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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저협 횡포 바로잡기]⑤저작권 침해 리스트도 없는 포괄 징수…그 수익 어디로?

음저협은 2024년 저작권료로 4365억원을 징수했고, 4000억원을 분배했다. 즉 365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라 할 수 있다. / 사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음저협은 2024년 저작권료로 4365억원을 징수했고, 4000억원을 분배했다. 즉 365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라 할 수 있다. / 사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음저협은 2024년 저작권료로 4365억원을 징수했고, 4000억원을 분배했다. 즉 365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라 할 수 있다. / 사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십 수년간 방송사업자들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음악사용료를 포괄 징수해 온 관행을 두고, 그 징수액이 실제 창작자들에게 어떻게, 얼마나 배분됐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준 제시와 법원의 판결이 잇따르면서, 이제 논란은 ‘징수 방식의 적법성’을 넘어 ‘징수된 돈의 행방과 배분의 투명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방송사업매출액 기반 ‘리스트 없는 징수’ 십 수년 이어져

음저협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상대로 ▲매출액 기준 ▲조정계수 ▲징수요율 ▲관리비율 등을 적용해 음악사용료를 산정해 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개별 음악 사용 리스트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사업매출액을 기준으로 포괄적인 징수가 관행처럼 이뤄져 왔다는 점이다.

법원은 최근 판결에서 “어떤 음악저작물이 어떤 프로그램에서 어느 범위로 사용됐는지에 대한 구체적 특정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실제 사용 내역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정된 징수액이 존재해 왔음을 전제로 한 판단으로 읽힌다.

징수된 돈은 창작자에게 갔나?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리스트 없이 징수된 포괄 사용료는, 과연 실제 창작자들에게 배분됐을까다.

저작권 사용료 배분의 전제는 ‘누가, 어떤 저작물을, 얼마나 사용했는지’에 대한 확인이다. 그러나 사용 리스트가 부재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수된 금액이라면, 그 배분 역시 추정·비례·내부 기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실제 사용과 무관한 배분”이라는 구조적 의문으로 이어진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십 수년간 매출액 기준으로 걷힌 막대한 포괄 징수액 중, 실제로 어느 정도가 해당 방송에서 사용된 창작자에게 돌아갔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결국 누구의 음악인지 모르는 돈이, 누구에게 갔는지도 모르는 구조가 유지돼 온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정위·법원 판단이 던진 공통의 메시지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신탁 관리하는 음악에 한해서만 징수가 가능하다”는 기준을 밝혔다. 이는 관리하지 않는 음악에 대한 징수·배분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원칙을 의미한다.

법원 역시 개별 사용 사실과 손해 산정의 객관성이 입증되지 않은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판단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지점은 분명하다. 검증 없는 포괄 징수는 징수의 정당성 뿐만 아니라 배분의 정당성까지 흔든다는 것이다.

음저협의 저작권료 징수는 창작자 보호인가 아니면 징수 구조의 보호인가

음저협은 그간 창작자 보호를 징수 구조의 명분으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실제 사용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금액이 창작자에게 공정하게 배분됐는지 설명할 수 없다면, 그 명분은 오히려 창작자를 방패로 한 구조 보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사전 저작권 처리가 완료된 음악이나 자체 제작 음악까지 포괄 징수 대상에 포함됐다는 지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해당 금액이 어떤 창작자에게 어떤 근거로 배분됐는지에 대한 공개적 설명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제는 ‘징수했느냐’가 아니라 ‘어디로 갔느냐’의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더 이상 개별 분쟁이나 일부 PP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십 수년간 누적된 포괄 징수 구조라면, 그 규모 역시 적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정위와 법원의 판단으로 징수 방식의 한계는 드러났다”며 “이제는 그동안 리스트 없이 걷힌 돈이 실제 창작자에게 어떻게 배분됐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투명했는지에 대한 설명 책임이 남았다”고 말했다.

남은 질문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음저협이 저작권이 침해당했다고 밝힌 리스트 없이 징수된 음원사용료는 어떤 기준으로 배분이 됐을까. 실제 사용되지 않은 음악에 대한 징수액은 누구에게 귀속됐을까. 창작자는 자신의 음악이 사용되지 않았는데도 배분을 받았을까. 혹은 사용됐는데도 받지 못했을까.

공정위의 기준 제시와 법원의 판결은 음원 저작권료 관행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는 출발점일 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십 수년간 유지돼 온 음저협의 징수·배분 구조 전반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설명이다.

창작자를 위한다는 명분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서라도 음저협인 그동안 징수받은 재화가 어디로 갔는지 그 질문에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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