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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트레인이 멈춘 마지막 정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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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지 오스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민망하게도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랜디 로즈였다. 1982년 그 비행기 사고. 스물다섯의 나이로 사라진 기타리스트. 그리고 그를 끝까지 감싸안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랜디 로즈가 소아마비였다는 건 그가 죽고 나서야 알려졌다. 헤비메탈이라는, 거칠고 남성적이어야만 했던 그 세계에서 장애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무대 위에서는 광기와 힘이 전부였고, 조금이라도 약해 보이면 살아남을 수 없었던 시절에 오로지 한자리에 기타치는게 전부였던 왜소한 남자. 그런데 오지는 그가 퍼포먼스가 필요할때면 뒤에서 안아 가슴까지 들어올려줬었다. 그의 배려로 대중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아무도 그의 장애를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가끔 상상해본다. 오지가 랜디의 다리를 보았을 때의 그 순간을. 아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는 "너 기타 잘치는구나"라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단순하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랜디의 기타는 아름다웠다. 헤비메탈의 거친 사운드 속에서도 클래식의 서정성이 흘러나왔다. 마치 폭풍 속에서 피어나는 꽃 같았다. 사람들은 그 소리에 매혹되었지만, 그 소리를 만들어낸 손가락 뒤에 숨겨진 이야기는 몰랐다. 오지만이 알고 있었다. 그 아름다운 멜로디가 어떤 고통과 한계를 딛고 만들어진 것인지를.크레이지 트레인. 미스터 크라울리. 굿바이 투 로맨스. 이 곡들을 들으며 기타를 배운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 중 하나였다. 손가락이 아프도록 연습하고, 밤새워 따라 치려고 했던 그 리프들. 그런데 정작 그 곡들을 만든 사람은 우리보다 훨씬 큰 어려움을 안고 있었다는 걸 우리는 몰랐다.
아이러니하게도, 랜디의 죽음이 그를 전설로 만들었다. 그리고 오지의 침묵이 그 전설을 더욱 숭고하게 만들었다. 만약 당시에 진실이 알려졌다면 어땠을까. 동정? 격려? 아니면 무시? 오지는 그 모든 가능성을 차단했다. 랜디를 그냥 천재 기타리스트로만 남겨두고 싶었던 것일까.
이제 오지도 떠났다. 산 비둘기를 뜯어 먹었다는 소문도, 헤비메탈의 황제도, 결국은 평범한 인간이었다. 나이를 먹고, 병들고, 죽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죽음이 더 슬픈 건 랜디 때문이다. 이제 그 비밀을 간직했던 마지막 사람마저 사라져버렸으니까.
하지만 음악은 남는다. 그 거친 보컬과 아름다운 기타가 어우러진 순간들이. 두 사람의 우정이 만들어낸 마법 같은 시간들이. 그리고 무엇보다, 장애를 뛰어넘은 재능과 그것을 묵묵히 지켜낸 동료애가.
어쩌면 저 어딘가에서 다시 만났을 것이다. 랜디는 이제 완전한 다리로 서 있고, 오지는 여전히 미친 듯이 소리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크레이지 트레인이 다시 울려 퍼지고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아무것도 숨길 필요 없이, 모든 것을 드러낸 채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건 결국 이런 뜻 아닐까. 이제 더 이상 아픔도 비밀도 없는 곳에서, 순수하게 음악만으로 존재하기를.


윤갑희 편집인이 만든 오지오스본 추모 쇼츠
https://www.youtube.com/shorts/cqHC01ZC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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