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통화부터 먼저…14년 만에 망 중립성 예외 첫 허용

14년 만에 망 중립성 예외가 처음 허용됐다.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의 통화가 일반 시민보다 먼저 연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소방청, 통신 3사는 10일 '긴급구조 통신 우선전송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대형 화재나 복합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 주변에서 일반 시민의 통화와 데이터 이용이 한꺼번에 몰린다. 이 과정에서 소방관이 신고자와 통화하거나 응급의료 의사에게 처치 지시를 받으려 해도 연결이 지연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이런 혼잡 상황에서 소방관 단말의 신호가 일반 이용자보다 먼저 처리되도록 통신망 우선순위를 조정한 것이다. 통신 3사는 소방대원 법인 단말과 차량용 내비게이션 등에 일반 유심과 구분되는 전용 유심을 적용했다.
이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통신 규제 측면에서도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현행 망 중립성 원칙은 통신사가 모든 이용자의 트래픽을 차별 없이 동등하게 처리하도록 규정한다.
과기정통부는 2011년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제한된 용도와 별도의 품질관리 요건을 충족하면 특수서비스로 허용한다'는 예외 조항을 뒀지만, 지금까지 이 요건을 충족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이번 서비스가 14년 만의 첫 사례다. 적용 대상이 소방청 법인 단말로 명확히 한정돼 있고, 일반 이용자 트래픽을 차단하거나 속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이 아니어서 망 중립성의 핵심 취지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됐다.
사업은 LG유플러스가 소방청에 먼저 제안해 시작됐고, 이후 SK텔레콤과 KT가 합류해 3사 공동 추진 체계가 됐다. KT는 소방청 업무용 단말의 약 60%인 8400여대에 서비스를 적용했으며, 전남소방본부에서 기업전용 5G SA 실증도 완료했다고 별도로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소방관 상호 간 통신을 지원하는 기존 재난안전통신망(PS-LTE)과는 성격이 다르다. 재난안전통신망이 소방관끼리의 지휘·협업 통신을 담당한다면, 이번 서비스는 소방관과 신고자·의사 등 외부 일반인 간 통화를 안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국·독일·일본 등 주요국도 두 방식을 병행 운용하고 있다.
남석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재난 상황에서 소방대원과 일반 이용자 간 통신이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