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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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엘리의 도시는 말한다]㉙대덕특구-실험을 멈추지 않는 과학의 도시

KAIST 정문 모습 / 사진 KAIST 홈페이지 갈무리
KAIST 정문 모습 / 사진 KAIST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의 도시는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경제 전략의 최전선이다. 세계 각국은 도시 브랜드를 기반으로 투자 유치, 글로벌 인재 확보,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름’은 곧 ‘전략’이며, 도시 간 경쟁력의 상징적 신호로 기능한다. 본 연재는 글로벌 도시의 지명 유래를 통해 경제, 역사, 문화, 외교의 맥락을 통합적으로 조명하고, 독자에게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지식의 도시로 들어가는 길

승용차로 서울에서 출발해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면, 성남을 지나 수원을 통과하고 오산과 천안을 넘는다. 서울IC에서 대덕특구까지 두 시간 남짓 걸린다. 길지 않은 여정이지만, 이 짧은 이동은 한국 산업사의 시간선을 따라 내려가는 여정처럼 느껴진다.

북대전IC를 빠져나오면 표지판이 바뀐다. ‘KAIST’, ‘ETRI’, ‘한국원자력연구원’, ‘KISTI’, ‘기초과학연구원(IBS)’. 국가의 두뇌라 불릴 만한 이름들이 도로 옆으로 나란히 서 있다. 그 순간, 도시의 공기가 달라진다.

대전은 행정의 도시이자, 동시에 과학이 살아 숨 쉬는 도시다. 나에게 이곳은 유난히 낯설고도 익숙한 이름이다.

 1974년부터 건설해 자리잡은 대덕연구단지 설립 당시 연구기관 배치도를 나타내는 이미지 / 사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물 자료 갈무리  1974년부터 건설해 자리잡은 대덕연구단지 설립 당시 연구기관 배치도를 나타내는 이미지 / 사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물 자료 갈무리

어린 시절, 아버지가 대전무역전시관(옛 엑스포 번영관) 현장에서 파견 근무를 하셨던 적이 있었다. KOTRA가 주관한 당시 현장은 새로운 시대의 기술과 건축이 교차하던 공간이었다.

아버지는 현장 관리·감독을 맡아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미래를 짓던 시절을 보내셨는데, 번영관이라 이름 지어진 그 전시관은 ‘기둥이 없는 혁신적 구조’로 주목받았고, 비가 와도 흔들림 없이 버티던 건물이었다. 그 시절의 대전은 산업의 도시이기보다, “꿈을 짓는 도시”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 ‘꿈 짓는 도시’의 심장부가 바로 대덕이었다.

이곳에서 국가는 과학을 실험했고, 도시의 구조는 곧 미래의 설계도가 되었다. 연구소와 캠퍼스, 실험실과 거리 사이에는 묘한 긴장과 호기심이 공존했다. 대덕은 단순히 연구기관들의 집합이 아니라, 한국이 ‘지식으로 국가를 짓는 방법’을 처음으로 실험한 공간이었다.

기술의 도시, 실험의 현장

대덕은 1990년대 이후 ‘대한민국의 연구개발 수도’로 불렸다.

KAIST, ETRI, KISTI, 원자력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등 국가 대표 연구기관이 모인 이곳은 한국 과학기술의 집약체였다.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한국형 원전, 인공태양 KSTAR, 누리호 등 이 모든 혁신의 출발점에는 대덕이 있었다.

1981년 1월 20일의 ETRI 모습. 당시 ETRI는 한국통신기술연구소와 전기기기시험연구소가 통합돼 만들어졌다. / 사진 ETRI 홈페이지 갈무리 1981년 1월 20일의 ETRI 모습. 당시 ETRI는 한국통신기술연구소와 전기기기시험연구소가 통합돼 만들어졌다. / 사진 ETRI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대덕은 단지 연구소의 집합체가 아니다. 도시는 점차 하나의 거대한 ‘실험공간’으로 변해 갔는데,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연구개발 중심지에서 기술사업화의 무대로 확대되었다. 산·학·연이 연결된 혁신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특구 내 기업들은 연구소에서 태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벤처 창업과 산업화를 추진했고, 그 결과 ICT, 반도체, 바이오, 에너지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대덕을 기반으로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이른바 ‘연구에서 산업으로’, 한국 과학기술의 구조적 전환이 대덕에서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실험의 현장은 언제나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2000년대 이후 젊은 연구 인력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며 대덕의 ‘두뇌 유출’이 심화되었다. 공공기관 중심의 폐쇄적 구조와 연구소와 시민 사회가 분리된 도시 설계는 대덕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과제였다.

오후 9시 이후 불이 꺼진 연구단지의 풍경은 ‘지식은 살아 있지만, 도시의 온도는 낮다’는 이중적 현실을 보여준다. 지식이 산업으로, 기술이 일상으로 이어지는 그 마지막 연결 고리가 여전히 부족했던 것이다.

브랜드가 된 과학, 도시가 된 지식

이제 ‘대덕’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그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이자, 신뢰의 언어다.

누군가 “대덕 출신 기술”, “대덕 연구소”라고 말하면 그 말 자체가 보증서처럼 작동한다.

‘대덕’은 과학기술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고, 그 자체로 한국의 연구개발 정체성을 담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의 무게는 언제나 다음 질문을 요구한다.

이 도시의 다음 50년은 무엇으로 증명할 것인가”

대덕의 성공은 아직 완결된 이야기가 아니다. 연구소 중심의 폐쇄적 구조, 젊은 인력의 수도권 유출, 상업과 문화 인프라의 부족, 행정의 분절성. 이 모든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럼에도 대덕의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이곳은 여전히 ‘실험을 멈추지 않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과학기술뿐 아니라, 도시가 어떻게 인간적 창의성과 혁신을 공존시킬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실험하는 공간이 바로 대덕이다.

KAIST 정문 모습 / 사진 KAIST 홈페이지 갈무리 KAIST 정문 모습 / 사진 KAIST 홈페이지 갈무리

도시란 결국 살아 있는 연구이며, 대덕은 그 증거다. 이곳에서 기술은 삶의 언어가 되었고, 실험은 산업이 되었다. 연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상이 곧 연구의 연장이고, 도시 전체가 실험의 무대다.

반세기 동안 대덕은 기술이 문화를 낳고, 연구가 산업을 만들며 성장해왔다. 그 과정에서 한 도시의 이름은 곧 ‘국가의 미래’를 상징하게 되었다.

그래서 ‘대덕’이라는 두 글자는 단지 연구의 공간을 넘어, 지식이 도시를 만들고, 도시가 다시 사람을 변화시키는 순환의 상징이 되었다. 과학의 목적은 이제 발명보다 ‘이해’에 있고, 도시의 역할은 건축이 아니라 ‘지식을 품는 방식’에 있다. 대덕은 그 질문에 스스로 답하며, 여전히 미래를 설계하는 도시라는 지위를 갖고 있다.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labmoneta618@gmail.com 

※ 외부 기고는 콕스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장엘리 교수는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이자, 국립외교원/외교부  외래교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팅사 랩 모네타(Lab MoNETA) 대표 컨설턴트다. 방송 및 언론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그는 삼표그룹 홍보팀장을 역임했고, 한국경제TV, 내외경제TV, 아리랑TV 등에서 앵커 및 콘텐츠 기획자로 활약했다.

현재는 도시 기반의 경제 커뮤니케이션 전략, 스타트업 국제 진출 컨설팅, 글로벌 IR 피칭 등을 지원하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연결하는 실전형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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