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억 규모 한국은행 IT사업 두 번 유찰…LG CNS 우대 '독박 구조'의 결과?

한국은행이 발주한 2기 IT통합운영 용역 사업이 두 차례 연속 유찰됐다. LG CNS만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고, 경쟁자는 없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5일 조달청 나라장터 사이트에 따르면, '한국은행 2기 IT통합운영용역 사업'의 규모는 930억원, 기간은 5월부터 2029년 4월까지 3년이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31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지만, 106명 이상의 상주 인력을 운영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붙는다. 업계에서는 금융IT 전문 인력의 인건비를 감안하면 수익이 남는 구조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담은 돈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 사업에는 한은금융망과 외환전산망 운영이 포함된다. 한국 경제의 결제와 외환 흐름을 떠받치는 시스템이다. 365일 24시간 무중단이 기본 조건이고, 장애가 발생하면 금융 당국과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책임은 무겁고, 실수의 여지는 없다.
발주처인 한국은행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겠다는 이유로 컨소시엄 구성을 금지했다. 단독 입찰만 허용한 것이다. 리스크를 나눌 방법조차 차단된 상태에서 이 조건을 감수할 사업자가 많지 않다는 건 입찰 결과가 증명했다.
국가계약법상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에서는 단독 입찰이 들어오면 유찰 처리된다. 재공고 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그 단독 입찰자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두 차례 모두 LG CNS만 참여한 만큼, 사실상 우선협상자 지위는 굳어진 셈이다.
LG CNS는 2023년부터 1기 사업을 수행하며 한국은행 IT 환경을 손에 익혔다. 시스템을 새로 파악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사업자보다 유리한 출발선에 서 있었다. LG CNS만 이번 사업에 경쟁 없이 단독으로 들어온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산과 조건이 수행사 입장에서 납득이 가야 경쟁 입찰이 성립하는데, 지금 구조로는 특정 사업자의 반복 수주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