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하루 전 나온 쿠팡 보상안에 이용자 불만 폭발

김범석 쿠팡 의장 / 사진 쿠팡

쿠팡이 국회 청문회 개최 하루 전 고객 1인당 최대 5만원 규모의 보상안을 발표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한 달 만의 결정이다. 하지만, 여행 지원금이나 럭셔리 제품 할인권 등 실제 필요가 있는지 의문인 혜택까지 지원금 항목에 포함해 논란이 소비자 불만만 가중한다. 사태를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쿠팡은 29일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 고객 신뢰를 복원하기 위해 1조6850억원 규모의 고객 보상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는 “쿠팡의 모든 임직원은 최근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고객에게 얼마나 큰 우려와 심려를 끼쳤는지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객을 위한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는 차원에서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쿠팡이 29일 발표한 정보유출 사고 관련 개인별 피해 보상안을 설명하는 표 / 사진 쿠팡

쿠팡은 내년 1월 15일부터 1조6850억원 상당의 구매이용권을 고객들에게 지급할 방침이다. 대상은 11월 말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3370만 계정의 고객이다. 와우 회원·일반회원 모두 똑같이 지급하며,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쿠팡의 탈퇴 고객도 포함된다. 향후 3370만 계정 고객에게 문자를 통해 구매이용권 사용을 순차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쿠팡이 제시한 보상안을 살펴보면, 고객들에게 로켓배송·로켓직구·판매자 로켓·마켓플레이스 쿠팡 전 상품 구매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캐시, 쿠팡이츠 5000원 이용권, 쿠팡트래블 2만원 상품권, 알럭스 2만원 상품권 등 총 5만원 규모다.

대상 고객은 1월 15일부터 쿠팡 앱에서 순차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며, 상품을 구매할 때 적용하면 된다. 기타 더 자세한 사항은 별도 공지 예정이다.

하지만, 쿠팡이 제시한 혜택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회원이 적지 않다. 

쿠팡 쇼핑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캐시(5000원)와 쿠팡이츠 이용권(5000원) 등은 누구든 쉽게 혜택을 볼 수 있는 혜택이다. 반면, 쿠팡트래블(여행 상품권)이나 알럭스(명품 상품권) 등은 사용처 자체가 제한적이라 불만을 살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쿠팡의 혜택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줄이어 나온다. 일부 이용자 글을 살펴보면 '5만원이 아니라 1만원 규모 아니냐. 내 개인정보 가치가 이정도 밖에 안되는지 몰랐다' '현금보상도 아니고 이용권을 주겠다는 것은 무슨 얘기냐' '이번 보상안을 보면서 쿠팡이 왜 처벌받아야 하는지 이해하게 됐다' 등 의견이 있다. 

한편, 쿠팡은 최근 정부와 사고 조사 결과와 관련해 각을 세웠다. 정부는 과기정통부 부총리를 팀장으로 하는 민관 합동조사단을 운영 중인데, 쿠팡은 정부의 조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사고 조사 및 처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국회는 30일부터 31일까지 쿠팡의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 자리에 또다시 불출석할 전망이다. 17일에도 불출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