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타수] 삼성·SK하이닉스보다 더 뛴 LG전자 주가의 이면...2030년 성과 선반영

LG전자 주가가 폭주기관차 수준이다. 4월 16일 12만 6,000원이었던 주가가 5월 15일 24만 500원으로 한 달 만에 90%가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24%, SK하이닉스 57%와 비교하면 격차가 확연하다. 국내 모든 증권사의 목표주가가 이미 현재 주가 아래로 내려앉았다. 시장의 재평가 속도가 증권사의 계산을 앞질러 가고 있다.
그런데 이 급등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걱정이 앞선다.
1분기 영업이익 1조 6,737억원, 전년 대비 33% 급증은 맞다. 하지만 그 안을 보면 성장보다 절감이 먼저다. 지난해 4분기 희망퇴직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낸 지 한 분기 만의 반전이고,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은 마케팅 비용 효율화와 고정비 절감이 만들어낸 숫자다. 가뿐해진 몸이 좋은 실적을 낸 것이지, 새 엔진이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김민경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전사적인 원가 구조 개선, 마케팅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이익 체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로보틱스 관련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이 진짜 사고 있는 건 미래다. Nvidia와의 피지컬 AI 협업, 데이터센터 냉각 수주 급증, 클로이드 로봇 PoC 일정 앞당김. 업계 일각에서는 2028년 데이터센터 냉각과 전장 부품, 2030년 로봇 상용화로 이어지는 신사업 매출이 LG전자 전체 실적을 뒤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그 미래가 아직 "논의 중"이라는 점이다. LG전자는 Nvidia와 로봇,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업 확정이 아니라 논의다. 데이터센터향 사업도 LG전자 스스로 "초기 단계"라고 했고, 지난해 수주가 전년 대비 3배 성장했다고 밝혔지만 절대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지금 시장이 사고 있는 건 LG전자의 현재가 아니라 4년 뒤 시나리오다. Nvidia 협업이 논의에서 계약으로, 계약에서 매출로 이어지지 않으면 그 선물은 언젠가 반납해야 한다. 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기 전까지, 주가와 실적 사이의 간극은 리스크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