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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예스24 인문 교양 위클리 레터입니다.
최근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가 신도시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말이 좋아 '이전'이지, 원도심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사실상
폐교죠. 제가 나고 자란 부산 영도는 1990년대까지 20만 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10만 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을 제 두눈으로 보고 싶어 설날 연휴에 모교를 찾았습니다. 텅 빈 교정, 건물 옆에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손떼가 묻었을
물품들이 폐기물로 대거 나와 있었습니다. 업라이트 피아노, 기숙사에서 쓰던 매트리스, 청소 도구 등등. 통계 지표로만 보던 '인구
절벽'이 제 삶의 궤적을 지우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학생들 웃음소리가 사라진 골목은 적막해졌고,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성장의 공식은 깨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의 부동산 가격은 점점 치솟고 있습니다. 현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죠. 사람이 귀해질수록,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더 빽빽하게 모여 살기를 갈망합니다.
소멸해가는 지방과 외곽의 공동화 현상은 안전한 중심지에 대한 집착을 낳고, 중심지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지는 추세입니다.
이런 현실은 대한민국만이 처한 상황은 아닙니다. 다른 나라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죠. 슈테판 클라인의 신간 『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에서 꼽는 위기 중 하나가 바로 '인구 감소 시대'입니다. 슈테판 클라인은 이 책에서, 지금 인류가 크나큰 위기에
빠졌지만 변화를 거부하는 뇌의 작동 방식때문에 난관에 봉착했다고 진단합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인구 감소 시대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 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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