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음저협 감싼 문체부의 민낯…데이터 없이 저작권료 걷고 추정으로 분배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악저작권 징수 구조 논란에 대해 해명을 내놨다. 지상파는 브로미스(BROMIS) 시스템을 통해 실제 사용량 기반으로 정산하고,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는 큐시트를 제출하지 않아 관리비율을 일괄 적용받는다는 설명이다. 듣기엔 그럴싸하다. 그러나 이 해명은 핵심 질문을 교묘하게 비껴갔다.
문체부가 답한 질문은 "왜 PP와 지상파의 정산 방식이 다르냐"였다. 그러나 지금 업계가 묻고 있는 질문은 그게 아니다. 왜 음악 사용량과 무관하게 매출 기반으로 징수가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왜 권리관리 시스템 구축 비용을 이용자인 방송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가다. 문체부는 이 두 가지 질문에 단 한 줄도 답하지 않았다.
브로미스는 음악저작권 4개 단체와 일부 방송사가 공동 구축한 시스템이다. 문체부는 PP가 참여하려면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 논리는 시장 구조상 대단히 이례적이다. 저작권 관리 시스템은 권리자의 권리 보호와 정산 정확성을 위한 인프라다. 그 구축 비용을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건 권리관리 책임을 뒤집어 씌운 것이다. 쉽게 말해, 내 재산 지키는 CCTV 설치비를 옆집에 청구하는 격이다.
법원은 이미 이 구조의 허점을 짚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음악저작권협회가 PP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어떤 음악이 언제 어떻게 사용됐는지, 개별 저작물과 사용 시점, 횟수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입증 책임은 권리자에게 있다는 기본 법리를 재확인한 판결이다. 그런데도 문체부는 "큐시트를 안 냈으니 일괄 과금이 정당하다"는 논리를 여전히 붙들고 있다. 법원이 입증 책임의 원칙을 이미 확인했음에도, 행정 해석은 그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큐시트 미제출"을 징수 근거로 삼는 논리도 뒤집혀 있다. 권리 침해를 입증해야 할 주체는 권리자다. 이용자가 권리자 대신 입증 자료를 만들어줄 의무는 없다. 법원도 큐시트 미제출만으로 침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자료가 없으면 청구를 못 하는 게 맞다. 그런데 현행 구조는 자료가 없으니 일괄 과금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문체부가 용인하고 있는 징수 현실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야 한다. 지금 구조는 데이터 없는 징수에 데이터 없는 분배다. 지상파가 브로미스를 통해 실제 사용량을 일부 데이터화한다 해도, 전체 징수 구조는 여전히 매출 기반이다. 실제로 어떤 음악이 얼마나 쓰였는지와 무관하게 돈이 걷히고, 추정값으로 나눠진다. 이 구조에서 피해를 보는 건 사업자만이 아니다. 자신의 음악이 얼마나 쓰이는지, 그래서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창작자도 피해자다. 문체부가 창작자 보호를 내세운다면 이 구조부터 손봐야 한다.
문체부 해명의 진짜 문제는 방어적 태도에 있다. 구조적 문제를 지적받자 "PP가 참여 안 해서 그렇다"는 책임 떠넘기기로 응수했다. 브로미스는 이 구조의 일부를 기술적으로 보완하는 도구일 뿐, 징수 구조 자체를 바꾸지는 못한다. 참여 유도에 앞서 징수 근거부터 법리적으로 다듬는 것이 순서다. 브로미스는 해법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가리는 기술적 장치에 불과할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