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소프트뱅크 ‘빚투’ 버블 vs 베터…오픈AI 투자 400억달러 브리지론 추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달러화 차입에 나섰다.
최근 블룸버그,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소프트뱅크는 오픈AI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최대 400억달러 규모의 브리지론을 추진 중이다. 이 대출은 만기 12개월의 단기 차입 구조로, JP모건체이스 등 4개 글로벌 금융기관이 주선 역할을 맡고 있다. 협상은 현재 진행 중이며 최종 조건은 변동될 수 있다.
이번 차입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공공연히 밝혀온 ‘AI 패권’ 야망을 뒷받침하는 결정타로 해석할 수 있다. 손 회장은 “범용인공지능(AGI)을 통해 인류 전체에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오픈AI 비전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오픈AI에 누적 300억~400억달러 규모를 투자해 지분 약 11%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다음으로 큰 외부 주주 지위다. 2025년 12월 기준으로 346억달러를 투입한 데 이어 올해 추가 약정분을 집행 중이며, 일부 자금은 오픈AI·오라클과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로 흘러간다. 이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는 미국 내 GPU 수만 대 규모로, 학습 인프라 경쟁의 핵심이다.
소프트뱅크의 이번 행보는 ‘빚투’ 전략의 전형이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레버리지 투자가 글로벌 재벌의 DNA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손 회장은 과거 알리바바 초기 투자로 수천배 수익을 올린 ‘전설적 베터’로 유명하지만, 위대한 승리 뒤엔 치명적 실패도 있다.
2016년 영국 ARM 홀딩스를 32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은 기술 투자자로의 도약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채가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알리바바·슈퍼셀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충당해야 했다.
이어 출시된 비전펀드1·2는 채권 발행과 은행 대출을 결합한 복잡한 구조로, 총 1000억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하지만 위워크에 65억달러를 쏟아부은 끝에 기업 가치가 500억달러에서 4억달러로 추락했다. 2020년 1분기 1조4000억엔 적자를 기록하며 일본 기업 분기 최대 손실을 찍기도 했다.
최근엔 AI 투자로 반전을 노린다. 오픈AI 가치 상승으로 비전펀드 실적이 흑자 전환, 2025년 4~12월 순이익이 30조원을 돌파했다. 쿠팡·디디추싱 등 포트폴리오도 호조를 보인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들은 레버리지 확대를 경고한다. 유동비율 악화와 단기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며 S&P 등이 등급 전망을 낮춘 상황이다.
이번 400억달러 차입은 단순 투자금이 아니다. 오픈AI의 기업 가치가 5000억달러를 넘어섰고, IPO 시 1조달러 돌파 전망이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추가 지분 확대를 노린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엔비디아 GPU 독점 공급망 확보를 위한 필수 인프라로, AI 생태계 패권을 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다만 리스크는 유의해야 한다. 글로벌 금리 인상 국면에서 브리지론 롤오버(연장)가 변수다. 위워크 같은 제2의 ‘유니콘 버블’ 재현도 걱정해야 한다. 손정의의 베팅이 알리바바급 전설로 끝날지, 또 다른 함정으로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