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BTS 광화문 공연 수익은 넷플릭스만? 경제효과 냉정하게 살펴야

BTS 컴백 라이브를 앞두고 넷플릭스 독점 중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공적 공간에 행정력이 투입되는데 넷플릭스 가입자만 볼 수 있느냐, 지상파에서도 중계해야 하는 것 아니냐, 결국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버는 구조 아니냐는 것인데, 미디어 산업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조금 다른 시각을 정리해본다.
행정 비용 대비 경제효과를 냉정하게 비교해야 한다
경찰 6500명 투입, 지하철 무정차, 교통 통제 등에 대해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있다. 그런데 이번 공연의 경제효과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기준 최대 1조2000억원, IBK투자증권 분석으로는 앨범-투어-굿즈 포함 최소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종로-중구 호텔 예약률이 전년 대비 450% 급증했고, 외국인 관광객 평균 체류가 1주일로 늘어나고 있다. 인근 편의점은 주요 품목을 평소 대비 최대 300배 확대 준비했고, 5성급 호텔은 일찌감치 만실이다.
서울시가 15개 랜드마크에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7개 국어 환영문구를 표출하며 도시 전체를 하나의 체험형 관광 플랫폼으로 전환한 것은 '사적 특혜'가 아니라 도시 브랜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이 논리를 따르면 서울시가 허가해온 대규모 마라톤, 축제, 퍼레이드 등 교통 통제와 행정력이 수반되는 모든 도심 행사가 동일한 비판 대상이 되어야 한다. 왜 넷플릭스만? 행정 비용 투입의 정당성은 그것이 만들어내는 공적 가치의 총량으로 평가해야 한다.
지상파나 유튜브에 동시 중계 의무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다.
중계권은 공연 기획사와 중계 사업자 간의 사적 계약 영역이다. 장소 사용 허가에 콘텐츠 유통 경로를 조건으로 부과하는 것은 행정법상 부관의 정당성 문제를 야기한다. 더 중요한 것은, 넷플릭스가 막대한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오픈 커넥트 CDN, 3중 장애 복구 시스템 등 글로벌 인프라를 총동원하는 이유 자체가 독점적 중계권에 기반한 가입자 유치 효과 때문이라는 점이다.
지상파나 유튜브에 동시 중계를 의무화하면 넷플릭스의 투자 유인이 사라진다. 그러면 이 공연이 190개국에 동시 송출되는 글로벌 이벤트로 성립할 수 있었을까? 국내 시청 접근성을 위해 글로벌 도달 범위를 포기하자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그리고 프리미엄 콘텐츠라는 당위성도 사라진다.
시청 접근권 침해라는 프레이밍은 과잉이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의 월 구독료는 5500원이다. 국내 이용자가 1200만명을 넘어선 사실상의 보편적 미디어 플랫폼이다. 현장에서 약 26만명이 무료 관람하고, 온라인 시청에는 기존 구독자라면 추가 비용이 없다. 이것을 월드컵 전광판 중계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공영 스포츠 이벤트와 민간 주도의 음악 공연 간 성격 차이를 무시한 것이다.
공적 공간에서 열리는 행사의 시청 접근성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것을 보장하는 방식이 반드시 무료 중계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가 돈을 번다"는 프레이밍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논란에서 가장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재주는 한국이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번다'는 주장이다. 수익 구조를 정확히 보면 정반대다.
넷플릭스는 이번 공연에 막대한 중계권료를 하이브에 지불하고, 190개국 동시 송출을 위한 글로벌 CDN 인프라 비용, 기술 인력, 마케팅 비용을 자체 부담하고 있다. 망 이용대가 더 내야한다는 기사들만 봐도 명확하다. 넷플릭스 입장에서 이것은 단기적으로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대규모 투자이다. 넷플릭스 공동 CEO 테드 서랜도스도 라이브 이벤트가 총 시청 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반면 하이브는 넷플릭스로부터 중계권료를 수취하고, 이와 별도로 앨범 판매, 82회 월드투어 티켓 수익, 굿즈 판매, 협찬 수익을 가져간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투어만으로 매출 약 2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광화문 공연으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과 주가 효과까지 더해진다. 즉, 돈을 버는 쪽은 한국 기업인 하이브이고, 넷플릭스는 장기적 플랫폼 가치를 위해 자본을 투입하는 투자자 역할일 뿐이다.
오징어 게임처럼 IP 자체를 넷플릭스가 소유하는 경우와, 이번처럼 하이브가 IP를 보유한 채 넷플릭스에 중계권만 판매하는 경우는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둘을 동일한 프레임으로 묶어 "종속화"를 논하는 것은 산업의 실제 작동 방식을 오독하는 것이다. 미신적인 불안감으로 현상을 자꾸 왜곡하면 안된다.
이번 공연이 만들어내는 것의 총량을 봐야 한다
내일 전 세계 190개국 수천만 명이 경복궁과 광화문을 배경으로 한 BTS의 무대를 실시간으로 시청한다. 런던에 애비로드가 있다면, 서울에는 광화문이 글로벌 대중문화의 성지로 각인될 수 있는 기회다. 한국이 얻는 것은 K-콘텐츠가 실시간 글로벌 이벤트로 확장될 수 있다는 산업적 증명이고, 서울이 얻는 것은 행정 비용 이상의 도시 브랜드 가치다.
이 공연 자체를 시민 부재의 행정 특혜로만 바라보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놓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공적 공간의 사용이 공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은 다양하고, 무료 중계만이 공공성의 유일한 실현 방식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발전을 말하면서 규제나 근거 없는 배분 방식을 강제하는 것이 과연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정책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yhkim1981@sunmo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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