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 /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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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엘리의 도시는 말한다]㊵도하–자본과 스포츠가 결합한 新 경제도시

트랙 위를 달리는 페라리 F1 머신 모습 / 사진 픽사베이
트랙 위를 달리는 페라리 F1 머신 모습 / 사진 픽사베이

현대의 도시는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경제 전략의 최전선이다. 세계 각국은 도시 브랜드를 기반으로 투자 유치, 글로벌 인재 확보,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름’은 곧 ‘전략’이며, 도시 간 경쟁력의 상징적 신호로 기능한다. 본 연재는 글로벌 도시의 지명 유래를 통해 경제, 역사, 문화, 외교의 맥락을 통합적으로 조명하고, 독자에게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의외로 ‘나무’에서 시작된 이름

도하(Doha)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사람들은 초고층 빌딩이나 석유, 혹은 월드컵과 F1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 도시의 출발점은 놀랍게도 ‘나무’다. 도하의 이름은 아랍어 “الدوحة(ad-Dawhah)”에서 왔는데, ‘큰 나무’ 혹은 ‘둥지 나무’를 뜻한다. 

도하에 정박 중인 요트 모습 / 사진 픽사베이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 지역이 작은 어업 마을이던 시절 바닷가 근처에 서 있던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사막과 바다 사이에 그 나무는 그늘이었고, 약속 장소였으며, 방향을 가늠하는 이정표였다. 도시는 그렇게 하나의 자연물 주변에서 숨을 쉬기 시작했다.

1825년, 이곳은 ‘알비다(Al-Bida)’라는 이름으로 처음 기록된다. 이후 사람들은 점점 이 마을을 ‘도하’라 부르기 시작했고, 그 이름은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나무는 결국 사라졌지만, 이름은 남았다.

흥미로운 건, 이 이름이 오늘날 도하의 정체성과 묘하게 겹친다는 점이다. 도하는 여전히 ‘둥지’처럼 자본과 사람, 이벤트를 끌어모은다. 과거엔 어부들이 모여들었고, 지금은 글로벌 자본과 스포츠 산업이 이 도시에 둥지를 튼다. 

도시의 이름은, 그 도시가 무엇을 끌어안고 살아왔는지를 은근히 고백한다. 이 대비가 도하를 흥미롭게 만든다. 모래와 바다 사이, 나무 한 그루에서 출발한 도시는 이제 계획 도시의 교과서처럼 움직인다. 자연에서 출발했지만, 감성보다는 전략을 택했다.

도하는 ‘우연히 커진 도시’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설계된 도시’다. 그리고 그 의도는 분명하다. 자본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고, 세계의 시선이 반복적으로 찾아오게 만드는 구조. 나무 아래 모이던 사람들이, 이제는 경기장과 서킷, 금융 지구로 모인다.

자본은 건물을 짓고, 도시는 무대를 만든다

도하의 화려한 야경 / 사진 픽사베이

도하의 스카이라인은 짧은 시간에 완성됐다. 이 도시는 오래된 골목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도시가 아니다. 대신, 미래를 먼저 그려놓고 그 위에 현재를 얹었다. 웨스트베이의 고층 빌딩들은 단순한 사무 공간이 아니라, 카타르가 세계 자본에게 보내는 신호다. 

“우리는 준비돼 있다”

금융, 항공, 에너지 기업들이 이 도시에 사무소를 여는 이유는 세금 혜택이나 인프라 때문만이 아니다. 도하는 자본이 ‘보여지기 좋은 도시’다. 무대 조명처럼 반짝이는 도시 구조는 투자자에게 안정감과 상징성을 동시에 준다.

하지만 도하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 도시는 건물만으로는 기억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이벤트’다. 월드컵이 그랬고, 이제는 스포츠 메가 이벤트들이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스포츠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국가 브랜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도구다. 

도하는 경기장을 도시 외곽에 흩뿌리지 않았다. 교통, 숙박, 미디어 동선을 계산해 하나의 거대한 쇼처럼 설계했다. 관람객은 경기를 보러 왔다가 도시를 경험하고, 도시를 기억한 채 떠난다.

도하에 위치한 인공섬 모습 / 사진 픽사베이 도하에 위치한 인공섬 모습 / 사진 픽사베이

자본의 관점에서 보면, 도하는 하나의 포트폴리오 같다. 에너지 수익을 기반으로 하되, 그 돈이 ‘움직이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금융 지구는 낮에 작동하고, 스포츠와 문화 이벤트는 밤에 도시를 활성화한다. 도하는 낮과 밤 모두를 전략적으로 사용한다.

이 점에서 도하는 중동의 다른 도시들과 미묘하게 다르다. 과시가 아니라 반복 노출, 일회성이 아니라 시즌제이며, 도시가 하나의 콘텐츠처럼 운영된다.

F1, 밤의 서킷에서 완성되는 도시의 얼굴

도하의 이 전략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 바로 루사일 인터내셔널 서킷이다. 도심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 나타나는 이 서킷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다. 루사일은 F1 카타르 그랑프리가 열리는 무대이자, 도하가 세계에 자신을 각인시키는 장치다. 총 길이 5.418km의 트랙에서 펼쳐지는 레이스는 야간에 열린다.

사막의 낮 대신 밤을 선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강렬한 조명 아래에서 서킷은 하나의 빛나는 선이 되고, 그 선은 곧 도하의 실루엣이 된다. 이 서킷은 2004년 모토GP로 첫 레이스를 치른 뒤, 2021년 F1에 데뷔했다. 그리고 2023년부터는 10년 장기 계약으로 F1 일정에 정착했다.

트랙 위를 달리는 페라리 F1 머신 모습 / 사진 픽사베이 트랙 위를 달리는 페라리 F1 머신 모습 / 사진 픽사베이

사막이라는 환경은 새로운 문제를 던졌고, 도하는 기술로 답했다. 모래 유입을 막기 위한 인조 잔디, 대형 조명 시스템, 야간 레이스에 최적화된 운영에 이르기까지 준비했다.

2025년 시즌 카타르 그랑프리는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렸고, 맥스 버스타펜이 오스카 피아스트리를 제치고 우승하며 타이틀 경쟁을 아부다비로 끌고 갔다. 카를로스 사인스, 랜도 노리스까지 이어진 결과는 레이스의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이 경기 하나로 도하는 단순한 개최 도시가 아니라, 시즌 서사의 한 장면이 된다.

티켓 가격 또한 이 도시의 성격을 보여준다. 일반 입장부터 그랜드스탠드, 그리고 VIP 호스피탈리티까지, 가격대는 17만원대에서 600만원대까지 폭넓다. 도하는 모든 관객을 같은 자리에 앉히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자본과 취향에 맞는 ‘관람 방식’을 제공한다. 이것이 도하의 방식이다.

도시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나는 속도를 팔지 않는다. 속도를 바라보는 경험을 판다.”

읽고 나면, 도하는 더 이상 낯선 중동의 도시가 아니다. 나무 한 그루에서 시작해, 자본과 스포츠로 자신을 설계한 도시. 밤의 서킷 위를 질주하는 머신처럼, 도하는 지금도 미래를 향해 정확한 레이싱 라인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라인을 직접 보고 싶어진다. 관중석 어딘가에 앉아, 이 도시가 어떻게 달리는지를…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labmoneta618@gmail.com 

※ 외부 기고는 콕스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장엘리 교수는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이자, 국립외교원/외교부  외래교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팅사 랩 모네타(Lab MoNETA) 대표 컨설턴트다. 방송 및 언론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그는 삼표그룹 홍보팀장을 역임했고, 한국경제TV, 내외경제TV, 아리랑TV 등에서 앵커 및 콘텐츠 기획자로 활약했다.

현재는 도시 기반의 경제 커뮤니케이션 전략, 스타트업 국제 진출 컨설팅, 글로벌 IR 피칭 등을 지원하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연결하는 실전형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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