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타수] SKT 사건 또 제재? 소비자원 중복·뒷북 분쟁조정 해야하나

한국소비자원이 SK텔레콤(SKT)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집단분쟁조정에 나섰다. 하만 SKT가 이미 대규모 자체 보상책을 시행 중인 상황에서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1일 SKT 유심 해킹 사고 관련 집단분쟁조정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소비자 58명이 5월 9일 손해배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당초 6월 30일 여러 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절차 개시를 보류했다가, 7월 4일 과기정통부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 발표 후 심의를 재개했다.
위원회는 피해 소비자가 50명 이상이고 쟁점이 공통되어 집단분쟁조정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9월 26일까지 절차 개시를 공고하며, 사업자가 조정결정을 수락하면 조정 참가 신청을 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일괄 보상받을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SKT가 이미 선제적으로 대규모 보상에 나선 상황이라는 점이다. SKT는 7월 4일 조사 결과 발표 직후 'SKT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회사는 향후 5년간 7000억원을 투자하는 '정보보호혁신안'과 함께 2400만 고객을 대상으로 한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내놨다. 8월 통신요금 할인, 연말까지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확대 등이 포함됐다. 해지 고객에 대한 위약금 면제 조치도 이미 시행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이 중복 규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과기정통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통위의 처벌과 함께 SKT는 자체 보상을 했다. 그런데 또 다른 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독 SKT 사건에 너무 많은 기관이 규제하고 있다"며 "다른 정보유출 사고에서 이런 중복 적용 사례가 있었나 의문이며, 얼마나 더 제재를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SKT가 받은 개인정보위의 1348억원 규모 과징금 자체가 과도하며, 이는 형평성을 비추어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를 들어, 구글이 행태정보 무단 수집으로 받은 과징금은 692억원, SGI서울보증보험이 13TB 규모 개인신용정보 유출로 받은 처분은 최대 50억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김승주 고려대 교수는 최근 SNS를 통해 "과징금은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도 형평성이 맞아야 하고, 국내 기업들끼리 비교해도 일관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그 기준을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어찌됐든 정부 기관이 집단분쟁조정을 시작한다고 발표했으니, 행정 절차에 따라 관련 내용이 진행이 될 것이다. 다만, 유관 기관이라는 입장만으로 너도 나도 SKT 때리기에 동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앞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이 나올 때마다 SKT가 받은 처벌과 같은 기준으로 처벌하는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