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엘리의 도시는 말한다](부록)자카르타, 인도네시아의 행정수도 이전과 경제 미래

현대의 도시는 단순한 생활공간이 아닌 경제 전략의 최전선이다. 세계 각국은 도시 브랜드를 기반으로 투자 유치, 글로벌 인재 확보,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름’은 곧 ‘전략’이며, 도시 간 경쟁력의 상징적 신호로 기능한다. 본 연재는 글로벌 도시의 지명 유래를 통해 경제, 역사, 문화, 외교의 맥락을 통합적으로 조명하고, 독자에게 도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최근 자카르타가 국제적으로 언급되는 방식이 흥미롭다. 기후 위기나 교통 체증보다, 온라인 공간에서 확산된 외국인. 특히 한국인을 둘러싼 비판과 문화 갈등이 더 빠르게 도시 이미지를 형성한다. 일부 사건이 SNS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며, 특정 개인의 행동은 곧 국가 이미지로 일반화된다.
도시의 인상은 이제 항공 사진이나 투자 지표가 아니라, 댓글과 해시태그, 짧은 영상 속에서 먼저 소비된다. 디지털 공간에서 형성된 감정은 오프라인 정책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때로는 더 오래 남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카르타는 단지 ‘이전되는 수도’가 아니라 재해석되는 도시가 됐다.
행정수도는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로 이동 중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효율화가 아니라 국가 전략의 재배치다. 과밀, 지반 침하, 반복되는 홍수, 교통 문제는 오래된 과제였고, 수도 이전은 그 해법 중 하나로 제시되었다.
정치적 상징이 이동한다고 해서 경제적 중심까지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자카르타는 여전히 금융, 유통, 스타트업, 외국인 투자 자본이 집중된 경제의 심장부다. 문제는 정체성이다. ‘국가의 얼굴’이었던 도시가 ‘경제 엔진’으로 재정의될 때, 시민은 이를 격하로 인식할 것인가, 전환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도시 브랜딩은 기능 재배치보다 감정 조율에 더 큰 에너지를 요구한다. 과거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Ahok) 사건(2016~2017년 자카르타 주지사였던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가 신성모독 혐의로 기소·실형을 받은 사건)이 보여주었듯, 자카르타는 종교·민족·정치가 교차하는 복합 공간이다. 이런 다층적 구조 속에서 온라인 갈등은 쉽게 문화적 자존심의 문제로 전환된다. 경제 미래를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시 내부의 감정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자카르타라는 이름의 어원은 ‘자야카르타(Jayakarta)’, 곧 ‘위대한 승리’다. 이 도시는 식민지 시기 ‘바타비아’로 불렸고, 독립 이후 다시 이름을 되찾았다. 이름의 회복은 곧 주권의 회복이었다.
이제 또 다른 전환점에 서 있다. 수도라는 간판은 내려놓지만, 경제 중심 도시로서의 위상은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동남아 시장 확대, 디지털 경제 성장 속에서 자카르타는 여전히 전략적 거점이다.
그러나 경제적 미래는 수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도시 브랜드는 인프라 확장이나 투자 유치 발표문이 아니라 시민과 방문자가 체감하는 신뢰에서 만들어진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갈등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감정이 분열된 도시에서 경제 비전은 공허해질 수 있다. 반대로, 감정이 통합된 도시에서는 상징의 이동조차 새로운 기회가 된다.
결국 질문은 이것이다.
도시는 간판을 바꾼다고 새로워질까. 아니면 시민의 감정이 바뀔 때에야 비로소 다른 이름을 얻는 것일까.
장엘리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 labmoneta6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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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엘리 교수는 동명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초빙교수이자, 국립외교원/외교부 외래교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팅사 랩 모네타(Lab MoNETA) 대표 컨설턴트다. 방송 및 언론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그는 삼표그룹 홍보팀장을 역임했고, 한국경제TV, 내외경제TV, 아리랑TV 등에서 앵커 및 콘텐츠 기획자로 활약했다.
현재는 도시 기반의 경제 커뮤니케이션 전략, 스타트업 국제 진출 컨설팅, 글로벌 IR 피칭 등을 지원하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연결하는 실전형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