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공짜폰'…휴대폰 구매는 '정보전'

(콕스뉴스 이진 기자)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삼성전자 신형 스마트폰을 구매하려고 매장을 방문했다는 한 고객이 200만원이 넘는 갤럭시Z 폴드7을 10만원에 구입하고 싶다고 요구했다. A씨는 판매 가격을 안내했지만, 이 고객은 단통법이 끝났는데 '왜 이렇게 비싸게 파냐'며 화를 내며 매장을 나갔다"
A씨 사례에 나온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은 2025년 7월 22일 법 제정 1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해당 법은 휴대전화 등 기기의 유통 구조를 개선해 국민이 받는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지만, 갖가지 부작용으로 폐기됐다.
단통법은 국내 어느 지역에서 휴대전화를 구입하든 상관없이 정해진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정한 법이다. 이통3사는 휴대폰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보조금을 사전에 '공시'하고, 판매점은 보조금 총액의 15%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 보조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
단통법이 폐지된 현재는 최대로 줄 수 있는 보조금 상한액 자체가 없다.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얼마를 주든 법을 어기는 것이 아니다. 일부 성지점(불법 보조금을 지급하는 업체를 일컫는 말)의 불법 행위가 이제는 합법화 됐다는 말이다.
다만, 단통법이 사라졌다고 해서 휴대폰 구매비까지 덩달이 싸지는 것은 아니다. 휴대폰 판매점에 가서 '싸게 해달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거래가 성사될 수 없다.
이통사는 휴대전화와 통신서비스를 결합 판매한다. 휴대전화 가격은 '출고가'가 정해져 있고, 제품 구매자는 통신서비스에 가입하는 조건으로 지급되는 보조금을 통해 단말기 구매비를 절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0만원인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월 10만원의 통신서비스를 24개월간 이용할 때 보조금으로 50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즉 단말기 보조금으로 받은 50만원을 제외한 150만원을 할부원금으로 2년간 납부하고, 추가로 10만원짜리 통신 요금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은 이통사의 마케팅 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이통사는 보통 가입자를 대거 모집해야 할 사정이 있을 때 혹은 경쟁사의 가입자를 뺏아오고자 할 때 보조금 규모를 늘린다. 예전같으면 단통법 때문에 최대 지급할 수 있는 보조금의 상한액이 정해져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제약이 없다.
스팟성 보조금 정책도 가용할 수 있다. 하루 혹은 반나절 동안 반짝 가입자 확보를 위해 보조금을 대거 풀 수도 있다. 물론 전국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고, 일부 업체를 동원할 수 있다. 다시말해, 휴대전화를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라면 정보 습득 능력이 필수다. 언제 어떻게 보조금이 풀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통신서비스를 약정 기한 낸 해지할 때 발생하는 위약금이다. 현재는 10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6개월간 의무 사용할 때 최대 보조금을 지급하는 식인데, 이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 기간을 채우지 못할 때는 당연히 혜택을 본 만큼의 보조금 중 일부를 토해낼 수 있는 만큼 사전에 위약금 규모를 확인해 봐야 한다.
이통3사의 보조금 경쟁은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고가 요금제와 신형 스마트폰 중심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저가 요금제와 싼 단말기 구매 희망 고객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
알뜰폰 업계는 이통사가 집중하지 않는 리치 마켓 공략을 위한 새로운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이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시장에 더 다양한 단말기 유통이 필요하고, 저가 요금제 설계를 통한 가입자 유입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중고폰 업계의 활약도 관전 포인트다. 고가 단말기의 유통이 더욱 활성화된다는 것은 기존에 사용하던 단말기의 유통량이 늘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K포렌식컴퍼니(지금이레이저), 민팃 등 업체의 '데이터 완전 삭제'(안티 포렌식) 서비스를 활용해 중고 단말기기 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하게 완전히 삭제하는 등 중고폰 판매의 데이터 유출 우려를 해소하는 노력으로 시장 확산을 노릴 수 있다.
휴대폰 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이 사라졌다고 해서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공짜에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는 싸게 판매하는 업체를 발품들여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중고폰 시장과 알뜰폰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