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타수] 2차전지 실적은 확인, 주가는 정체…아직 트레이딩 구간

2차전지 1분기 실적이 나왔다.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시장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기대치를 충족했지만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차이가 지금 2차전지 투자의 온도를 결정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기 매출은 4개 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2분기에도 같은 흐름이 예상된다. BMW 차세대 전기차용 46시리즈 배터리 공급 본계약도 눈앞에 와 있다. 공급기간 최대 10년, 계약 규모는 약 10조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대형 계약이다. 수익성도 방향을 잡았다. 시장 컨센서스는 2분기 흑자전환을 가리키고 있다.
삼성SDI는 6개 분기 연속 적자지만 속도가 달라졌다. 4분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폭이 줄어들며 3개 분기 연속 감소가 예상된다. 시장이 기대하는 4분기 흑자전환은 달성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 3분기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재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고객사 신제품 출시 효과로 3개 분기 만에 매출이 전분기 대비 증가했고, 일회성 이익을 제외한 수익성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4분기 대규모 적자의 원인이었던 메탈 가격 하락과 음극재 일회성 비용이 해소되며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흑자도 예상된다.
숫자만 보면 회복세다. 그런데 주가가 조용한 이유는 맥락에 있다. 지난 하반기 실적 시즌은 달랐다. EV 배터리 계약 취소로 기대치가 바닥을 쳤던 상황에서 ESS 생산능력 가이던스 상향과 EV 추가 수주가 나오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었다.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이유다. 이번 1분기는 그 반대다. 단기간에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켜주는 데 그쳤다. 기대치 충족은 주가 급등의 재료가 되지 못한다.
지금 들어갈 것인가, 기다릴 것인가. 하나증권 분석에 따르면 2028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40배를 적용할 때 LG에너지솔루션은 약 15%, 삼성SDI는 약 25%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트레이딩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추가 비중 확대를 베팅하려면 기준점이 필요하다. 물량(Q) 측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연간 ESS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는 시점, 가격(P) 측면에서는 리튬 가격이 20달러 초반대를 유지하는 흐름이 그 기준이다. 유럽 산업가속화법(IAA) 초안이 중국보다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됐다는 점도 긍정적 변수다. 이 변수들이 상향 조정되는 신호가 포착된다면 그때는 강하게 들어가야 한다.
지금은 기다리는 구간이다. 실적은 방향을 확인해줬다. 다음 주가 급등의 재료는 기대치를 다시 뛰어넘는 변수에서 나온다. 그 변수가 나타나기 전까지 2차전지는 트레이딩의 영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