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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는 책과 함께〉 인문 레터 제 283호

떠돌이 0 29
인문_Letter
[읽지 않고서야_제283호]


안녕하세요, 예스24 인문 교양 레터입니다.

7월 공기가 뜨거워질수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집니다. 요즘은 휴가철이 따로 없다고 해도 여전히 학생들은 7월이 방학이죠.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어쩔 수 없이 7~8월에 휴가를 써야 합니다. 엄마나 아빠가 아니라도 7~8월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둔 독자들이 많을 거예요. 산으로, 바다로, 혹은 익숙한 내 집에서 휴가를 보낼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집니다.
제게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는 한여름, 40도에 육박했을 때 오른 용문산 백운봉이었습니다. 젊음만 믿고 덤볐다가 온열 질환으로 죽을 뻔했거든요. 처음에는 계곡에서 물놀이 하려고 갔어요. 경기의 마테호른이라는 별명답게 백운봉은 멋졌고, 함께 간 친구들과 올라갈까, 하고 잘못된 선택을 해버린 거죠. 생각보다 산행 시간은 길어졌고, 거의 탈진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래도 죽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건, 가끔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이었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숲에서 머물면 견딜 만했습니다. 그날 산에서 만난 노란망태버섯, 쇠살모사 모두 일상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라 특별했죠. 쾌적한 실내에서 일하기와 더운 자연에서 놀기 중에 고르라면, 저는 망설이지 않고 후자를 택하겠습니다.
우리가 여행을 꿈꾸는 이유가 단지 쉬기 위해서만은 아닐 거예요. 소란스럽고 바쁜 일상에서는 듣기 힘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게 여행의 한 가지 목적 아닐까요. 백운봉에서 어떤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냐고 물으신다면, '역시 난 책이 좋아'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스마트폰 대신 자연 소리를 듣고, 숙소에서는 독서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행은 어떨까요?
좋은 책은 여행과 같습니다. 우리를 다른 공간으로, 낯선 장소로 안내합니다. 아직 여름 여행 목적지를 정하지 못했다면, 책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이번 인문 레터에서는 독자 분들의 휴가를 풍요롭게 만들 여행 인문학 책으로 채워봤습니다. - 규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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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는 책과 함께

유시민 작가의 '유럽도시기행' 시리즈 3편. 3편은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스본, 뽀르투 등 유럽의 서쪽 끝으로 향합니다.

대한민국의 전통과 현재성을 고민해온 노은주, 임형남 두 건축가의 답사기. 궁궐, 종묘, 문화재, 책방까지 매력적인 장소가 가득합니다.

여름은 바다죠. 대한민국에는 섬이 많습니다. 지리 선생님의 안내로 우리나라 섬 여행을 떠나봅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도시에도 찾아보면 근사한 근대 건축이 많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유홍준 관장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하이라이트만 모은 단 한 권의 책.

역사를 알고 실제 공간을 마주했을 때 더 많은 걸 볼 수 있습니다. 세계여행을 꿈꾼다면 이 거대한 지도책을 먼저 펼쳐 보시길 권합니다.

생각을 여는 이번 주의 문장

# 죽음의 수용소 이후 : “어떤 동물도 삶의 의미를 묻지 않습니다. 어떤 동물도 고통을 성취로 변화시키지 못해요. 인간만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인간이 갈 수 있는 최고봉에 다다른 것입니다.” --- p.84

# 사고외주 : 누구나 비슷한 AI를 쓰고, 같은 검색 도구를 사용하며, 거의 같은 속도로 답을 얻습니다. 사람이 해야 할 일을 AI 도구가 대신 해주니, 앞으로는 사람의 능력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누가 일을 하든 AI 도구를 이용하면 유사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어려운 일을 수행하거나 고민할 때 출발선이 이전보다 훨씬 평평해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실 결과는 평평하지 않습니다. 같은 AI 도구를 쓰는데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 사이의 차이는 갈수록 더 또렷해집니다. 그리고 인간의 본래 능력이 더욱 중요하게 드러납니다. --- p.32

# 토지 필사 노트 (친필 사인본) : 박경리 선생의 삶이 지난해서였을까요. 『토지』에서 ‘한’이나 ‘정’을 다루는 대목들은 유독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한 위로를 주는데 작가의 인간에 대한 통찰과 애정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토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한’이 지금의 내 고통을 깨끗하게 승화시켜 주는 느낌마저 받습니다. 또한 ‘정’을 나누는 구절에서는 가슴이 울렁이며 따스해지지요. --- p.111

# 엔시티피케이션 : 우리는 좀비 플랫폼의 시대를 살고 있다. 확인 사살을 마치고 대강 얕게 판 무덤에 처박혀야 했던 때를 한참 지나서까지 질질 끌며 남아 있는 플랫폼들. 이 좀비를 움직이는 힘은 절박함이다. 플랫폼 소유주의 절박함이 아니다. 그보다는 플랫폼 이용자와 사업자 고객의 절박함이다. 서로가 없으면 살 수 없고 서로를 잃지 않고는 이곳을 떠날 방법을 모르는 이들. --- p.77

# 알렉상드르 뒤마와 함께하는 여름 : 뒤마를 단순히 시대극 작가로만 치부하는 건 그의 작품이 가진 풍성한 진짜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그의 작품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메시지를 무시하는 일이다. --- p.166

예스24 인문교양 주목신간

언어학자 로버트 파우저의 신간. 문자의 탄생과 그 전파의 과정을 통해 문명사를 읽어냅니다.

철학자들의 사유를 자신의 경험과 일상의 에피소드에 자연스럽게 녹였습니다. 옛스러운 철학 개념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 설명한 철학 입문서.

왜 우리는 여전히 미움받기를 두려워하는가, 아들러 심리학으로 인간 관계의 본질을 꿰뚫습니다.

끝까지 살아남는 문장은, 인간의 체온이 담긴 개성있는 짧은 문장입니다. 유영만 교수의 짧은 문장 예찬론.

2026 인문 교양 하반기 기대작

2026년 상반기 인문 교양 화제작과 하반기 기대작을 소개합니다. 한정 제작 휴대용 선풍기, 피크닉 매트도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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