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동물원에서 태어난 암컷 시베리아 호랑이 이호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노화로 인한 자연사로 추정되는
20살의 이호는 동물원 사육 환경에서는 꽤 장수한 편에 속합니다. 청주동물원은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였던 ‘갈비사자 바람이’를
구조하며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나이 든 전시 동물, 아픈 야생 동물을 치료하고 보호하는 데 목적을 둔 이곳은 국내 1호
거점동물원으로서 동물 복지를 위한 동물원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는
청주동물원에서 일하는 김정호 수의사의 기록입니다. 직접 구조했던 갈비사자 바람이, 오랜 시간 돌봐왔던 호랑이 이호를 비롯해 여러
동물의 사연을 담았습니다. 보호자 없는 동물들을 치료하기 위해 수의사가 된 저자가 청주동물원에서 보내온 시간들은 특별합니다.
상업적 이용이 없는 동물 보호 공간인 “생츄어리”에 대한 꿈, 동물에게 가하는 마취와 치료에 대한 고민 등, 동물을 위한 동물원을
만들기 위해 애쓰며 오랫동안 품어온 인간과 동물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동물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물을 구경거리가 아닌 동물 그 자체로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책은 무심코 방문해왔던 동물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모든 존재의 삶이 존중받는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