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하루 한 잔도 위험" 경고 철회한 美…주류업계의 로비 때문?

뉴욕타임스는 미 보건복지부(HHS)가 하루 한 잔의 음주조차 간경변, 구강암, 식도암 등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알코올 섭취와 건강 연구' 보고서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 뤼튼에서 생성
(콕스뉴스 이지민 기자) 미국 보건 당국이 음주와 관련한 경고를 강화하려던 입장을 철회했다. 주류업계의 로비가 작용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미 보건복지부(HHS)가 하루 한 잔의 음주조차 간경변, 구강암, 식도암 등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알코올 섭취와 건강 연구' 보고서를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의회에 제출돼 새로운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에서 알코올 섭취 권고안을 마련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었으나 의회에도 제출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5년마다 개정되는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침은 1990년 이후 여성은 하루 한 잔 이하, 남성은 두 잔 이하의 음주를 권장해 왔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가 철회되면서 술을 절제하거나 건강 위험 때문에 음주를 제한하라'는 짧은 문구만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번 보고서 철회가 주류업계의 반발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미 주류업계는 권장량을 제시하지 않고 ‘마시지 말라’고만 하면 오히려 사람들이 지침을 무시할 수도 있다면서 HHS가 식생활 지침을 바꾸는 것에 반대해 왔다.
학계와 시민단체 등은 주류업계가 수백만 달러씩 로비 비용으로 쓰며 반대 여론전을 펼친 것에 HHS가 결국 굴복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알코올 정책 연합의 마이크 마샬 대표는 "HHS가 주류업계의 일을 대신 해주고 있다"며 "HHS가 보고서를 묻어버리면서 건강상의 결과에 대한 정보가 널리 알려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갖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음주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의 8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음주율은 54%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과반의 응답자가 “하루 1~2잔의 술도 건강에 해롭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적정음주량은 제로(0)라고 선언했다. 국제암연구기금은 남자는 하루 두 잔까지, 여자는 하루 한 잔까지 음주를 허용하였지만 2025년 현재는 이런 기준을 삭제했다.
우리나라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립암센터 등이 음주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지난 2016년 암 예방 수칙 일부를 개정하면서 기존에 '술은 하루 두 잔 이내로 마시기'에서 '암 예방을 위해 하루 한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바꿨다.







