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메모리 싹쓸이…스마트폰·노트북 가격 줄줄이 '폭등'

스마트폰과 노트북 가격이 이미 수십만~100만원씩 올랐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를 빨아들이면서 일반 소비자 기기용 공급이 급감한 탓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외 제조사가 노트북·스마트폰 가격을 잇따라 올렸다. LG전자는 LG 그램 16인치 출고가를 출시 시점 314만원에서 354만원으로 13% 인상했다. 전작 대비로는 50만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갤럭시북6 시리즈를 사양에 따라 최대 90만원 올렸다. 에이수스(Asus)는 1월부터 노트북 가격을 15~25% 인상했고, HP·델(Dell)도 2분기부터 가격 조정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7, Z 폴드7 등 스마트폰 일부 모델 가격도 추가 인상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저가형 스마트폰에서 D램 용량이 다시 4GB로 낮아지는 사양 하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시놉시스(Synopsys)의 사세인 가지(Sassine Ghaz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메모리 부족이 2026년과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Micron) 등 주요 메모리 업체의 생산량 대부분이 AI 인프라로 직행하고 있다"며 "다른 제품에 쓸 용량이 남아 있지 않아 스마트폰·PC 시장이 굶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공장이 가동되기까지 최소 2년이 걸린다고 가지 CEO는 덧붙였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 8곳의 2026년 AI 인프라 합산 투자액은 7100억달러(약 103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Nvidia) AI 가속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웨이퍼 용량이 집중되고, 일반 D램·낸드플래시 공급이 줄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 1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90~95% 급등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의 마니시 바티아(Manish Bhatia) 부사장은 "AI 칩용 HBM이 워낙 많은 용량을 차지해 일반 메모리 시장에 심각한 공급 부족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 매출이 2026년 5516억달러, 2027년에는 8427억달러로 전년 대비 5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지 CEO는 같은 인터뷰에서 "지금은 메모리 기업들에게 황금 같은 시간"이라고 밝혔다. 레노버(Lenovo)의 윈스턴 쳉(Winston Chen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메모리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소비자 가격 전가를 공식화했다.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가격 급등 탓에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이 전년 대비 2% 감소하고, 노트북은 2.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