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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락편지 1397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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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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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형 외톨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은둔형 외톨이'는 사전적 의미로 정신적인 문제나 사회생활에
대한 스트레스 따위로 인해 사회적인 교류나 활동을 거부한 채 집 안에만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나만의 방』은
'히키코모리', '캐빈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이 증상을 보이는 한 열여섯 살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로 갑작스럽게 방 바깥으로 나갈 수 없게 된 주인공은 187일 동안 '나만의 방' 안에 유폐된 채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
나갑니다. 문턱을 넘는 간단한 일조차도 할 수 없게 된 자신에 대한 자괴감과 목을 조여오는 긴장, 혼란, 호흡 곤란으로 가득 찬
단절과 불안의 시간을 생생하게 따라가는 동안, 마치 저 자신이 은둔형 외톨이가 된 듯한 간접적인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의 감정과 불안, 공포와 위기감을 그대로 전달하는 1인칭 구어체의 소설은 남의 일기를 몰래 읽는 것처럼 흥미로우면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몰입감을 줍니다.
사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사회 시스템의 실패로 인해 발생한 이
집단적 증상을 개인의 게으름과 의지박약 탓으로 돌리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도
그러한 시선에 갇혀 자신을 스스로 비난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만의 방』은
은둔과 불안이라는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면서도 그 안에 갇힌 이의 마음을 섣불리 판단하거나 재단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를
이해하고 기다려 주는 가족의 사랑과 주변 사람들의 인내, 그리고 같은 아픔을 경험한 친구의 공감을 통해 회복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힘은 '왜 그럴까'를 묻기보다 '어떤 마음일까'를 함께 들여다보게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방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세상은 더욱 멀어지지만, 누군가의 진심 어린 기다림과 응원은 결국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불안과 고립을 경험하고 있는 본인은 물론, 그 곁에서 어떻게 손을 내밀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읽어야
할 작품입니다.
- 배승연 (청소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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