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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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엘리의 도시는 말한다]㊶리야드–국가전략이 설계한 사막의 메가도시

리야드 중심가의 스카이라인 야경. 사진 속 가장 높은 마천루는 킹덤센터다. / 사진 픽사베이
리야드 중심가의 스카이라인 야경. 사진 속 가장 높은 마천루는 킹덤센터다. / 사진 픽사베이

현대의 도시는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경제 전략의 최전선이다. 세계 각국은 도시 브랜드를 기반으로 투자 유치, 글로벌 인재 확보,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름’은 곧 ‘전략’이며, 도시 간 경쟁력의 상징적 신호로 기능한다. 본 연재는 글로벌 도시의 지명 유래를 통해 경제, 역사, 문화, 외교의 맥락을 통합적으로 조명하고, 독자에게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사막에 ‘정원들’이라는 이름을 붙인 도시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건 끝이 보이지 않는 황토빛 지면이다. 도시라기보다는 풍경에 가깝다. 그런데 그 한 가운데. 사람들은 이곳을 ‘리야드’ 즉 정원들이라고 불러왔다.

리야드 중심가의 스카이라인 야경. 사진 속 가장 높은 마천루는 킹덤센터다. / 사진 픽사베이 리야드 중심가의 스카이라인 야경. 사진 속 가장 높은 마천루는 킹덤센터다. / 사진 픽사베이

리야드(Riyadh)의 어원은 아랍어 '리야드(رياض)'에서 왔다. 정원들 혹은 푸른 초원들을 뜻하는 리야드의 단수형은 물이 고이고 생명이 머무는 땅을 뜻하는 라우다(روضة)다. 

사막 지역에 들어선 리야드. 사막에 정원이란 단어를 쓴 것이 얼마나 강렬한 대비인지, 그 자체로 이 도시는 이미 하나의 서사를 품고 있다.

과거의 리야드는 거대한 수도가 아니었다. 이슬람 이전에는 ‘하지르’라 불린 오아시스 마을이었고, 대추야자 숲과 물길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던 휴식처였다. 여러 개의 작은 녹지와 마을들이 흩어져 있다가, 18세기 성벽으로 하나의 도시로 묶이며 ‘정원들’이라는 이름이 정착된다.

이름은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도시가 스스로를 기억하는 방식이다. 리야드는 태생부터 ‘자원이 없는 사막’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관리된 생존의 공간이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석유는 리야드를 급격히 팽창시켰다. 그러나 빠른 성장만으로는 도시의 얼굴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리야드는 오랫동안 ‘행정 수도’, ‘보수적인 도시’라는 이미지에 머물렀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이 도시를 하나의 이야기로 묶는 언어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도시를 다시 설계한 것은 건물이 아니라 ‘전략’

리야드의 전환점은 명확하다.

사우디 비전 2030.

사우디는 석유 이후의 국가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도시를 전략의 전면에 올려놓았다. 리야드는 더 이상 행정 중심지가 아니라 국가 브랜드를 구현하는 메인 스테이지가 된다.

사우디에서 바라본 석양 / 사진 픽사베이

흥미로운 점은, 이 변화가 단순한 토목 공사나 이벤트 나열이 아니라는 것이다. 리야드는 처음부터 통합된 메시지로 움직였다. 리야드 메트로, 스포츠 볼리바드, 뉴 무라바 같은 메가 프로젝트들은 각각 교통, 여가, 주거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문장으로 묶여 있다.

“리야드는 미래를 실험하는 도시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이 들어온다. 원래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PricewaterhouseCoopers. 우리에게는 삼일회계법인(한국지사)으로 더 잘 알려진 PwC.는 단순히 사무실을 연 것이 아니라, 인재·제도·조직 설계를 통해 ‘지식 허브’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MRI를 찍어본 사람, 혹은 보청기를 착용한 사람이라면 더 유명한 Siemens는 1847년 베르너 폰 지멘스가 베를린에서 설립한 이래 유럽 최대 엔지니어링 회사로 성장했는데, 교통과 인프라를 통해 ‘스마트 시티’를 눈에 보이게 구현하며, 최근 리야드로 RHQ를 이전했다.

PepsiCo 같은 소비재 기업 또한 도시의 일상과 문화에 스며들며 리야드를 ‘살아 움직이는 시장’으로 만들고 있다.

이들은 각각 다른 역할을 하지만, 같은 방향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여기서 도시 브랜딩의 본질이 드러난다. 브랜드는 캠페인이 아니라 구조다. 부서별로 따로 움직이는 Silo 구조에서는 결코 이런 메시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리야드는 관광, 투자, 문화, 인프라를 따로 홍보하지 않았다. 하나의 세계관 아래에서 각 요소가 자기 역할을 수행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돈을 써서 이긴 도시’가 아니라, 방향을 맞춰서 설계한 도시가 된 것이다.

엑스포는 결과이고, 진짜 경쟁력은 ‘정렬’이다

2030 리야드 엑스포 유치는 이 모든 전략의 클라이맥스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엑스포 2030 유치 자료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엑스포 2030 유치 자료'에 포함된  장면 / 사진 리야드 엑스포 2030 조직위원회

엑스포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사우디가 이 거대한 국제 행사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화려한 건축물이 아니라 '우리는 이미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다. 도시, 기업, 국가 메시지가 하나로 정렬되어 있다는 신호 말이다.

이 지점에서 리야드는 우리에게 "도시는 과연 ‘예산의 문제’일까 아니면 ‘구조의 문제’일까?"와 같은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지역마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갈라지고, 부처마다 다른 언어를 쓰고, 전략은 문서에만 존재한다면 아무리 좋은 자원도 브랜드가 되지 않는다. 도시가 말을 하려면, 먼저 내부가 같은 문장을 써야 한다. 리야드는 사막 위에 미래를 그린 도시다. 하지만 진짜 인상적인 건 초고층 빌딩이 아니라, 국가 전략–도시 비전–기업 활동–시민 경험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리야드라는 도시는 ‘사막의 메가도시’가 아니라, 설계된 세계관을 가진 도시로 기억된다.

도시는 늘 말하고 있다. 다만 어떤 도시는 중구난방으로 떠들고, 어떤 도시는 한 문장으로 설득한다. 리야드는 후자를 선택했다. 사막 한가운데서 ‘정원들’이라 불리던 도시. 그 오래된 이름은 여전히 유효하다.

리야드는 오늘도 묻고 있다. 도시는 자라야 하는가, 아니면 설계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는 그 질문에 어떤 도시라고 답하고 있을까?

그들의 선택이 오늘의 리야드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labmoneta618@gmail.com 

※ 외부 기고는 콕스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장엘리 교수는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이자, 국립외교원/외교부  외래교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팅사 랩 모네타(Lab MoNETA) 대표 컨설턴트다. 방송 및 언론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그는 삼표그룹 홍보팀장을 역임했고, 한국경제TV, 내외경제TV, 아리랑TV 등에서 앵커 및 콘텐츠 기획자로 활약했다.

현재는 도시 기반의 경제 커뮤니케이션 전략, 스타트업 국제 진출 컨설팅, 글로벌 IR 피칭 등을 지원하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연결하는 실전형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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