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향 전기차 축소 포드, 9.6조 규모 LG엔솔 배터리 계약 해지

미국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과 체결한 9조6000억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정책 환경 변화가 양사간 계약 해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7일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통해 포드와 체결한 9조603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 거래 상대방의 해지 통보로 종료됐다고 밝혔다. 해지 규모는 LG에너지솔루션 최근 매출액의 28.5%에 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10월 15일 발표를 통해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간 75GWh 용량의 배터리를 포드에 공급하기로 했다. 포드가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의 제품을 넣기로 했고, 제품 제조는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
포드의 계약 해지는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전기차 캐즘’ 장기화 속에서 일부 전기차 모델 생산 중단을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보조금·환경 규제 등 전기차 정책 기조가 조정되면서 포드가 전동화 속도를 재조정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라인업부터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일 고객과 맺은 빅딜이 한꺼번에 사라지며 중단기 매출 가시성이 흔들리고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다만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LFP·원통형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온 만큼, 신규 수주와 증설 조정 등을 통해 공장 가동률과 수익성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포드가 일부 모델 생산을 중단하며 전반적인 배터리 공급망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한국 기업 대신 CATL 등 중국계 LFP 기술과 합작 프로젝트를 병행해온 포드의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유럽·북미를 중심으로 벤츠 등 다른 완성차와의 장기 계약과 LFP 신규 수주를 확대하며 ‘포드 공백’ 메우기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