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매출 3% 밖에 안되는데…AI 피벗 외친 이통3사의 숙제

이동통신 3사가 나란히 2026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사이버 해킹 사고, 보안 침해, 가입자 이탈이라는 악재가 겹쳤음에도 숫자는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SKT는 분기 영업이익 5000억원대를 회복했고, KT는 3중 보안 사고 후폭풍 속에서도 충격을 제한적으로 막아냈다. LGU+는 3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었다.
그런데 세 회사의 실적 발표문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점이 하나 눈에 띈다. 셋 다 AI 데이터센터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SKT의 1분기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3% 급성장한 1314억원을 기록했다. LGU+의 AIDC 매출은 31.0% 늘어난 1144억원이었다. KT클라우드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성장률 숫자만 보면 화려하다.
그러나 이 숫자들에는 맥락이 필요하다. SKT의 1분기 전체 매출은 4조3923억원이다. AIDC 매출 1314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다. LGU+도 전체 영업수익 3조8037억원에서 AIDC 1144억원의 비중은 3%에 불과하다. KT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89%니 31%니 하는 성장률이 작은 분모에서 나온 숫자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화려한 퍼센트 뒤에 가려진 절대 규모가 아직은 초라하다.
통신 본업의 민낯도 드러났다. LGU+는 5G 가입자 비중이 전체 핸드셋의 84.2%까지 올라왔는데도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은 3만5646원으로 0.3% 소폭 상승에 그쳤다. 5G 전환이 거의 완성 단계에 왔는데 수익이 따라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SKT의 이동전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KT의 기업서비스 매출은 2.2% 줄었다. 통신 본업이 구조적 정체에 진입했다는 신호들이다.
주가는 이 현실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SKT 주가는 올해 초 대비 약 80% 급등했지만 정작 실적 발표 당일에는 1.99% 하락했다. 기대를 충족했지만 뛰어넘지 못할 때 주가가 내리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LGU+는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었음에도 주가 상승률은 연초 대비 6.5%에 그쳤다. 컨센서스를 91억원 하회한 결과가 시장의 냉정한 채점으로 돌아왔다. KT만 올해 들어 13.8% 오르며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증권가에서는 보안 사고에도 부동산·금융·콘텐츠 포트폴리오가 통신 악재를 흡수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통 3사의 AI 피벗이 틀린 방향은 아니다. 통신 본업의 성장 한계가 구조적이라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속도와 규모다. 전체 매출의 3%짜리 카드로 통신 본업의 한계를 넘어서려면 지금보다 훨씬 긴 시간과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 간극이 얼마나 빨리 좁혀지느냐가 이통 3사 각각의 주가와 전략의 신뢰도를 가를 것이다.
1분기 실적은 버텼다. 그러나 버티는 것과 앞서가는 것은 다르다. 이통 3사가 AI를 외치는 동안 3%라는 숫자가 의미 있는 크기로 바뀌지 않는다면, 시장의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계속 업계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