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타수] 트럼프 시대 시험대 오른 현대차와 기아

글로벌 미래차 시장을 둘러싼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된다.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가 시험대에 올랐다.
양 사는 미국 시장에서 전례 없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25% 부과와 전기차(EV) 세금감면 축소는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다. 2분기 실적 전망에 제동이 걸렸고, 하반기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월부터 수입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기존 재고 차량으로 단기 대응했다고 하지만, 재고 소진 후 관세 부담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5331억원, 기아는 3조4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1.8%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수익성 하락의 또 다른 원인은 미국 현지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다. 현지 생산이 아닌 전기차는 최대 7500달러의 세제 혜택에서 제외된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부터 멕시코에 30% 상호관세까지 예고했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까지 가격 경쟁력에 직접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한때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 가격 정책과 다양한 신차 공세로 실적을 견인해왔지만, 관세·감세 이중 악재로 인해 하반기 이후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업계에선 이미 미국 내 수익성 하락폭이 더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수출 실적은 감소세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수출의 3분의 2 이상이 관세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현지 생산 확대’와 ‘제품 믹스 전략’에 답이 있다고 조언한다.
2025년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메가플랜트 완공을 앞두고 있다. 연간 12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이 확보되면,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대다수 차량이 관세 부담을 비껴갈 수 있게 된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70%에 달하면 관세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쏟아져 나온다.
하이브리드·SUV 등 고마진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편, 더불어 신차 출시 가속화가 현실적 대응지침이라는 평가도 있다.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 일시적으로 가격 인상을 연기하고, 할인 마케팅을 병행하는 전술도 병행될 전망이다.
관건은 아직 완성차 업계의 재무 버퍼가 있는 상황이라 해도,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익성 훼손과 미국 시장 내 점유율 방어가 더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특히 부품 협력업체들의 피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결국 현대차·기아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미국발 관세·감세 이중고를 뚫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가속, 제품 포트폴리오 고도화, 유연한 마케팅이라는 복수의 생존전략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