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의 오늘의 정리]⑩정리를 새해 목표로 세워 보자

정리수납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독자들을 위해 정리수납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정리가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는 정리수납의 기본 원칙부터 공간별 실용적인 정리법까지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올해는 운동 좀 꾸준히 해보려고요.” “영어 공부 다시 시작하려고요.”
새해 목표로 세웠던 일들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1월이 지나갔다. 2월도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10일이다. 더 늦기 전에 설 연휴를 앞둔 지금 새해 목표로 ‘정리’를 넣어보면 어떨까?
“이번엔 집 좀 깔끔하게 유지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정리는 늘 목표 목록의 뒤쪽에 놓인다. 상대적으로 급하지 않고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으며, 하루쯤 미뤄도 큰일이 나지 않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작심삼일의 대상이 되기 가장 쉬운 목표이기도 하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리는 운동이나 다이어트, 공부와 꽤 닮아있다.
첫째,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정리를 ‘한 번의’ 이벤트처럼 생각한다. 어느 날 하루 잡아 싹 치우면 끝나는 일, 마음먹고 한 번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렇게 한 정리는 오래가지 않는다. 운동을 하루 몰아서 한다고 체력이 생기지 않듯, 정리도 습관이 되지 않으면 다시 흐트러진다.
정리는 물건을 다루는 기술이기 전에, 반복되는 선택의 문제다. 오늘도 입은 옷을 다시 옷걸이에 걸 것인가, 택배 상자를 바로 분리할 것인가, 필요 없는 물건을 ‘일단’ 쌓아둘 것인가, 아니면 멈출 것인가. 이 작은 선택들이 쌓여 공간의 상태를 만든다.
둘째, 목표 없는 정리는 오래가지 않는다. 운동을 하더라도 구체적인 목표 없이 헬스장에 가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진다. 정리도 마찬가지다.
“집을 좀 깔끔하게 하고 싶다”는 말은 방향이 없다. 대신 이렇게 물어보면 정리가 현실이 된다. 아침 준비 시간을 줄이고 싶은가. 퇴근 후 쉬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가. 청소 시간을 줄이고 싶은가. 이사를 대비해 짐을 줄이고 싶은가.
정리의 목표는 ‘예쁘게’가 아니라 ‘편하게’에 가깝다. 어떤 불편을 줄이고 싶은지가 정해지면, 정리는 그때부터 구체적인 행동이 된다. 다이어트는 내 몸을 관리하는 일이고, 공부는 내 시간을 관리하는 일이라면, 정리는 내가 사는 환경을 관리하는 일이다.
흥미로운 건, 환경이 바뀌면 다른 목표들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정리된 공간에서는 운동 매트를 펴는 일이 쉬워지고, 책상이 정돈되면 책을 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든다. 반대로 어수선한 공간은 의지를 소모시킨다. 시작하기 전에 이미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정리는 다른 목표를 밀어주는 조용한 기반이 된다.
작게 시작해도 충분하다. 새해 정리는 거창하게 집 전체를 한 번에 바꿀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면 된다. 서랍 하나, 옷장 한 칸, 현관 신발 몇 켤레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완성’이 아니라 ‘유지 가능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 정리한 공간이 내일도 그대로 유지된다면, 그건 이미 작심삼일을 넘긴 정리다.
새해 목표 목록에 정리를 넣는다면, 정리를 대단한 결심으로 올려두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렇게 적어보면 어떨까.
“나는 올해 내가 쓰는 것만 관리하며 살기로 한다”
이 문장은 물건뿐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에도 적용된다. 정리는 버리는 기술이 아니라, 남길 것을 분명히 하는 연습이기 때문이다.
※ 외부 기고는 콕스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지현 컨설턴트는 정리수납 전문 스타트업 '룸핏(RoomFiT)'을 운영하며 가정, 사무실, 공방 등의 정리수납 컨설팅과 기업, 단체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