, 자전거 라이딩 등 국민들의 건강 증진과 심신의 힐링을 위한 최고의 공간이 됩니다.
홍천 임도의 경우 지역 사회 연결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임도를 통해 빙빙 돌아야 하는 길 대신, 임도 주변 산골 마을의 생활 인프라를 보완하고, 농·산촌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여 지역 사회의 활성화에도 기여합니다. 결국 임도는 산림을 단순히 보호하는 것을 넘어, 숲을 경영하고 활용하며 국민에게 숲을 돌려주는 역할을 수행하는 숲의 동맥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이번에 제가 걸었던 홍천 며느리고개 일원의 임도는 1968년에 개설된 대한민국 최초의 임도(도사곡임도)입니다. 임도의 발상지라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약 500여 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걷는 경험은 남달랐습니다. 참가비 만 원에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행사안내는 물론, 음료, 물, 떡, 그리고 기념품과 행사가 끝나고 푸짐한 경품 추첨도 있었습니다. 아마 저 말고는 거의 대부분 참가자들이 경품을 하나쯤은 가져가신 것 같습니다. 행사장 부근에 깨끗한 임시 화장실도 준비하고, 행사에 후원한 산림청을 비롯한 많은 곳의 부스도 마련되어 행사 분위기를 돋구웠습니다.
몇몇 귀빈분들의 인사와 개회선언, 축사에 이어 가볍게 몸을 풀고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온다가 갑자기 떨어져서 제법 추웠는데 걷다보니 체온이 올라 좋더군요.
번호표를 배낭에 붙이고, 출발선에 서자 가슴이 웅장해졌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걷는 길이 아니라, 산림 황폐화를 극복하고 푸른 산을 만들기 위해 선배 임업인들이 땀 흘렸던 한국 산림 녹화 역사의 현장이었습니다. 걷는 내내 바로 이 길이 대한민국 임도의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에 절로 숙연해지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트레킹 코스는 오염되지 않은 홍천의 청정 자연 그 자체였습니다. 맑은 계곡물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숲이 뿜ㅊj음 어내는 피톤치드가 온몸을 감쌌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곳만 약간 고도를 높였고,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의 임도는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편하게 조성되어 있어, 경쟁이 아닌, 말 그대로 자연과의 교감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슬슬 가을 단풍이 내려앉아 다채로운 색으로 변해가는 숲을 배경으로 걸으며 진정한 힐링을 경험했습니다.
참가자들의 밝은 얼굴을 보면서 임도가 가진 또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레저와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입니다. 임도는 비포장 구간과 포장 구간이 적절히 섞여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하고,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안전합니다. 이러한 임도를 활용한 트레킹 대회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홍천을 자연 속 힐링 스포츠 도시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주최측에서 곳곳에 안내요원을 배치했기에 임도에 안내판은 없었지만 전혀 길 찾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1, 2포스트는 임도였고, 작년과 달리 3, 4, 5포스트는 임도가 아닌 등산로로 약간 우회하도록 길을 만들어서 더욱 재미를 더했습니다. 조금 이른 시간이기는 한데, 2포스트가 넓고 쉬기 좋아서 여기서 점심도 먹었습니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하산이 아닌 원점복귀합니다. 하산하며 제가 근무했던 산 꼭대기 관측소가 보여 그 시절 추억에 잠깐 잠기기도 했습니다. 하산하니 엄청 다양한 경품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당첨되신 분들은 더욱 뜻깊은 추억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트레킹을 통해 임도가 단순히 산림청의 사업이 아니라, 삶과 안전, 그리고 행복에 직결된 국가 기반 시설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습니다. 산림을 건강하게 가꿔 깨끗한 물과 공기를 제공하고, 산불로부터 우리의 보금자리를 지키며,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힐링 공간이 되어주는 임도!
대한민국 임도의 시작점에서 걷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 임도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더 많은 국민이 숲길의 매력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걷기 좋은 계절, 여러분도 가까운 임도를 찾아 숲의 숨결을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