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리뷰]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 7
베르샤유 건축상은 2015년부터 현대 건축의 미학과 기능성, 그리고 문화적 기여를 기준으로 선정한다. 건축적으로 뛰어난 외관과 내부 공간은 물론, 지역의 유산과 공간의 의미를 반영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갖춘 박물관에 주어지는 의미 있는 평가다.
한국의 오디엄(Audeum), 파리의 그랑 팔레(Grand Palais), 인도네시아 사카 박물관(SAKA Museum), 노르웨이 쿤스트실로(Kunstsilo),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디리야 아트 퓨처스(Diriyah Art Futures), 미국의 클리블랜드 자연사 박물관(Cleveland Museum of Natural History), 미국 조슬린 아트 뮤지엄(Joslyn Art Museum)이다.
아름다움과 문학성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세계의 박물관 투어를 해 보자.
한국 오디움
오디움은 2024년 6월 5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구룡산 남쪽 자락에 지하 2층, 지상 5층에 연면적 22만4246㎡ 규모로 개관했다.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가 설계한 이 박물관은 1877년 유성기 발명 이후 150년간의 오디오 발전사를 집대성한 오디오 박물관이다.
박물관 외부는 알루미늄 파이프와 나무를 주요 소재로 사용해 자연의 빛과 바람, 향기, 소리 등 감각적 요소를 세세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구에는 사이프러스 목재를 사용해 향과 따뜻함을 담았고, 건물 전체가 악기처럼 작동하는 '멀티센서리' 구조다.
오디움의 내부 공간은 ▲수직으로 배열된 알루미늄 파이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광 ▲목재의 질감과 향이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이 공간 속에서 감각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구성은 시각·청각·촉각·후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총체예술(Gesamtkunstwerk)적 경험을 구현하며, 오디움이 지향해 온 공간 철학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인도네시아 사카 박물관
사카 박물관은 2024년 7월 발리 아야나 발리 조트 내에 문을 연 박물관으로, 발리 철학인 '기리 세가라(GIri segara)'를 건축으로 구현해 냈다. 기리 세가라는 산을 의미하는 '기리'와 바다를 의미하는 '세가라'가 협쳐진 단어로, 발리 전통 철학 개념인 '산과 바다의 신성한 균형'을 뜻한다.
사카 박물관은 신, 자연, 인간 사이의 조화로운 균형을 의미하는 발리 철학에 뿌리를 두고, 발리 전통 달력인 사카(Saka)에서 이름을 따왔다. 일본의 미쓰비시 지쇼 디자인이 설게한 박물관으로 경사진 지붕과 반사 수조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외관이 독특하다.
프랑스 그랑 팔레
유럽 최대 규모의 유리 천장을 갖춘 중앙홀은 면적 13,500㎡에 이르며 총 6,000여 톤의 강철과 200,000여 톤의 석재가 사용되었다. 1896년 찰스 기로 Charles Girault의 감독 아래 건축가 앙리 드글란 Henri Deglane, 알베르 루베 Albert Louvet, 알베르 토마 Albert Thomas가 각각 세 부분을 맡아 설계하여 1900년 완공하였다. 영국 런던의 수정궁에서 영감을 받아 철근과 유리를 주재료로 건축된 그랑 팔레는 고전주의 양식의 석조 전면과 아르누보 양식의 철재 마감을 조합한 소위 보자르 양식 Beaux-Arts architecture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1900년 완공 이후 각종 박람회와 앙리 마티스 회고전 등의 대규모 전시를 개최하다가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엔 군 병원으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에는 독일군의 주차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1993년 천장 파손으로 인해 재보수 공사를 시작하였고 2007년 일반에게 다시 개방되어 현재는 각종 전시를 개최하는 박물관으로 사용된다.
프랑스 파리 제8구 샹젤리제거리 중간에 위치한다. 에펠 탑·프티 팔레·알렉상드르 3세 다리와 함께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건립되었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과 가깝게 위치해 있으며 현재 시민박물관으로 사용되는 프티 팔레와 마주보고 있다.
노르웨이 쿤스트실로
쿤스트실로는 노르웨이 남부 도시 크리스티안산드 오데뢰야에 위치해 있고, 노르웨이의 건추가 아르네 코르스코와 스베레 오슬란이 1935년에 옛 곡물 저장고를 가장 혁신적인 예술 및 문화 체험 공간으로 리뉴얼한 곳이다. 건물 중앙에 위치한 1만 5000톤의 곡물을 보관하던 30개의 사일로가 특징이다. 또한 오래된 콘크리트에 남겨진 시간의 흔적을 디자인 요소로 사용해 거친 표면의 낡은 벽을 그대로 노출시킨 점도 인상적이다.
이 박물관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북유럽 모더니즘 컬렉션인 탕겐 컬렉션 과 쿤스트실로 상설 컬렉션이 소장되어 있다. 또한 국제 디지털 현대 미술, 특별전, 강연, 콘서트, 미식 체험, 워크숍, 연회장 및 이벤트 등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다리야 아트퓨처스
리야드에 위치한 디리야 아트 퓨처스(Diriyah Art Futures)는 스키아타렐라 아소시아티(Schiattarella Associati)가 설계한 현대 미술 허브로, 디지털 혁신과 나지드 지역의 전통,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조화롭게 결합한 박물관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앗투라이프(At-Turaif) 인근에 개관한 이 공간은 걸프 지역 최초의 디지털 아트 박물관이자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의 일환이다.
12,000제곱미터 규모의 이 박물관은 전시 공간, 스튜디오, 아티스트 레지던스, 연구실 등을 포함합니다. 건축 디자인은 나지드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와디 하니파 능선을 따라 수평으로 뻗은 볼륨과 그늘진 통로, 그리고 석재와 진흙 회반죽 같은 현지 자재를 사용했다. 지열 냉방, 빗물 재활용, 태양열 활용 최적화 등 지속가능성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내부는 리야드산 석재와 현대적인 무샤라비야 같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하 공간에는 철, 유리, 목재를 사용한 디지털 아트 연구실이 자리하고 있으며, 중앙의 "빛의 종"을 통해 자연광이 들어옵니다. 스키아타렐라 아소시아티의 디자인은 전통, 기하학, 혁신을 융합하여 문화적으로 뿌리내리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공간을 만들어낸다.
미국 클리블랜드 자연사박물관
오하이오 최대 규모의 자연사 박물관으로서, 375,000제곱피트가 넘는 신축 및 확장 공간과 2에이커 이상의 야외 관람 공간을 갖추고 전 세계 자연사 박물관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 기존의 연대기 및 학문 분야 중심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새롭게 탈바꿈한 박물관은 지구 생명에 대한 통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며 과거를 조명하고 모두가 더욱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록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건축 컨셉은 주변 수역과 자연 진화를 참조했으며, 특히 약 1만년 전 카야호가 밸리를 깍아 내린 빙하를 중심으로 한다. 유리섬유 철근 콘크리트는 가볍고 내구성 있는 소재를 선택해 외관의 흐르는 형태를 유지하면서 총 탄소발자국을 줄였다. 외관의 물방을 모양 구조물은 지붕에서 빗물을 자연 여과 바이오스웨일로 유도한다.
미국 오마하 조슬린 미술관
조슬린 미술관, 일반적으로 조슬린(Joslyn) 이라고 불리는 이 미술관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에 있는 미술관으로, 네브래스카주에서 가장 큰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은 1931년 사라 H. 조슬린(Sarah H. Joslyn) 의 주도로, 그녀의 남편이자 사업가였던 조지 A. 조슬린(George A. Joslyn)을 기리기 위해 개관했다. 개관 이후 여러 차례 확장 공사를 거쳤으며, 마지막 확장은 2024년에 완료되었다.
조슬린 미술관은 19세기와 20세기의 미국 및 유럽 미술, 서부 미국 미술, 중국 및 일본 미술, 그리고 현대 미술을 포함해 12,000점 이상의 소장품을 보유한 네브래스카주 유일의 종합적인 상설 컬렉션을 갖춘 미술관이다.
건물의 인상적인 아르데코 양식의 외관은 이집트 사원 , 아르데코 양식, 그리고 링컨에 있는 네브래스카 주 의사당에서 영감을 받았다. 기념관 건물은 조지아산 분홍색 대리석으로 지어졌으며, 내부에는 전 세계에서 가져온 38가지 종류의 대리석과 유럽 및 아프리카 전역에서 가져온 석재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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